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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피스메이커, 페이스메이커" 분위기 뒤바꾼 '거래의 기술'

머니투데이 워싱턴DC(미국)=김성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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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피스메이커, 페이스메이커" 분위기 뒤바꾼 '거래의 기술'

서울맑음 / -3.9 °
첫만남…140분간 진행
회담 전 트럼프 SNS에 긴장
李 모두발언 시작하자 '반전'
"한반도 문제 풀 유일한 인물" 칭찬에 소리네 크게 웃기도
'암살위기' 공감대까지 형성

[워싱턴=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 중 밝게 웃고 있다. 2025.08.26. bjko@newsis.com /사진=

[워싱턴=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 중 밝게 웃고 있다. 2025.08.26. bjko@newsis.com /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돌발 SNS(소셜미디어)로 당혹감과 긴장감 속에 시작한 한미정상회담은 유쾌함과 훈훈함으로 마무리됐다.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약 140분에 걸친 첫 정상회담 동안 수차례 웃음을 주고 받았다.

이 대통령은 25일(미국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첫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새롭게 평화를 만들어가는 '피스 메이커'(peace maker)로서의 역할이 정말로 눈에 띄는 것 같다"며 "가급적이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분단국가로 남아있는 한반도에도 평화를 만들어 주셔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도 만나셔서 전세계가 인정하는 평화의 메이커로서 역할을 꼭 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경직된 표정을 짓고 있던 트럼프 대통령의 입가에 미소가 번진 순간이었다.

이날 백악관 오벌 오피스(집무실)에서 진행된 공개·소인수회담 겸 언론 질의응답은 낮 12시43분부터 1시36분까지 약 53분간 진행됐다. 예정됐던 30분을 훌쩍 넘길만큼 분위기가 좋았다. 비공개 오찬을 겸한 확대회담까지 포함한 전체 회담 시간은 당초 예정된 2시간을 넘긴 약 2시간20분에 달했다. 이날 회담이 시작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SNS에 "한국에서 숙청 또는 혁명이 일어나는 것 같다. 한국에서 사업을 못할 것 같다"는 글을 올려 수행단을 당혹케 했다. 회담 시작 시간마저 백악관 일정으로 30분 늦춰지자 회담에 적신호가 들어온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모두발언을 하는 동안 이는 기우였음이 드러났다.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 유지를 위한 노력을 치켜세우며 모두발언 말미에 "(한반도) 문제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은 트럼프 대통령"이라며 "대통령께서 피스메이커를 하신다면 제가 페이스메이커로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소리내 크게 웃었다. 어색한 공기는 한순간에 사라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질의응답 도중 자신이 SNS에 올린 글에 대해서 직접 "제가 정보원으로부터 들었지만 사실이라면 유감"이라며 "오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도 "나중에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겠다"며 받았다.

[워싱턴=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 2025.08.26. bjko@newsis.com /사진=

[워싱턴=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 2025.08.26. bjko@newsis.com /사진=



두 사람이 공통적으로 암살 위기를 겪은 점도 아이스브레이커로 활용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월 목 부위 흉기 습격을 받았고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해 7월 야외 연설 중에 오른쪽 귀 윗부분에 총격을 입었다. 두 사람 모두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셈이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회담 이후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리 둘은 비슷한 배경을 갖고 있다'며 과거 암살 위협으로인해 목숨을 잃을 뻔했던 상황을 언급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깊이 공감하면서 상세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오찬을 겸한 비공개 회담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이 대통령을 향해 '그레이트(Great·위대한)' '스마트(Smart·똑똑한)'란 표현을 써가며 적극적으로 호감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 대해 "당신은 전사"라거나 "당신은 미국으로부터 완전한 지원을 받게 될 것"이라고 치켜세웠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나에게 김정은을 만나라고 한 지도자는 처음"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은 정말 스마트한 사람"이라고 여러차례 말했다.

한편 이날 오찬으로는 엔다이브와 같은 야채로 구성된 전채요리, 닭고기 종류 요리, 아이스크림과 디저트, 커피 등이 제공됐다.

워싱턴DC(미국)=김성은 기자 gttsw@mt.co.kr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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