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25일 일본 니가타현 사도섬에서 강제동원 피해 노동자들의 유가족과 박철희 주일대사 등이 추도식을 열고 있다. 외교부 제공 |
일본이 사도광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면서 약속한 추도식을 오는 13일 개최하는 쪽으로 조율하고 있다. 한-일 간에 이와 관련한 막판 협의가 진행중인데, 일본 측이 강제동원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반성과 애도의 뜻을 제대로 담지 않는다면 올해도 한국은 불참한 채로 ‘반쪽 추도식’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한-일 협력 외교 기조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1일 외교 소식통들에 따르면, 현지 민간단체 등으로 구성된 일본 사도광산 추도식 실행위원회는 올해 추도식을 오는 13일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외무성은 이 계획을 한국 외교부에도 전달했고, 양측 사이에 추도식의 내용 등에 대한 협의가 진행 중이다. 일정이 확정되면 공식 발표는 일본 측이 하게 된다.
올해 한-일 양측은 공동 추도식 개최와 관련한 협의를 긴밀하게 진행해왔다. 정부는 사도광산 추도식의 내용에 강제동원에 대한 반성과 유족들에 대한 애도 뜻이 제대로 담겨야 한다고 일본 측에 지속적으로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추도사 등에서 강제노동에 대한 반성의 뜻이 담길지 등을 두고 양측의 이견이 팽팽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도사가 조선인 강제노동 피해를 희석하는 구성으로 짜이거나 추모의 표현이 불충분하다고 판단되면 정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불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당국자는 “추도식의 내용·형식을 비롯해 한-일관계의 큰 틀이라는 부분도 함께 고려하면서 협의가 진행중”이라며 “강제동원에 대한 일본의 반성과 피해 노동자 유가족에 대한 진정한 위로가 담기지 않는다면 불참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참석과 불참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일제 강점기에 조선인 노동자들이 강제동원되었던 사도광산을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면서 조선인 강제동원 노동자를 포함한 노동자들에 대한 추도식을 매년 7~8월에 개최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열린 첫 추도식은 명칭과 일정, 일본 정부 참석자, 추도사 등에서 한-일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한 상태에서 한국이 막판에 불참을 결정했다. 한국 정부는 당시 주일대사가 사도광산에 강제동원되었던 노동자들의 유가족들과 함께 현장에서 별도로 추도식을 진행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일본을 먼저 방문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회담하고 한-일 협력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이번 사도광산 추도식은 과거사에 대한 한국의 원칙을 지키면서도 일본과 미래 지향적 협력을 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투트랙 한-일외교 기조에 대한 중요한 시금석으로 주목받고 있다.
박민희 선임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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