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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옆 ‘좌푸틴 우모디’ SCO 정상회의 개막…미얀마 쿠데타 수장도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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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옆 ‘좌푸틴 우모디’ SCO 정상회의 개막…미얀마 쿠데타 수장도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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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변수…미국 비판 공동성명 여부 주목
중국 전승절 이어지며 이벤트 효과 극대화
시진핑, 민 아웅 흘라잉에 “지지” 표명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1일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계기 아르메니아와의 양자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1일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계기 아르메니아와의 양자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다자안보협력기구인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가 31일 톈진에서 개막했다. 중국의 항일전쟁 및 2차 세계대전 승리(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를 앞두고 중국·러시아·이란·인도 정상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미국에 대한 비판이 담긴 공동성명이 나올지 주목된다.

중국은 1일까지 이틀간 열리는 이번 SCO 정상회의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나롄드라 모디 인도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등이 참석한다. 우크라이나와의 전쟁(러시아)과 러시아산 원유 수입에 대한 고율관세(인도), 핵 시설 공격(이란) 등으로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국가 수장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안토니우 구톄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한 국제기구 대표 10명 등도 참석한다. 신화통신은 “이번 SCO 정상회의가 역대 최대 규모로 펼쳐진다”고 전했다.

중국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다자주의 확대를 핵심으로 하는 ‘톈진 선언’을 발표하고 제2차 세계대전 승리와 유엔 출범 80주년을 기념하는 성명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자주의 언급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의 일방주의를 비판하는 맥락을 담고 있다.

성명에 미국을 직접 거론하는 비판이 담길 것인지가 관심을 끈다. 관세 문제로 중국과 급속히 가까워진 인도의 협력이 관건이다. 지난 6월 SCO국방장관 회의는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규탄 공동선언’을 추진했으나 파키스탄과 국경분쟁 직후였던 인도의 반대로 무산됐다.

7년 만에 중국을 방문한 모디 총리는 31일 시 주석과 양자회담을 했다. 시 주석은 이날 톈진 영빈관에서 모디 총리를 만나 중국과 인도를 각각 용과 코끼리를 빗대며 “양국이 우호적인 이웃이자 좋은 친구로 지내고, 서로의 성공을 이끄는 동반자가 되는 것이야말로 올바른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모디 총리도 “치열한 접전을 벌였던 히말라야 국경 분쟁 지역의 긴장이 완화돼 평화로운 환경이 마련됐다”며 “상호 신뢰와 존중을 바탕으로 양국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그는 카일라스 만사로바르 순례 재개, 양국 직항 노선 확대 등을 언급하며 “28억 인구의 복지는 긴밀한 협력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모디 총리는 SCO정상회의에 이어 9월 3일 열리는 인도가 관세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중국과 가까워졌지만, 완전한 우군이 된 것은 아니며 균형외교를 해 나가겠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푸틴 대통령은 전승절 열병식까지 함께 하며 시 주석에게 힘을 실어준다. CCTV는 31일 푸틴 대통령의 톈진 도착 소식을 전하며 세 명의 부총리와 10여명의 장관, 대기업 대표들을 포함한 ‘규모가 크고 의의가 중대한’ 대표단이 동행했다며 “푸틴 대통령이 행사들에 참여하는 것은 중·러 신시대 전면 전략 협조 동반자 관계의 높은 수준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SCO는 서방의 제재를 받는 권위주의 정권에 외교적 발판 역할을 하면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30일 톈진에서 미얀마 군정 지도자 민 아웅 흘라잉을 만나 “미얀마는 SCO의 중요한 파트너”라며 “중국은 미얀마의 안정을 회복하고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광범위한 국내 정치적 통합을 촉진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미얀마 국가방위안보위원회(NDSC)는 “시 주석이 미얀마의 SCO 가입을 지지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탈레반이 통치하는 아프가니스탄도 SCO 파트너 국가이다. SCO는 향후 북한이 가입할 가능성이 높은 기구로도 평가된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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