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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해운사 키우자…HMM, 무조건 ‘매각’보다 이익 공유 고민”

이데일리 권효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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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해운사 키우자…HMM, 무조건 ‘매각’보다 이익 공유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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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3분기 성장률 4.3%…시장 예상 상회
[만났습니다]②전재수 해수부 장관
韓 유일 국적선사 HMM, 부산 이전 국정과제 포함
"무조건 매각 대신 지역사회와 이익 선순환 고민해야"
"전문경영인 체제 갖추고, 국가 근간산업 역할 충실"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야구 팬들이 ‘우리 팀’이라는 마음으로 응원하듯 부산 시민들이 ‘우리 해운사’라는 생각으로 HMM을 응원하고 지지할 수 있도록 하는 건 어떨까요. 무조건 매각을 추진하는 대신 부산 이전을 계기로 지역·주민과 이익을 공유하는 선순환 구조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얘기입니다.”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지난 28일 서울 마포 포스트타워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지난 28일 서울 마포 포스트타워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HMM 매각에 대해 이 같은 구상을 밝혔다. HMM의 부산 이전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 123대 국정과제에 포함됐다. 대규모 해운 기업을 유치해 부산을 중심으로 한 해양수도권을 구성하자는 취지다.

한국의 유일한 국적 원양선사인 HMM은 현재 최대주주 산업은행(36.02%)에 이어 한국해양진흥공사(35.67%)가 2대 주주다. 해운업 위기 당시 산은을 통해 공적자금이 투입돼 구조조정을 거친 HMM은 코로나19 당시 글로벌 물류 호황기를 거치며 재기에 성공했다. 공적자금을 회수해야 한다는 명목 등으로 민간에 매각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다만 전 장관은 HMM의 매각을 통한 이익 실현보다 지역과 공생, 북극항로에서의 국적 해운사의 역할 확대 등을 고민해볼 때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에어부산’을 예로 들었다.

전 장관은 “에어부산이라는 부산 거점 항공사를 만들 당시 특히 부산상공회의소 등 동남권 상공인단체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부산 지역 기업 등도 주주로 참여했다”며 “결국 지분을 털어야 하는 산은의 보유 지분을 부산 및 동남권 상공인과 기업인, 기업단체, 재정 여력이 있는 지자체 등을 나눠갖는다면 HMM 역시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HMM은 자랑스러운 국적 원양선사인 만큼 만약 부산에 내려온다면 ‘우리 응원팀’처럼 ‘우리의 기업’이 될 수 있다”며 “우리와 지역이 이익을 내면 공유할 수 있다는 식으로 생각을 바꿔 본다면 빠른 매각은 반드시 최고의 선택이 아닐 수 있다”고 제안했다.

특히 전 장관은 HMM이 단순히 이익을 내는 일반 기업과는 바라보는 시각을 달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수출 의존도가 큰 한국의 산업 구조와 전량을 수입하는 에너지 등을 고려했을 때 그렇다는 설명이다. 또한 전략물자 수송의 측면에서도 접근해야 한다는 게 전 장관의 생각이다.


그는 “해운 사이클에 따라 대비하기 위해서는 컨테이너선 위주로 치중된 선대를 다양화하고, 국가 에너지는 물론 전략물자를 수입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HMM을 단순히 민간에 매각해 이익을 실현해야 하는 대상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라고 했다.

전 장관은 전문 경영인 제도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 재벌 경영 체계의 문제점으로 자주 거론되는 것 중 하나가 시장 방향과 다른 의사 결정을 내린다는 것”이라며 “글로벌 해운 시장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경쟁력을 갖춘 전문 경영인을 도입하고, 어떤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간섭하지 않는 지속가능한 경영 체제가 이어지는 구조를 갖추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