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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구형 자동차를 몰고 다니는 남자친구와 데이트할 때마다 창피하다는 여성의 속내가 담긴 글을 향해 일침이 쏟아졌다.
26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데이트할 때마다 차가 너무 신경 쓰여서 힘들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 씨는 "솔직히 요즘 제일 부끄러운 게 남자친구 차다. 말 안 하고 있었는데 너무 민망했다. 데이트하러 성수동에 갔는데 주차할 자리를 못 찾아서 빙빙 돌다가 겨우 주차장에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분위기가 확 다르더라. 주차장에 있던 차들이 전부 반짝반짝 새 차들이고 외제 차 몇 대가 눈에 들어왔다. 벤츠도 있었고 현대차도 요즘 새로 나온 모델이라 그런지 세련돼 보였다"고 털어놨다.
A 씨는 "그 사이에 우리 차가 세워져 있으니까 너무 티 나는 거야. 똥차 하나 덩그러니 있는 느낌. 차가 좀 오래돼서 디자인도 별로고 색감도 예전 스타일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물론 남자친구가 아빠 차 물려받아서 쓰는 거라 이해는 한다. 가난하다고 뭐라 할 생각도 없고 나도 차 자체가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은 안 한다. 그런데 막상 내가 거기서 내리면서도 너무 부끄럽더라. 그때는 솔직히 그냥 빨리 그 자리를 벗어나고 싶었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차라는 게 단순히 이동 수단이라고 생각하려고 해도 사람들 사이에서 드러나는 이미지가 있으니까 무시할 수 없더라. 남친은 좋은데 이런 부분이 너무 마음에 걸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중교통 타고 만나자고 말하고 싶어도 괜히 상처 줄까 봐 못 꺼내겠다. 이런 고민 나 혼자만 하는 거냐. 다른 사람들도 솔직히 이런 부끄러움 느낀 적 있냐"라고 물었다.
한 누리꾼은 "내 남편은 남친이었을 때 연봉 1억인데 15년 된 엄마 차 타고 다녔다. 나 집에 데려다주는데 창틀 날아가고. 한남동 이런 데 가면 조금 부끄럽긴 했다. 그런데 능력 있는데 굳이 차가 필요 없어서 그런 거니 이해했고 결국 결혼해서 잘살고 있다"라며 경험담을 전했다.
다른 누리꾼들은 "당신은 그런 부끄러운 차라도 있나", "신경 쓰이는 당신이 한 대 사주면 되겠네", "요즘 누가 차로 기죽고 그러나. 부동산 등기로 승부하는 시대지", "난 남편 경차 끌어도 상관없다", "충분히 그런 마음이 들 수는 있지 않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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