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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찾아주면 아파트 드려요”…26년 전 납치된 아들 찾는 母[나우,어스]

헤럴드경제 정목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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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찾아주면 아파트 드려요”…26년 전 납치된 아들 찾는 母[나우,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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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의 한 여성이 26년 전 납치된 아들을 찾기 위해 자신이 소유한 아파트를 현상금으로 내걸었다. [SCMP 캡처]

중국 상하이의 한 여성이 26년 전 납치된 아들을 찾기 위해 자신이 소유한 아파트를 현상금으로 내걸었다. [SCMP 캡처]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중국 상하이의 한 여성이 26년 전 납치된 아들을 찾기 위해 자신이 소유한 아파트를 현상금으로 내걸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29일, 탕웨이화(55)와 남편 왕제가 1999년 아들 왕레이(당시 4세)가 납치된 이후 지금까지 단 한순간도 포기하지 않고 아들을 찾아왔다고 보도했다.

탕은 12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왕레이를 찾는 데 도움이 되는 결정적 단서를 제공하는 이에게 상하이 아파트를 주겠다”고 밝혔다.

상하이의 부동산 가격은 ㎡당 10만 위안(약 1900만 원)을 웃돈다.

그는 이 아파트가 이미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소유였으며, 아버지의 마지막 소원이 손자를 다시 보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탕은 “아버지가 살아계셨다면 우리의 결정을 기꺼이 지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상하이의 한 여성이 26년 전 납치된 아들을 찾기 위해 자신이 소유한 아파트를 현상금으로 내걸었다. 사진은 납치된 왕레이씨의 어린 시절과 그의 어머니 탕웨이화. [SCMP 캡처]

중국 상하이의 한 여성이 26년 전 납치된 아들을 찾기 위해 자신이 소유한 아파트를 현상금으로 내걸었다. 사진은 납치된 왕레이씨의 어린 시절과 그의 어머니 탕웨이화. [SCMP 캡처]



왕레이를 납치한 범인은 과거 탕이 일거리를 주며 도와줬던 남성이었다. 당시 전기용품점을 운영하던 탕 가족은 비교적 넉넉한 형편이었고, 구걸하던 이 남자를 고용해 일자리를 줬다. 그러나 그는 오히려 탕의 아들을 납치했다.


가해자 루는 처음에는 전화를 걸어 돈을 요구했지만, 가족들이 아들을 찾느라 전화를 받지 못하자 아이를 남부 광시좡족자치구로 데려갔다.

한 달 뒤 절도 혐의로 체포된 루는 왕레이를 납치했다고 자백했지만, 행방은 끝내 밝히지 않았다. 오히려 경찰에 허위 정보를 제공했다. 그는 종신형을 선고받았으나 모범수로 감형돼 2022년 석방됐다.

탕은 2023년 루를 설득해 당시 아들을 납치했던 경로를 따라 광시 지역을 다시 찾기도 했다. 그러나 루가 내놓은 정보는 여전히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탕은 지난 20여 년간 해마다 루와 그의 가족을 찾아가 혹시 모를 단서를 얻기 위해 애써왔다. 그는 “루가 미워 죽겠지만 아들을 찾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탕 부부는 지금까지 아들을 찾기 위해 400만 위안(약 7억8000만 원)을 써왔다. 그는 “죽는 날까지 아들을 찾는 일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온라인에서는 “인신매매범은 새 삶을 시작했지만 피해자 가족은 여전히 고통 속에 있다”는 반응과 함께, “당신의 아들도 어딘가에서 어머니가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랄 것”이라는 격려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