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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내 차례, 끼 없어 고통"…충주맨 뜨자 공무원 원성 폭발 왜?

머니투데이 윤혜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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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내 차례, 끼 없어 고통"…충주맨 뜨자 공무원 원성 폭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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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맨' 김선태 주무관이 특유의 B급 감성과 각종 밈(meme)을 활용한 충주시 홍보 콘텐츠로 큰 주목을 받은 이후 다른 지자체 공공기관들도 SNS(소셜미디어) 채널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직원을 차출해 영상을 찍는 게 불편하다"는 지적이 나왔다./사진=양주시, 안동시 SNS

'충주맨' 김선태 주무관이 특유의 B급 감성과 각종 밈(meme)을 활용한 충주시 홍보 콘텐츠로 큰 주목을 받은 이후 다른 지자체 공공기관들도 SNS(소셜미디어) 채널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직원을 차출해 영상을 찍는 게 불편하다"는 지적이 나왔다./사진=양주시, 안동시 SNS


'충주맨' 김선태 주무관이 특유의 B급 감성과 각종 밈(meme)을 활용한 충주시 홍보 콘텐츠로 큰 주목을 받은 이후 다른 지자체 공공기관들도 SNS(소셜미디어) 채널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직원을 차출해 영상을 찍는 게 불편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SNS 플랫폼 스레드(thread) 이용자 A씨는 "충주맨이 히트 치고 난 후 많은 공공기관이 유연한 SNS 운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 같은데 직원 차출해서 쇼츠, 영상 찍는 게 너무 불편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그는 "하기 싫은데 얼굴 팔려 후발 주자라 특진도 안되는 여건이고 사실 정말 굳이 따지자면 안 해도 되는 일인데 대부분 고위직 욕심 때문에 하는 것 아니냐"며 "끼 없는 일반 행정, 기술 직원들이 '이건 첫 번째 레슨'이니 뭐니 하며 고통받는 거 보기 싫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충주맨 특진이나 그의 성과를 깎아내릴 생각이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A씨가 언급한 '이건 첫 번째 레슨'은 가수 유노윤호 노래 '땡큐'(Thank U) 가사 일부분이다. B급 감성 가사가 들어가 최근 최근 누리꾼들 사이에서 밈으로 이용되고 있다.

해당 글에는 "조만간 차출당할 예정이라 잠도 안 오고 미치겠다. 글 적어줘서 고맙다"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자신을 현직 공무원이라고 밝힌 또 다른 이용자 B씨도 "나는 충주맨을 가장 존경한다"면서도 "하지만 충주시로부터 시작된 지자체 SNS 경쟁을 좋게 보진 않는다. 일부 공공기관은 SNS 계정을 키우고 콘텐츠를 올리는 목적이 명확해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며 "그 기관이 왜 계정을 키워야 하며 왜 그런 콘텐츠를 올렸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화제가 됐던 '충TV' 콘텐츠/사진='충TV'

화제가 됐던 '충TV' 콘텐츠/사진='충TV'


이른바 '충주맨'으로 널리 알려진 김선태 주무관은 2019년 4월부터 충주시 공식 유튜브 채널 '충TV'를 운영 중이다. 영상 기획, 편집, 섭외, 촬영까지 도맡은 김 주무관은 딱딱한 시정 홍보 콘텐츠에서 벗어나 특유의 B급 감성과 각종 밈을 활용해 사랑받고 있다.

2020년 코로나19 예방 홍보를 위해 만든 '공무원 관짝춤' 영상은 현재 1077만 조회 수를 기록 중이며 2년 전 '공무원 폭력성 실험' 영상은 721만회 넘게 조회됐다.

현재 충TV 구독자 수는 88만명을 넘겼다. 충주시 인구 수 21만명의 4배를 뛰어넘는 수치다. 김 주무관은 이같은 업적을 인정받아 2016년 9급으로 입사한 지 7년 만에 6급으로 승진했다. 9급에서 6급으로 승진하기까지 보통 15년이 걸리는 것에 비하면 초고속 승진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김 주무관은 지난해 2월 "지금 받는 공무원 월급의 2배를 주겠다며 한 대기업으로부터 스카우트 제안받았지만 거절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충주맨이 정치권에서도 '혁신 사례'로 언급되는 등 이목이 집중되자 최근 적지 않은 지자체와 공공기관이 인기 콘텐츠를 패러디하는 영상을 올리며 홍보에 나서고 있다. 양주시는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유튜버 '피식대학'의 인기 콘텐츠를 패러디한 '공무원-Sea of Love'를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서 남성 공무원들은 진주 귀걸이와 목걸이를 하고 흰색 나시와 청바지를 입은 채 춤을 췄다. 나리농원 천일홍 축제를 홍보하기 위해 제작된 것으로 조회수 10만 회를 넘겼다.

"이 정도면 다들 양주 한 번씩 놀러가자", "꼭 갈게요. 너무 웃겨요" 등 긍정적인 반응도 있었지만 "공무원들 정말 근무환경 많이 힘들어졌다", "위에서 압박 줘서 시키는 거 아니냐", "노동청에 신고해야 하는 거 아니냐", "공무원은 신고도 안 된다", "공무원 시험 준비하고 있는데 댄스학원 먼저 등록했다" 등 불편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안동시 공식 인스타그램에는 권해미 주무관이 개그우먼 이수지의 '햄부기 랩 - 섹시푸드(sexy food)'를 패러디한 영상이 올라왔다. 권 주무관은 주황색 긴 머리 가발을 쓰고 레이스 달린 옷을 입은 채 "안동사과, 안동 국시, 간고등어" 등 안동 음식이 들어간 랩을 선보였다. 해당 영상은 222만 조회수로 1만 또는 2만회에 머물렀던 다른 홍보 콘텐츠와 비교하면 큰 주목을 끌었다.


하지만 이 영상에도 "도대체 충주시가 얼마나 많은 공무원을 괴롭히는 거냐", "노래는 좋은데 마음이 안 좋다", "공무원한테 이런 거 좀 안 시켰으면 좋겠다. 진짜 공무원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했으면" 등 댓글이 달리고 있다.

윤혜주 기자 heyjud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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