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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숙청·혁명?' 이 대통령 해명에 오해 푼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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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숙청·혁명?' 이 대통령 해명에 오해 푼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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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숙청·혁명 수용 못 해…한국선 사업 못 해"
양국 비서실장 '메신저 역할'에 "오해였다고 확신"


백악관은 25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오벌오피스)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 소식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올렸다. 백악관 SNS 캡처

백악관은 25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오벌오피스)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 소식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올렸다. 백악관 SNS 캡처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 특검의 압수수색에 대해 우려를 드러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의 설명을 들은 뒤 "그건 오해였다고 확신한다"고 정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이 대통령과의 회담 모두발언 후 기자회견 중 '교회와 오산 미군 기지 압수수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정보 당국으로부터 교회들에 대한 압수수색이 있었다고 들었다"고 답했다.

이어 "그 문제는 나중에 논의하겠지만,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매우 나쁜 일일 것"이라고 부연한 트럼프 대통령은 "필요하다면 지금 직접 물어볼 수 있다. 내게는 사실처럼 들리지는 않았다"며 이 대통령에게 설명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 대한민국은 아시는 것처럼 쿠데타로 인한 혼란이 극복된 지 얼마 안 된 상태고, 내란 상황에 대해 국회가 임명하는 특검에 의해 사실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검사가 하는 일은 팩트 체크로, 미군을 직접 수사한 게 아니고 그 부대 안의 한국군 통제 시스템을 확인한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건 오해였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통령의 발언을 듣던 도중 "그 특별검사, 혹시 정신 나간 잭 스미스(트럼프 대통령을 수사했던 특검) 아니냐"며 "내가 (잭 스미스를) 미국에서 (한국으로) 보냈다. 정신 나간 잭은 미친, 병든 인간"이라는 독설을 쏟아낸 뒤 "농담이다"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회담 전 트루스소셜에 '숙청' '혁명 같다' 적어 충격


이로써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시작 두 시간 반쯤 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갑자기 올린 글로 야기된 혼란은 진정됐다. 그는 당시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인가"라며 "숙청 또는 혁명같이 보인다"라고 적었다. "우리는 그것을 수용하지 못하고 거기(한국)서 사업할 수 없다"고도 덧붙였다.


또 회담 직전 백악관 집무실(오벌오피스)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기자의 질문에 "지난 며칠간 한국 정부가 교회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고 우리 군 기지에서 정보를 수집했다고 들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에서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압박전술을 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왼쪽부터),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25일 미국 워싱턴의 호텔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왼쪽부터),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25일 미국 워싱턴의 호텔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양국 비서실장 소통해 오해 불식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에서 자신의 우려가 "오해였다고 확신한다"면서도 "교회 압수수색과 같은 루머가 있는 건 사실이니 그 부분은 우리가 논의할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그러나 이후 일정에서도 이 사안이 주요 논의 사항은 아니었다고 정부는 밝혔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미 워싱턴의 한 호텔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실시한 언론 브리핑에서 "(회담 후 이어진) 오찬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다뤄지긴 했지만 간략했다"며, "별문제 없이 정리된 것 같다"고 밝혔다.

오해가 해소된 배경에는 양국 비서실장의 소통이 있었던 사실도 뒤늦게 밝혀졌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같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문제의 SNS 글을 올린 지 한 시간쯤 후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과 만났다고 밝혔다. 강 실장은 면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소셜 메시지와 관련해 한국 정치 상황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말씀드렸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확한 사실 관계를 보고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 박지연 특파원 jyp@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