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EU·영국, 각각 러시아 대사 초치…
크렘린궁 "평화협상에 여전히 관심"
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소방관들이 러시아의 공습을 받은 건물 화재를 진화하고 있다. /AP=뉴시스 |
28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무인기(드론)·미사일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내 EU(유럽연합) 대표부에 이어 영국문화원 건물이 파손됐다. 유럽 주요 정상들은 러시아가 고의로 민간인과 유럽 외교관 등을 공격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향해 공격을 멈추고 평화협상 테이블에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이번 공격이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민간 인프라 공습에 대한 대응이라고 주장했다.
EU와 영국은 러시아의 이번 공격을 규탄하며 각각 벨기에와 영국 주재 러시아 대사를 초치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이번 사태를 논의했다.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전날 밤부터 이날 오전까지 드론과 순항·탄도미사일을 동원해 키이우 민간지역 등을 공격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에 따르면 러시아의 이번 공격으로 어린이 4명을 포함해 최소 15명이 숨지고, 48명이 다쳤다. 티무르 트카츠헨코 키이우 군사행정청장은 "러시아군이 평범한 주택가 건물들을 겨냥해 여러 방향에서 합동 공격을 펼쳤다"며 "키이우 시내에서 7개 지역 20여 곳에 공격 여파가 있었고, 시내 쇼핑센터를 비롯해 약 100개의 건물이 파손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파손된 건물에는 EU 대표부와 영국문화원 건물도 포함돼 EU 집행부, 영국을 포함 우크라이나, 프랑스, 독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유엔 등이 크게 반발했다. 아파트 등 민간 거주 시설도 크게 손상됐고, 동쪽 교외 지역에선 5층 건물이 파손돼 구조대가 매몰자를 수색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훼손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주재 EU(유럽연합) 대표부 건물 /사진=카타리나 마테르노바 주우크라이나 EU 대사 X 계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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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외교관 표적…평화 거부하고 테러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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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이날 소셜미디어(SNS) X에 "키이우에 있는 영국문화원 건물이 러시아의 드론 및 미사일 공격으로 파손됐다"며 "푸틴은 어린이와 민간인을 살해하며 평화의 희망을 저버리고 있다. 이 유혈 사태는 반드시 종식돼야 한다"고 적었다.
영국 외무부는 키이우 영국문화원 파손 관련 영국 주재 러시아 대사를 초치했다.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은 이날 X에 "어젯밤 푸틴의 (키이우) 공습으로 주택이 파괴됐고, 키이우 주재 영국문화원과 EU 대표부를 포함한 건물들이 파손됐다"며 "우리는 러시아 대사를 초치했다. 살상과 파괴는 반드시 중단되어야 한다"고 적었다.
EU는 벨기에 주재 러시아 대사를 초치한다. EU의 외교정책 책임자는 카야 칼리스는 X를 통해 "EU는 브뤼셀에 있는 러시아 특사를 소환할 방침"이라며 "러시아의 공습 이후 키이우에 있는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어떤 외교 사절단도 (공격의) 표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28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훼손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주재 EU(유럽연합) 대표부 건물 /사진=카타리나 마테르노바 주우크라이나 EU 대사 X 계정 |
카타리나 마테르노바 주우크라이나 EU 대사는 X에 창문이 깨지고 전등이 떨어지는 등 아수라장이 된 사무실 사진을 공유하며 키이우에 있는 EU 대표부 건물이 러시아의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마르타 코스 EU 집행위원도 X에 유리창이 깨진 EU 대표부 건물 사진을 올리며 "오늘(28일) 러시아의 민간 지역 공격으로 키이우 주재 EU 대표부가 피해를 보았다. 나는 이런 잔혹한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는 러시아가 평화를 거부하고 테러를 선택했다는 명백한 신호"라고 지적했다.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번 공격을 "고의적"이라고 규정하며 "러시아의 공격은 우크라이나와 연대하려는 우리(EU)의 결의만 강화할 뿐이다. EU는 겁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르크 뤼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 역시 "러시아의 공격이 또 우크라이나 민간 인프라를 타격했고, EU 대표단도 피해를 보았다"며 러시아의 공격을 규탄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러시아 규탄 성명을 내놨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대러시아 추가 제재를 재차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공격 직후 X에 올린 글에서 "모든 시한은 이미 지나갔고, 수십 차례의 외교적 기회가 무산됐다"며 국제사회를 향해 새로운 제재 시행을 요구했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부 장관은 "러시아가 외교관들을 (공격) 표적으로 삼았다. 이는 비엔나 협약을 직접적으로 위반하는 것으로 EU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비난받아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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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렘린궁 "우크라가 러 민간시설 공격, 평화협상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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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렘린궁은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의 군사 및 군사 관련 인프라만 공격했다고 주장하며 오히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민간 시설을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는 여전히 우크라이나와의 평화협상 추진에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평화협상 의지와 키이우에 대한 공격에는 모순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특별 군사작전은 계속되고 있다"며 "키이우(우크라이나) 정권에 의한 러시아 인프라 특히 민간 인프라에 공격이 지속되고 있어, 러시아군도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군사 및 군사 관련 인프라를 성공적으로 타격하고 있다. 동시에 러시아는 우리의 목표를 정치적·외교적 수단을 통해 달성하기 위해 협상 과정을 이어가는 데 관심을 두고 있다"고 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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