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이정후가 한국 선수론 두 번째로 미국 메이저리그(MLB) 한 시즌 '2루타 30개' 위업을 달성했다.
마침 소속팀도 대승을 챙겨 이정후 입장에선 기쁨이 더 컸을 것으로 보인다.
이정후는 2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2025 MLB 시카고 컵스와 홈 경기에 7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를 치고 팀의 12-3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가 4-3으로 앞선 4회말 1사에서 방문팀 선발 콜린 레아의 3구째 높은 직구를 때려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만들었다.
이정후는 내셔널리그 최다 2루타 공동 8위로 올라섰다. 1위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맷 올슨으로 이정후보다 5개 많은 35개를 기록 중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날 좌완 카슨 위즌헌트를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
엘리엇 라모스(좌익수)~라파엘 데버스(지명타자)~윌리 아다메스(유격수)~도미니크 스미스(1루수)~맷 채프먼(3루수)~케이스 슈미트(2루수)~이정후(중견수)~루이스 마토스(우익수)~앤드류 키즈너(포수)로 라인업이 구성됐다.
레아가 선발 등판한 컵스에선 니코 호너(2루수)~카일 터커(우익수)~스즈키 세이야(지명타자)~저스틴 터너(1루수)~카슨 켈리(포수)~피트 크로우-암스트롱(중견수)~덴스비 스완슨(유격수)~맷 쇼(3루수)~윌리 카스트로(좌익수)가 선발 라인업이었다.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가 1-3으로 뒤지고 있던 2회말 1사 1루 상황에서 처음 타석에 들어섰으나 볼카운트 0B 2S에서 1루수 땅볼을 쳐 아웃됐다.
하지만 4회말 두 번째 타석에선 달랐다. 샌프란시스코는 3회말 3점을 뽑아내 전세를 다시 뒤집은 상태였다. 4-3으로 앞선 4회말 1사에서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레아의 3구를 때려 2루타를 뽑아내고 기념비적인 한 시즌 2루타 30개를 일궈냈다.
이정후 이전에 MLB에서 뛰었던 한국인 선수 중 한 시즌 30개 이상의 2루타를 기록한 이는 추신수 SSG 랜더스 구단주 보좌역, 단 한 명으로 총 8차례 이를 일궈냈다. 추신수 보좌역은 특히 2012년엔 2루타 43개를 쳤는데 한국 선수 MLB 한 시즌 최다 2루타 기록으로 남아있다.
이정후는 '코리언 리거' 대기록과 함께 샌프란시스코 구단 역사에도 한 페이지를 썼다. 역대 5번째로 한 시즌에 2루타 30개와 3루타 10개를 동시에 친 선수가 됐다.
샌프란시스코 구단 전담 중계 방송사 자료에 따르면, 이정후 전에 이 기록을 세운 샌프란시스코 선수는 윌리 메이스(1958년), 보비 본스(1970년), 개리 매독스(1973년), 앙헬 파간(2012년)이다.
2루를 밟은 이정후는 마토스의 1루수 땅볼 때 3루를 밟았으나 키즈너가 또 다시 내야 땅볼로 물러나면서 득점하진 못했다.
이정후는 이날 2루타로 기세를 올렸으나 이후 멀티히트 작성엔 실패했다. 이정후는 7-3으로 앞선 5회말 2사 1루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샌프란시스코가 11-3으로 크게 앞선 7회말 1사에서 다시 등장했으나 유격수 직선타로 물러났다.
이날 4타수 1안타를 친 이정후는 올시즌 475타수 123안타로, 전날과 같은 타율 0.259를 찍었다.
이정후는 8월 들어 88타수 27안타로 월간 타율 0.307의 상승세를 타는 중이다.
한편, 이날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6월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트레이드된 강타자 데버스가 4타수 4안타(2홈런) 5타점 4득점의 맹타를 휘두른 것에 힘입어 12-3으로 크게 이겼다. 65승68패(승률 0.489)가 되면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3위를 지켰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선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 LA 다저스가 77승57패(승률 0.575)를 기록하면서 선두를 달리고 있으나 75승59패를 찍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두 경기 차로 쫓기는 상황이다.
샌프란시스코 뒤를 이어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불과 0.5게임 뒤진 4위를 기록 중이다. 38승95패(승률 0.286)로 승률이 3할에도 못 미치는 콜로라도 로키스가 서부지구 독보적인 꼴찌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