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남원 6개 시민단체가 남원시가 추진한 관광 모노레일 사업이 수백억원대 손해배상으로 이어지면서 전·현직 시장과 시의회 의원들의 공개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남원 시민의숲 제공 |
전북 남원시가 추진한 관광 모노레일 사업이 수백억원대 손해배상으로 이어지면서 시민사회의 반발이 거세다. 시민단체는 부실한 타당성 검토와 무리한 협약, 행정 연속성 결여를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하며 전·현직 시장과 시의회의 책임 있는 사과를 요구했다.
시민단체 ‘시민의숲’ 등 6개 단체는 26일 남원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송 비용과 지연 이자를 포함하면 650억원 이상의 혈세가 낭비된다”며 “결국 피해는 시민들에게 전가된다”고 비판했다.
단체는 이환주 전 시장에 대해서는 “무리한 협약과 부실 검토로 재정 위험을 자초했다”며 사과를 요구했고, 최경식 현 시장에 대해서도 “취임 직후 행정 절차를 중단해 분쟁을 키웠다”며 “70억원에 달하는 이자와 변호사 비용은 시장 개인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원시의회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들은 “2020년 협약 동의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제대로 된 검증과 견제가 없었다”며 당시 동의에 참여한 의원 16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앞서 남원시는 지난 19일 테마파크 개발 사업 중단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패소한 뒤 “시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는 지난 14일 “남원시가 대주단에 대출 원리금 408억원과 지연 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으며, 배상액은 48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재판부는 판결에서 “남원시가 사용·수익 허가 신청 등 의무를 다하지 않았고, 대체 사업자 선정 노력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남원시는 2020년 민간사업자와 협약을 맺고 모노레일 등 시설을 설치했지만 2022년 7월 최경식 시장 취임 직후 행정 절차가 중단되면서 소송으로 이어졌다. 현재 테마파크는 휴업 상태다. 최 시장은 27일 시민 보고회를 열고 사업 경과와 향후 계획을 설명할 예정이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특정인의 잘못을 넘어 행정과 의회 전체가 시민 신뢰를 저버린 사건”이라며 “진정성 있는 사과와 제도 개선으로 같은 오류가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창효 선임기자 chkim@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주 3일 10분 뉴스 완전 정복! 내 메일함에 점선면 구독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