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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선' 추미애 맞서 '5선' 나경원 내정…법사위 입법전쟁 '격화'

이데일리 한광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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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선' 추미애 맞서 '5선' 나경원 내정…법사위 입법전쟁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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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위 이례적 '6선 위원장' 맞서 '5선 간사' 맞불
판사 출신 중진 공통점…당대표 vs 원내대표 역임
검챂 개혁 입법 최전선…정기국회서 격돌 불가피
나경원 "나라 절체절명 위기…물러설 수 없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5월 15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불기 2568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소속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5월 15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불기 2568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한광범 김한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당대표 출신의 6선인 추미애 의원을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으로 선출한 것에 맞서, 국민의힘이 원내대표 출신의 5선 나경원 의원을 법사위 간사로 인선했다. 판사 출신인 두 의원은 정기국회에서 검찰 개혁을 두고 치열하게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28일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진행한 2025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나 의원 법사위 내정을 발표했다.

장동혁 대표는 “추미애 법사위는 거대 의석을 앞세워 일방적인 의사진행을 일삼으며 의회 폭거를 자행하고 있다”며 “이에 맞서는 국민의힘의 ‘나경원 법사위’는 압도적 논리와 실력으로 야만적 상임위를 정상화시킬 최선의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법사위는 국회 상임위원회 중 하나지만, (준)사법기관을 소관하고 있고, 모든 법률안에 대한 체계·형식과 자구 심사를 관할하는 막강한 권한으로 상임위 중 ‘상원’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 때문에 여야는 국회 개원 시마다 법사위원장직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기를 반복해 왔다.

22대 국회 들어서도 법사위는 여야 정쟁의 최전선이었다. 국회 과반 의석을 보유한 민주당이 위원장을 맡아 윤석열정부 인사들을 겨냥한 탄핵소추안과 특별검사법을 잇따라 통과시키기도 했다.

이후 12.3 불법계엄 이후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를 주도했다. 법사위원장이었던 정청래 대표는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소추위원을 맡아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정 대표는 법사위원장 시절의 활약으로 당내 높은 지지를 받았고 이를 통해 당대표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추미애, 법사위 진행에 野 거센 반발

현재 법사위가 더욱 주목을 받는 것은,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검찰 개혁의 소관 상임위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9월 내 검찰 수사·분리를 내용으로 하는 얼개 입법, 이후 각론 입법이라는 로드맵을 밝힌 검찰 개혁을 두고 여야의 거센 충돌이 예정된 상황이다. 또 대법관 증원법 등 사법개혁 추진도 예고한 상황이다.

민주당은 정 대표의 후임 법사위원장으로 이춘석 의원을 선출했으나, 이 의원이 주식 차명거래로 탈당과 위원장직을 사퇴하자 곧바로 추 위원장을 내정했다. 통상 상임위원장은 3~4선 의원이 맡는 점을 고려하면 추 위원장 인선은 그 자체로 파격적이다. 추 위원장은 민주당 내 최다선으로서 당대표와 법무부 장관까지 지낸 중진이다. 정청래 대표는 추 위원장 인선에 대해 “특수한 상황에는 특수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추 위원장은 법사위원장 선출 후 처음 열린 지난 26일 법사위에서 강경한 모습으로 국민의흼 의원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향후 검찰 개혁 입법 과정에서도 충돌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국민의힘 나 의원의 간사 임명을 통해 법사위에서의 대여투쟁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송언석 원내대표, 직접 나경원 요청

통상 상임위 간사는 재선 의원이 맡는 점을 감안하면 나 의원의 간사 선임 역시 이례적이다. 송언석 원내대표와 법사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추미애 법사위에 맞서야 한다’며 나 의원에게 직접 간사를 맡아달라고 요청했고, 나 의원 역시 이를 수용했다.

나 의원은 인선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간곡하게 요청을 받았다. 당의 혁신이 선수와 관련 없이 해야 될 일을 누군가 나서서 하는 것부터 시작 아닌가 생각을 했다”며 “대한민국이 절체절명의 위기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뒤로 물러설 수 없었다”고 수용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지금 민주당의 입법 폭주가 도를 넘었다. 대한민국의 헌법 체계와 국가 체계를 망가뜨리고 있다”며 “목전에 있는 검찰청 폐지부터 시작해 대법원 증원을 통한 사법 체계의 붕괴에 이르기까지 법안들이 줄줄이 남아있다. 이를 막아내기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는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의석수의 열세라는 현실적 한계에 대한 고심도 털어놨다. 나 의원은 “민주당이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 모두를 갖고 입법 폭주를 하는 것에 대해 국민들을 설득해 국민과 함께 추미애 위원장의 일방적인 독주를 막아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국민 한 분이라도 더 설득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