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 시각) 러시아의 공습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키이우 [사진 = AP]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대규모 공습을 감행해 수십 명의 희생자가 발생하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에 대한 희망이 더욱 멀어지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28일 새벽(현지 시각) 키이우 전역에 드론과 미사일을 동원한 집중 폭격을 가했다.
이 공격으로 어린이 4명을 포함해 최소 21명이 사망하고 48명이 부상을 입었다. 유럽연합(EU) 대표부 건물도 일부 파손됐다.
티무르 트카츠헨코 키이우 군사행정청장은 “키이우 10개 구에서 33곳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고, 쇼핑센터를 비롯해 약 100채의 건물이 파손됐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러시아가 드론 598대, 미사일 31발을 발사했다고 전했다.
피해 주민 소피아 아킬리나(21)는 “이렇게 가까이에서 공격당한 적은 처음”이라며 “협상은 아무 성과도 없고 시민들은 계속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다.
BBC는 이번 공습이 지난 15일 미국 알래스카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 이후 첫 대규모 공격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키이우 중심부가 직접 겨냥된 것은 전쟁 개시 이후 드문 일이라고 AP는 전했다.
EU 대표부와 영국문화원이 피해를 입자 유럽은 강하게 반발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러시아 미사일 2발이 대표부 건물 인근에 20초 간격으로 떨어졌다”며 “러시아는 민간인뿐 아니라 EU까지 겨냥하며 공포를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역시 “푸틴 대통령의 무분별한 공습이 평화의 희망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규탄했다. 독일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도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합의했던 것과 달리 젤렌스키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간 회담은 사실상 불발됐다”고 전망했다.
미국 백악관도 실망감을 드러냈다.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공습 소식에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놀라지 않았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전쟁을 끝낼 준비가 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이 끝나기를 원하지만, 이 두 나라의 지도자들 또한 전쟁이 끝나기를 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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