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풍부한 결제 경험과 인프라가 강점
포인트 적립 등 소비자 혜택 제공 노하우도 가져
카드사와 원화 스테이블코인/그래픽=이지혜 |
국내 스테이블코인의 잠재적 사업자 중에서 카드업계가 주목받고 있다. 약 320만개에 달하는 가맹점 네트워크와 연간 270억건에 달하는 지급·결제 경험이 카드업계가 지닌 가장 강력한 강점이다. 신용카드처럼 포인트 적립 등 소비자 리워드(보상)를 제공하려면 카드사가 스테이블코인 유통뿐만 아니라 발행까지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여신금융협회는 지난달 말 스테이블코인 TF(태스크포스)를 출범하고 매주 관련 회의를 진행 중이다. TF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카드업계 역할, 공동 상표권 출원, 법·제도적 준비 등을 논의한다. 여신협회는 최근 'KCardCoinWON' 등 업계 공동 스테이블코인 상표권을 출원했다.
스테이블코인은 크게 발행과 유통 측면에서 논의된다. 카드사는 유통에서 큰 경쟁력이 있다. 카드사가 내세우는 강력한 무기는 전국에 깔린 약 320만개 가맹점 결제 네트워크다. 카드사들은 이를 통해 연간 약 270억건, 1000조원 규모의 지급·결제를 진행한다. 이미 깔린 가맹점 네트워크와 정산 시스템에 스테이블코인을 태우기만 하면 편리하고 안정적인 결제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게 카드업계 논리다.
실제로 카드사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 정부 주도의 내수 진작 사업에서 크게 활약했다. 대부분 국민이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자신이 소유한 신용카드로 발급받아 사용했다. 전국에 카드 결제망이 깔려있었기에 가능했다. 해외에선 이런 사례가 드문데 디지털 결제 환경이 발달하지 못한 일본이 대표적이다. 일본은 2021년 약 20조원의 코로나19(COVID-19) 지원금을 종이 쿠폰으로 인쇄해 발급했다. 당시 발행 비용만 1조원에 달했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14일 서울 시내의 한 점포에서 점주가 신용카드로 물건을 결제하고 있다. |
카드사는 신용카드 사용에 따른 포인트 적립 등 고객 리워드 제공의 노하우도 있다. 스테이블코인이 국내에서 흥행해서 널리 쓰이려면 신용카드 포인트와 같은 혜택 제공이 필수적이다. 스테이블코인 생태계에서 카드사와 경쟁할 핀테크 기업들도 '포인트 생태계' 구축을 주된 경쟁력으로 내세운다.
소비자 리워드를 제공하려면 카드사가 스테이블코인 유통뿐만 아니라 발행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소비자에게 혜택을 주려면 카드사가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면서 수익을 얻어야 한다. 발행사는 코인을 발급하면서 동일한 금액의 실제 현금을 담보자산으로 보유하는데 이를 운용하면서 이자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여기서 얻는 이자 수익을 소비자 혜택으로 돌리겠다는 게 카드사 구상이다.
다만 카드사가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단독으로 맡기는 어려워 보인다. 자본력과 외화관리, 금융 안정성에선 은행의 경쟁력이 훨씬 강하다. 은행 중심으로 잠정적인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주장하는 한국은행의 반대도 카드사엔 난관이다. 금융권에선 지주계열 은행과 카드사, 핀테크 등이 컨소시엄 형태로 협력해 공동으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유통하는 그림을 전망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간편결제 사업자가 성공한 원인도 결국 고객에게 주는 포인트 혜택이 큰데 원화 스테이블코인도 활성화를 위해선 이게 필요하다"며 "스테이블코인이 흥행하면서 결제 시장에서 빠르게 안착하려면 카드사를 안 타고는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