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사되면 북한 비핵화 좋은 계기 만들어질 것”
페이스메이커론 “한국이 좌지우지 못하는 현실”
“시진핑 주석 APEC 참석하면 관계 발전 계기”
페이스메이커론 “한국이 좌지우지 못하는 현실”
“시진핑 주석 APEC 참석하면 관계 발전 계기”
조현 외교부 장관이 31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다. KBS 홈페이지 갈무리 |
조현 외교부 장관이 31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된다면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궁극적으로 북한의 비핵화로 갈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다”면서도 이렇게 말했다. 조 장관은 “가능성을 배제할 필요는 없다”라며 “매우 조심스럽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김 위원장에게 APEC 정상회의 초청장을 아직 발송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5일 미국 워싱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오는 10월 말 경주 APEC을 계기로 김 위원장과의 만남 추진을 권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슬기로운 제안”이라고 화답했다.
조 장관은 이 대통령이 자신은 ‘페이스메이커’를 맡고 트럼프 대통령이 ‘피스메이커’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한 것을 두고 “북한이 우리에 대해서는 무시 전략으로 나오고 있다”라며 “미국이 앞서 나가야 북한이 호응해 비핵화 협상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이 현실적으로 (비핵화 협상을) 좌지우지할 수 없다는 걸 인정한 매우 현실적인 개념”이라고 했다. 북한의 남북 ‘적대적 두 국가’ 기조로 인해 한국이 북·미 대화를 중재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이다. 이는 남북 간 대화 및 협력을 통해 북·미 대화를 촉진한다는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운전자론’과 차이가 있다.
조 장관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공동성명과 같은 결과물이 도출되지 않은 것을 두고 “(합의가) 결렬된 건 아니다”라며 “합의된 부분이 많음에도 관세와 관련해서 굉장히 중요하지만 세부적인 걸 타결하지 못했다”라고 했다. 그는 “이것(관세)을 어떻게 포함하느냐를 가지고 상호 양측이 합의하다가 가장 원만한 방법으로 일단 넘어가기로 한 것”이라며 “이것은 합의를 해서 추후 발표키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관세 부분은 협의가 계속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미가 관세 협상에서 합의한 대미 투자 3500억달러(약 487조원)의 구체적인 이행 방안 등을 두고 이견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 장관은 이 대통령이 미국 방문 중에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인 입장)’을 취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는 취지의 발언을 두고 “안미경중으로 단순화시키기에는 동북아와 세계 질서가 굉장히 어렵다는 말씀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과 미·중 간 전략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라며 “한국의 많은 기업과 중국 기업이 보완 관계가 아니라 경쟁 관계에 돌입했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조 장관은 다만 한·중 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키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조 장관은 “APEC 정상회의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하면 한·중관계도 새롭게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방한하거나 제가 방중하는 것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주 3일 10분 뉴스 완전 정복! 내 메일함에 점선면 구독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