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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혹은 서비스… 미중 경제 운명 10월에 결정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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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혹은 서비스… 미중 경제 운명 10월에 결정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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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연 기자]

# 미국과 중국 경제의 미래가 올해 10월 갈림길에 선다. 미국 대법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행정명령 위법 여부를 결정한다. 중국에선 공산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가 향후 5년간의 경제 계획을 발표한다.


# 공교롭게도 미중의 선택은 상품과 서비스로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 경쟁력에 자신감을 갖고 있는 미국은 '상품'을, 지식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려는 중국은 '서비스'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거다. 2022년부터 대중對中 서비스 무역에서도 적자를 보고 있는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7월 2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25차 중국-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7월 2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25차 중국-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 10월 미국의 지향점=오는 10월 미국 대법원 결정은 트럼프 행정부에는 두가지 선택처럼 보이겠지만, 미국 경제의 미래라는 측면에선 이미 답이 나와 있다. 미국은 서비스가 아닌 상품을 택했다. 미국 서비스 기업들의 경쟁력을 과신했기 때문이다.


미국이 세계 각국과 협상을 벌였던 것은 자신들이 막대한 흑자를 내고 있는 '서비스 무역'이 아니라 '상품 무역'에서의 관세였다. 미국의 서비스 무역은 항상 흑자였고, 그 규모도 증가 추세다.


미국 서비스 수출은 1999년 2780억100만 달러로 상품 수출 규모의 3분의 1이었지만, 지난해에는 1조1527억4700만 달러로 절반 이상까지 증가했다(상무부 경제분석국). 눈에 보이는 형태가 있는 상품이 아닌 재화를 서비스라고 한다.


대법원이 관세 행정명령이 위법하다고 판결해도, 트럼프 행정부가 상품 관세 부과를 모두 철회하고, 다시 서비스 기업 경쟁력에서 미래의 성장동력을 찾을 확률은 거의 없다. 미국은 무역법 301조 등 관세 부과를 유지할 다른 대안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 10월 중국의 지향점=중국도 이미 갈 곳이 정해져 있다. 우리나라의 '제조업 르네상스'와 유사한 중국의 '제조 2025'는 올해가 마지막이다. '제조 2025'는 중국이 2015년 제조업 질적 성장을 목표로 제시한 경제성장 전략이었다.


중국이 10대 전략산업으로 지정했던 의료기기 제조업을 보면, 중국 내 수입품 비중이 2015년 24.0%에서 2023년 14.0%로 떨어졌다(미국 로디움 그룹). 중국 전기차 수출은 2020년 22만대에서 연평균 75% 증가해 2023년 120만대로 늘어났다(국제무역통상연구원). 중국의 '제조 2025'는 오히려 첨단 제조업 대부분의 분야에서 전세계적인 공급과잉 현상을 만들었을 정도다.


중국 경제의 미래는 이제 서비스로 향할 공산이 크다. 중국은 올해 10월 열릴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20기 4중전회)에서 발표할 15차 5개년계획(2026~2030년)의 예고편을 공개했다.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는 지난 7월 "서비스 소비를 위한 새로운 성장 분야를 육성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 6월 은행 대출을 확대해 주겠다고 결정한 서비스 기업 종류인 엔터테인먼트, 관광, 스포츠, 노인 및 아동 돌봄 서비스 등이 세부 분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픈소스형 소프트웨어가 주류가 될 것으로 보이는 중국 인공지능(AI) 서비스 부문은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다. 이미 모든 기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자료 | 한국무역협회, 한국은행,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자료 | 한국무역협회, 한국은행,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 美의 실패 中의 공세=미국의 중국 서비스 및 첨단 제조업 견제는 사실상 실패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8월 29일(현지시간) "알리바바가 범용성이 높은 새로운 AI 칩을 중국 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회사)에서 생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AI 관련 하드웨어에서 중국이 미국의 견제를 사실상 우회하는 데 성공했다는 얘기다.


미국 상무부는 같은 날 관보를 통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중국 내 생산 시설에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반입하는 것에 대한 포괄적 허가제를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서비스 수출 공세는 이미 시작됐다. 중국의 서비스 수출은 올해 1~5월 1조4033억7000만 위안(약 274조147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5.1% 증가했다. 수입은 1조8509억9000만 위안(약 361조6034억 원)으로 2.7% 늘어나는 데 그쳐 서비스 무역적자가 그만큼 감소했다.


특히 소프트웨어, 전략·법률·회계·마케팅 컨설팅 등 지식집약형으로 분류되는 사업서비스가 5% 이상 증가했다. 중국 정부는 은행과 지방정부가 특정 기업에 대출을 확대하도록 지시하는데, 2014년 이후 10년간 반도체 스타트업을 키우는 데만 1000억 달러 이상을 투입했다(뉴욕타임스). 올해 1월 세계를 놀라게 한 추론형 AI 스타트업 딥시크는 외부 투자조차 받지 않았다.


미국의 성장을 주도했던 기술 스타트업의 신화에도 금이 가기 시작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엔비디아, 알파벳(구글), 아마존, 메타(페이스북), 테슬라 등 미국 주요 7개 테크기업인 '매그니피센트 7(M7)'은 2023년만 해도 이익 규모가 3610억 달러로 일본의 전체 기업 총익과 비슷하고, 중국 기업 총이익의 절반 정도였다. 그 결과 이들의 시가총액은 13조1000억 달러로 중국 시가총액인 11조5000억 달러보다 많았다(CNBC).


하지만 올해 들어 중국의 이른바 '7대 거인'이 미국의 M7을 곧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전문가포럼(CSF)은 올해 3월 홍콩 증시에 상장된 텐센트, 알리바바, 샤오미, SMIC, BYD, 징둥(JD닷컴), 넷이즈의 시가총액이 올해 들어 44% 늘어나 11조8500억 달러를 기록해 M7의 시가총액 17조6100억 달러에 가까워졌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2일 이른바 ‘미국 해방의 날’에 전 세계 각국에 부과할 상호 관세 세율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2일 이른바 ‘미국 해방의 날’에 전 세계 각국에 부과할 상호 관세 세율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이코노미스트는 8월 21일 '미국 테크기업들의 이중인격'이라는 기사에서 "미국의 기술 스타트업 경쟁력이 예전만 못하다"며 제이 리터 플로리다대 교수의 연구 결과를 인용했다.


미국 기술 스타트업이 상장 후 3년 이내에 재정적 어려움에 부닥치는 비율은 2000년 닷컴 이전 시대에는 6% 미만이었다. 하지만 이 비율은 2001~2011년 웹2.0 시대에는 7%로 높아졌고, 2012~2023년 뉴웹 시대에는 무려 11%로 상승했다.

미국이 상품을 선택하고, 중국이 서비스로 성장의 초점을 옮기는 상황에서 우리는 어떤 대응을 하고 있을까. 정부의 성장 전략에 서비스가 과연 포함됐는지 의문이다. [※참고: 더스쿠프 8월 25일자 '우리는 첨단 서비스 키우는 나라일까? 기재부의 이상한 성장전략'.] 우리나라는 2022년 이후 대중對中 서비스 무역에서도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서비스 무역 적자는 2022년 7억4000만 달러, 2023년 6000만 달러였다.

한정연 더스쿠프 기자

jeongyeon.han@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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