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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뚫은 이대통령 적시타…'북핵해결사 요청' 노벨상 노림수

머니투데이 뉴욕=심재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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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뚫은 이대통령 적시타…'북핵해결사 요청' 노벨상 노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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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
트럼프, '이재명표 대북 접근법이 최고' 화답
"피스메이커-페이스메이커"…환심 산 달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진행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손을 잡고 대화하고 있다. /워싱턴DC=뉴시스(공동취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진행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손을 잡고 대화하고 있다. /워싱턴DC=뉴시스(공동취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보라고 한 지도자는 이재명 대통령이 처음이다. 미국은 당신과 100% 함께 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벽을 허문 것은 단순한 칭찬세례가 아니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진행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의제는 '북핵문제 해결'이었다. 이 대통령이 생방송 공개회담에서 "평화를 지키는 역할을 넘어 새롭게 평화를 만들어가는 피스메이커 역할이 눈에 띈다"며 "전세계 유일 분단국가인 한반도에서도 평화를 만들어 달라"고 하자 딱딱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표정이 한순간에 풀렸다.

☞관련기사 : "트럼프 경고가 환대로"…외신도 주목한 李대통령의 '거래의 기술'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의 북핵 해결사 요청에 의례적으로 호응하는 것을 넘어 '이재명표 대북 접근법이 최고'라는 칭찬으로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상대했던 여러 지도자들은 북한 문제와 관련해 제대로 접근하지 않았다"며 "이 대통령의 접근법이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구체적인 요청은 "김정은 위원장과도 만나고 북한에 트럼프월드를 지어서 나도 함께 골프를 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을 치켜세우면서 북미 회담을 포함해 북핵 문제과 관련한 미국의 적극적인 지원을 우회적으로 요청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북핵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사람이 트럼프 대통령"이라며 "북한이 대화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019년 6월30일 당시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을 만나 북미 정상회담 전 악수를 하고 있다. /머니투데이DB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019년 6월30일 당시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을 만나 북미 정상회담 전 악수를 하고 있다. /머니투데이DB


노벨평화상에 대한 욕심을 감추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목하는 국제사회 평화 문제에서 북핵 해법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가자 지구 종전 등과 함께 최대 현안 중 하나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직후부터 김정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 재추진에 대한 의사를 여러차례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 대통령의 요청에 "만약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이 대통령이 됐다면 남북 사이에 핵전쟁이 일어났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 대통령이 비공개 정상회담 도중 오는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 트럼프 대통령을 초대하면서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보자고 제안한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슬기로운 제안"이라고 답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을 향해 수차례 "스마트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정상회담 직후 단연 회자되는 장면은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이 '피스메이커'(peacemaker)를 하면 나는 '페이스메이커'(pacemaker)로 지원하겠다"고 말한 순간이다. 운율을 맞춰 트럼프 대통령의 성과를 칭찬하면서 앞으로의 역할을 요청한 표현은 이 대통령이 치밀하게 준비한 '한방'이자 자신의 성과에 대해 칭찬 받는 것을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심리를 꿰뚫은 '적시타'였다는 평가다.

로이터 통신은 "이 대통령이 백악관을 방문했던 외국 정상들의 전략을 활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 중재 능력을 칭찬하고 골프 이야기를 했다"며 "이날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관여를 치켜세우며 환심을 산 달변가였다"고 보도했다.


두 정상은 북중 관계와 북러 밀착 등 한반도 정세를 두고도 의견을 나눴다. 강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비공개 회담에서 이 대통령에게 김정은 위원장과 만났던 이야기를 자세히 들려줬다"며 "자신이 4년 동안 대통령직을 맡지 않았던 사이 북한의 핵 위협이 훨씬 더 커졌다고 강조하면서 중국과 북한의 관계, 북한과 러시아 관계에 대한 이 대통령의 생각을 묻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JD 밴스 미국 부통령(오른쪽)이 활짝 웃고 있다. /워싱턴DC=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JD 밴스 미국 부통령(오른쪽)이 활짝 웃고 있다. /워싱턴DC=뉴시스



뉴욕=심재현 특파원 ur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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