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3대 지수 동반 하락… 中 ‘알리바바 자체 AI칩’ 소식에 기술주 급락

29일(현지시각)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하락 마감했다.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차세대 인공지능(AI) 칩을 제작했다는 소식에 기술주가 급락한 영향이다.

트레이더들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일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 동부시간 기준 29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92.02포인트(0.20%) 내린 4만5544.88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1.60포인트(0.64%) 밀린 6460.26, 나스닥종합지수는 249.61포인트(1.15%) 떨어진 2만1455.55에 장을 마쳤다.

중국 알리바바가 자체적으로 차세대 AI 관련 칩을 개발해 시험 중이란 소식이 외신을 통해 전해지면 기술주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다른 미국 AI칩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불안감이 나오면서다. 알리바바의 기존 AI 프로세서는 TSMC가 제조했으나 이제는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바바 외에 다른 중국 기술기업도 엔비디아의 H20 칩을 대체할 제품의 개발에 열을 올리면서 기술주 투자 심리는 급랭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공공 데이터센터의 컴퓨팅 칩 중 절반 이상을 중국 업체에서 공급받도록 규정했다. 알리바바 등 중국 기업이 고성능 AI 칩을 생산할 경우 미국 반도체 기업에는 상당한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엔비디아와 브로드컴 주가는 3% 넘게 하락했다. AI 및 반도체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3% 넘게 주가가 내렸다.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 가운데 단 1개를 제외하고 모두 하락했다.TSMC, ASML, AMD, Arm, 램리서치, 마이크론테크놀러지 등은 모두 3% 안팎의 하락세를 보였다.

시장 전반에서는 조정에도 불구하고 낙관론이 유지됐다. 크리스 자카렐리 노스라이트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9월은 일반적으로 연중 가장 부진한 달이지만 현재 강세장을 꺾을 만한 요인은 보이지 않는다”며 “9월이나 10월에 변동성이 발생한다면 좋은 매수 기회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7월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으나 인플레이션 압력은 여전했다. 미국 상무부는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가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2.9%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월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품목 PCE 지수도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2.6% 오르며 전망치에 부합했다.

업종별로는 임의소비재와 기술주가 1% 이상 떨어졌다. 시가총액 1조달러 이상 대형 기술주 가운데서는 알파벳을 제외한 전 종목이 하락했다. 알파벳은 최근 AI 기술 경쟁력 강화를 인정받으며 이날도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종합 기술기업인 델 테크놀로지스는 기대치를 밑돈 3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제시하며 주가가 9% 급락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정책에 대한 기대는 유지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9월 기준금리가 25bp (1bp=0.01%포인트) 인하될 확률은 86.9%로 나타났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0.93포인트(6.44%) 오른 15.36을 기록했다.

조은서 기자(johe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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