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새벽 '추방 일시 중단' 명령에
미성년자 10명 실은 비행기 급히 회항
이민자 단속에 고삐를 죄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번에는 과테말라 아동들을 상대로 본국 강제 송환을 시도했지만 미국 법원이 또다시 제동을 걸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워싱턴포스트(WP) 등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스파클 수크나난 미 컬럼비아 특별구 연방지방법원 판사가 이날 보호자 없는 과테말라 국적의 미성년자 추방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긴급 명령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에 10~17세 과테말라 아동 10여 명이 탑승한 비행기 한 대가 이륙했다가 법원 명령에 회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상황은 긴박하게 돌아갔다. 이민자 지원단체인 전국이민법센터(NILC)는 이날 오전 1시 연방법원에 추방 일시 중단을 신청, 연방지법이 심리를 완료해 오전 4시쯤 과테말라 아동의 추방을 14일간 중단하라고 트럼프 행정부에 지시했다. 심리가 진행되는 동안 어린이들은 텍사스주(州) 할링겐 국제공항의 비행기에 탑승해 있었다가, 법원의 결정으로 오후 8시 30분쯤 보건복지부 산하 난민재정착사무소(ORR)로 돌아갔다. 수크나난 판사는 "정부가 주말 새벽에 미성년자들을 국외 추방하려 한 사실이 놀랍다"고 말했다.
미성년자 10명 실은 비행기 급히 회항
미국에서 추방된 과테말라 이민자가 지난달 31일 수도 과테말라시티 과테말라 공군기지에 도착해 자신의 친척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과테말라시티=AFP 연합뉴스 |
이민자 단속에 고삐를 죄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번에는 과테말라 아동들을 상대로 본국 강제 송환을 시도했지만 미국 법원이 또다시 제동을 걸었다.
연방지법판사 "주말 새벽 추방 놀랍다"
지난달 31일 과테말라의 과테말라시티 라아우로라 국제공항 밖에서 과테말라인들이 미국에서 추방된 가족들을 기다리고 있다. 과테말라시티=AP 연합뉴스 |
미국 뉴욕타임스(NYT)·워싱턴포스트(WP) 등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스파클 수크나난 미 컬럼비아 특별구 연방지방법원 판사가 이날 보호자 없는 과테말라 국적의 미성년자 추방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긴급 명령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에 10~17세 과테말라 아동 10여 명이 탑승한 비행기 한 대가 이륙했다가 법원 명령에 회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상황은 긴박하게 돌아갔다. 이민자 지원단체인 전국이민법센터(NILC)는 이날 오전 1시 연방법원에 추방 일시 중단을 신청, 연방지법이 심리를 완료해 오전 4시쯤 과테말라 아동의 추방을 14일간 중단하라고 트럼프 행정부에 지시했다. 심리가 진행되는 동안 어린이들은 텍사스주(州) 할링겐 국제공항의 비행기에 탑승해 있었다가, 법원의 결정으로 오후 8시 30분쯤 보건복지부 산하 난민재정착사무소(ORR)로 돌아갔다. 수크나난 판사는 "정부가 주말 새벽에 미성년자들을 국외 추방하려 한 사실이 놀랍다"고 말했다.
이번 명령은 이들 아동 외에도 현재 보건복지부가 수용하고 있는 약 600명의 보호자 없는 과테말라 미성년자들에게도 적용될 예정이다. NILC는 "트럼프 행정부가 헌법은 물론 '인신매매 피해자 보호 재승인법(TVPRA)'도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이 법은 멕시코와 캐나다 이외 지역 출신의 보호자 없는 미성년자들이 이민 판사의 접견을 허용받고, 미 정부가 그들을 추방하기 전 법적 보호를 신청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트럼프, '보호자 없는 아동' 본국 송환 추진
3월 16일 미국 내 베네수엘라 갱인 '트렌 데 아라과'의 단원 혐의를 받고 있는 베네수엘라인들이 엘살바도르 정부가 운영하는 초대형 감옥 '세코트'(CECOT·테러범구금센터)에 수용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산루이스탈파=EPA 연합뉴스 |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직후인 지난 1월부터 보호자 없는 아동들을 본국으로 송환하는 정책을 추진했다. 미 CNN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과테말라 정부와 보호자 없는 미성년자 수백 명을 본국으로 송환하는 협정을 체결해 이번 주말부터 시행할 예정이었다. 카를로스 마르티네스 과테말라 외무장관은 지난달 29일 AP통신에 "우리 정부는 미국 정부에 '미국 시설에 수용돼 있는 보호자 없는 과테말라 미성년자를 받아들일 의사가 있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 법원이 잇따라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자 강제 송환에 제동을 걸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3월 베네수엘라인 약 300명을 갱 단원으로 규정, '적성국 국민법(Alien Enermies Acts)'을 적용해 엘살바도르로 추방했다. 이에 미 워싱턴 연방지법의 제임스 보스버그 판사가 법적 근거와 절차 적법성에 문제가 있다며 조치를 철회하라고 명령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추방을 강행하면서 논란이 됐다. 4월에는 연방대법원이 적성국 국민법에 따른 이주자 강제 추방을 일시 중지하라는 명령을 내기도 했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