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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장수템]메론맛 원조 아이스크림 빙그레 '메로나'…해외서도 인기

이데일리 오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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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장수템]메론맛 원조 아이스크림 빙그레 '메로나'…해외서도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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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빙과업계 전설..바 아이스크림시장 매출 1위
고급 과일 대명사 멜론 국내 최초 적용 제품
북미, 유럽, 동남아 등 해외서도 인기몰이
과자, 초콜릿, 아이스크림, 맥주 등 매년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수많은 제품들이 탄생한다. 하지만 짧게 빛나고 사라지는 제품들이 대다수다. 장수 브랜드는 짧게는 수십 년, 길게는 100년 넘게 한국인들의 일상에 녹아든 제품들이다. 국민과 함께 울고 웃으며 희로애락(喜怒哀樂)을 함께 한 장수 브랜드들을 소개한다.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메로나는 국내 빙과업계의 전설로 불린다. 1992년 출시 하자마자 210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후 현재 국내 바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메로나는 당시 고급 과일의 대명사였던 멜론을 국내 최초로 적용한 제품이다. 그러나 그때까지 생소했던 과일인 멜론을 가지고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일은 쉽지 않았다. 특히 이전에 멜론이란 과일을 접해보지 못한 연구원들이 제대로 된 맛을 만들어 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당시 대중화되지 못한 멜론은 동남아에서 즐겼던 것과 무척 달랐던 것이 문제였다. 수입과정에서 오랜 시간이 흘러 신선하지 않았고 텁텁한 뒷맛까지 났다.

이에 개발 담당자는 멜론과 같은 사촌지간인 참외를 주목했다. 동남아에서 먹었던 신선한 멜론은 그 당시 국내에서 구입할 수 있는 멜론과 한국인들이 즐겨먹는 참외의 맛 사이에 있었던 것이다. 이후 연구진들과 이 두 과일을 함께 시식하며 멜론 아이스크림을 구현하기 위해 수개월간 제품개발을 지속한 끝에 현재 우리가 즐기고 있는 멜론의 진한 맛과 부드러운 속 살맛을 재현하는데 성공했다.

메로나는 고유의 독특한 브랜드를 활용해 다양한 콜라보도 진행했다. 2017년 빙그레 메로나는 패션브랜드 휠라와 ‘FILA X 메로나 컬렉션’을 선보였다. ‘코트디럭스’와 ‘드리프터(슬리퍼)’에 메로나의 멜론 컬러를 입혀 내놓은 제품이다. 멜론 색의 산뜻한 느낌이 10, 20대의 관심을 끌어 코트디럭스 메로나는 초도 물량 6000족이 출시 2주 만에 모두 팔렸고, 추가 물량을 생산했다. 메로나는 생활용품으로도 변신했다. 메로나 수세미는 SNS상에서 화제가 되며 입소문을 탔다. 또한 애경과 협업해 메로나 칫솔도 출시했다.

뚜레쥬르의 ‘메로나 시리즈’ 빵과 케이크는 출시 한 달 만에 30만 개 이상 판매됐으며 하이트진로와의 콜라보를 통해 ‘메로나에이슬’을 출시해 MZ세대들에게 맛과 재미를 동시에 선사하기도 했다. 2023년에는 빙그레를 대표하는 브랜드인 바나나맛우유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해 메로나맛우유를 출시했다.


메로나는 해외 수출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한류 아이스크림의 선두 제품으로 전세계 30여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메로나는 특유의 연두색 사각모양의 제품 디자인과 쫀득한 식감 자체가 고유한 브랜드가 되어 소비자들에게 각인돼 있다.


특히 북미지역에서 메로나의 인기가 상당하다. 1995년 한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던 메로나를 보고 미국 현지 교민 사업가가 하와이에 거주하는 교민들을 대상으로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 메로나의 첫 해외 수출이었다. 이에 빙그레는 2016년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영업, 마케팅 강화에 나섰다. 그 결과 미국 메인스트림 유통 채널인 코스트코에 입점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빙그레는 2017년 7월,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자사 아이스크림인 메로나의 미국 현지 생산에 돌입했다. 미국 서부 워싱턴 주 밸뷰에 있는 ‘Lucerne Foods’사와 OEM 방식으로 현지 생산에 나선 것이다. 메로나를 현지 생산하는 미국 파트너사인 ‘Lucerne Foods’는 Safeway 등 2200여개 슈퍼마켓을 소유한 Albertsons Company Inc.의 계열사이며 PB 제품 생산 및 OEM 특화 공장이다. BRC 및 Kosher 등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각종 품질 인증을 바탕으로 최신 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인근에 있는 우유 공장에서 공급되는 신선하고 질 좋은 원료를 사용해 아이스크림을 생산할 수 있는 특장점이 있다.

현지 교민 시장을 시작으로 아시안, 히스패닉 등의 시장을 거쳐 현재는 현지 시장까지 판매가 확대되고 있다. 최근 K푸드, K컬처에 대한 현지 관심이 높아진 영향과 더불어 한국 식품은 품질이 우수하다는 인식이 자리잡은 것도 메로나의 인기에 힘을 실어줬다. 여기에 현지인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한 전략도 주효했다. 빙그레는 각 국가별로 선호하는 맛과 취향을 고려해 망고, 딸기, 바나나, 코코넛, 타로, 피스타치오 등 다양한 맛(향료)의 메로나를 개발하거나 퍼먹는 홈사이즈 신제품을 출시했다. 또한 식물성 아이스크림 등을 출시해 비관세 장벽을 극복하는 데도 노력했다.

빙그레는 2023년부터 네덜란드,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을 중심으로 식물성 메로나를 수출하기 시작했다. 2024년 식물성 메로나의 상반기 유럽 지역 매출액은 2023년 전체 매출액의 3배를 뛰어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는 식물성 메로나의 메인스트림 채널 입점과 아시안 마트 체인 내 높은 인기가 급격한 매출 상승의 요인으로 꼽힌다.


메로나는 각 국가의 메인스트림(Mainstream) 입점을 확대하고 대도시와 관광지의 쇼핑몰을 공략해 소비자에게 지속적으로 다가가고 있다.

빙그레 관계자는 “메로나는 1992년 출시 이후 국민 아이스크림으로 사랑 받아 왔고 지금은 전 세계로 수출되고 있다.”며 “국내 대표 아이스크림 브랜드로 항상 소비자들에게 새롭게 다가가기 위해 다양한 변신을 시도하고 세계적인 아이스크림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