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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수가없다’…찬사를 보낼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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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수가없다’…찬사를 보낼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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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단전·단수 지시' 이상민 다음달 12일 1심 선고
박찬욱 신작, 베니스국제영화제 첫 공식 상영 후 ‘9분간의 기립박수’
베니스의 밤을 환하게 밝힌 얼굴들 배우 이성민, 염혜란,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과 박찬욱 감독(왼쪽부터)이 지난 29일(현지시간)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 <어쩔수가없다> 공식 상영을 앞두고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베니스의 밤을 환하게 밝힌 얼굴들 배우 이성민, 염혜란,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과 박찬욱 감독(왼쪽부터)이 지난 29일(현지시간)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 <어쩔수가없다> 공식 상영을 앞두고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박찬욱, 현존 가장 우아한 감독”
이병헌에겐 “슬랩스틱의 달인”
로튼토마토 ‘신선도 지수 100%’
13년 만의 베니스 트로피 기대감

박찬욱 감독의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 <어쩔수가없다>가 지난 29일(현지시간) 월드 프리미어 상영 후 9분 가까이 기립 박수를 받았다. “섬뜩할 정도로 재미있다” “올해의 <기생충>이다” 등 외신의 호평도 잇따랐다. 박 감독이 올해 베니스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어쩔수가없다>는 영화제 황금 시간인 금요일(29일) 밤 살라 그란데 극장에서 세계 첫 공식 상영회를 열었다. 상영 10분 전 박 감독과 배우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 등이 레드카펫에 등장하자 뜨거운 환호가 나왔다.

일부 관객들은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리즈의 ‘프론트맨’으로 잘 알려진 이병헌을 보고 “리(Lee)!”라고 부르며 열광했다. 개인 사진전을 연 적도 있는 박 감독은 카메라를 들고 직접 현장을 촬영하기도 했다. 제작 총괄을 맡은 이미경 CJ 부회장도 시사회에 참석했다.

박찬욱 감독, 배우 손예진, 이병헌이 지난 29일(현지시간) <어쩔수가없다> 공식 상영 후 관객들의 기립 박수에 화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찬욱 감독, 배우 손예진, 이병헌이 지난 29일(현지시간) <어쩔수가없다> 공식 상영 후 관객들의 기립 박수에 화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화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 미리(손예진)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블랙 코미디물이다.

관객들은 모순적인 코미디 장면에는 웃음을, 실직의 고통을 묘사한 장면에서는 탄식을 아끼지 않았다. 139분의 영화가 끝나고 크레디트가 올라가자 1032석을 가득 메운 이들은 9분가량 기립 박수를 보냈다.

<어쩔수가없다>는 미국 작가 도널드 웨스트레이크 소설 <액스>(1997)를 원작으로 한다. 그리스 출신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이 원작 판권을 사들여 <액스, 취업에 관한 위험한 안내서>(2005)를 만든 바 있다. 20년 전 <액스>를 읽고 감명받은 박 감독은 2009년 영화 <박쥐>로 찾은 칸국제영화제에서 가브라스 감독 부부를 만나 리메이크 허락을 받았다.


박 감독은 상영에 앞선 공식 기자회견에서 “현대 자본주의 사회를 사는 많은 사람이 고용 불안정에 대한 공포를 느끼고 있다”며 “(이 이야기를 주위에 들려주면) 어느 시기든, 어느 나라에서 왔든 공감되고 시의적절하다는 반응이 돌아왔기에 20년 동안 이 작품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다”고 했다.

박 감독은 30일 국내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가브라스 가족과 프랑스 파리에서 극장을 빌려 시사를 했다”며 “그분들도 좋아해 주셨고, 저도 2009년부터 시작된 인연이 결실을 보게 된 데 눈물이 날 만큼 감개무량하더라”는 소회를 전했다.

영화는 비평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신선도 100%를 기록하는 등 호평을 받고 있다. 미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박찬욱은 현존하는 가장 우아한 감독일지도 모른다”고 했고, 영국 가디언은 “박찬욱의 최고작은 아닐지라도 현재까지 공개된 베니스 경쟁작 중 최고”라고 했다. 주연을 맡은 이병헌에게도 “놀라운 슬랩스틱 달인으로 마스 미켈센과 버스터 키튼의 존재감을 합쳐놓은 듯하다”(데드라인)는 찬사가 이어졌다.


황금사자상을 놓고 겨룰 올해 경쟁 부문 초청작은 21편이다. 한국 영화 <지구를 지켜라!>를 리메이크한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부고니아>, 조지 클루니 주연의 노아 바움벡 감독 신작 <제이 캘리>,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넷플릭스 영화 <프랑켄슈타인> 등 경쟁작들의 면면이 만만치 않다. 특히 <프랑켄슈타인>은 30일 상영이 끝난 후 15분간 기립 박수를 받았다.

2012년 고 김기덕 감독이 <피에타>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뒤 한국 영화가 베니스 경쟁 부문에 진출한 것은 13년 만이다. 박 감독의 작품이 베니스 경쟁 부문에 초청된 건 <친절한 금자씨> 이후 20년 만이다. 결과는 6일 폐막식과 함께 진행하는 시상식에서 발표된다.

전지현 기자 jhy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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