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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여사님 약속 아직 유효?"… 특검, 김건희에 통일교 비례대표 캐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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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여사님 약속 아직 유효?"… 특검, 김건희에 통일교 비례대표 캐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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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노조 파업 유보…열차 정상 운행 예정
민중기 특검, 김건희·전성배 동시 소환조사
통일교 교인 입당 대가 '비례대표' 약속 정황
김 여사 측 반발… "공관위에서 시스템 운영"


김건희 여사가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김건희 여사가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통일교가 2022년 대선,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과 ‘윤심 후보’를 지원한 대가로 2024년 총선에서 ‘비례대표 후보’를 약속받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전날 김건희 여사와 건진법사 전성배(64)씨를 소환해 이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26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특검팀은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영호(48)씨가 2022년 11월 통일교 교인들을 국민의힘에 대거 입당시키는 대가로 전씨를 통해 김 여사 측에 ‘국민의힘 총선 비례대표’를 약속해달라는 요청을 전달한 정황을 포착했다. 2022년 대선 때 윤석열 후보를 지원할 뿐 아니라 이후 전당 대회에서 당에서 미는 ‘윤심’ 후보를 지원할테니, 통일교 측이 추천하는 인물을 2024년 총선 비례대표로 밀어달라는 취지다.

윤씨는 2022년 11월 전씨에게 "내년 전당대회를 앞두고 어느 정도 규모가 필요하냐" "윤심은 어떠냐"는 취지로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전씨는 이에 "윤심은 변함없이 권(권성동 의원)"이라며 "규모는 과시할 정도. 권리당원이 1만 명 이상 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하지만 권 의원이 2023년 1월 당대표 선거 불출마 선언을 하자 상황은 달라졌다. 윤씨는 전씨에게 "총선 비례대표TO(인원)를 대내 명분으로 국민의힘 입당을 강행했는데 난처하다"고 호소했다. 전씨는 그러자 "비례는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 비밀리에 성사되도록 하겠다" "여사님이 신경쓰겠다고 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래픽=강준구 기자

그래픽=강준구 기자

특검팀이 새로 확보한 윤영호씨 문자메시지 내역과 윤씨 진술 등에 따르면, 윤씨는 '비례대표 공천 약속'을 확인 받으려고 지속적으로 전씨에게 연락했다. 윤씨는 2023년 11월 전씨에게 "여사님이 작년 이맘때 당 대표 선거 지원 관련해서 약속하신 건 유효하냐" "통일교가 대통령 당선 도와주면 보답하겠다고 하지 않았냐"는 취지로 재차 연락했다. 전씨는 이에 "인물을 추천해주면 될 것"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특검팀이 이같은 문자메시지 내역과 윤씨의 진술 등을 토대로 추궁하자, 김 여사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김 여사 측은 특검 조사에서 "총선 비례대표는 지역, 나이, 성별, 전문성, 정치 신인 여부 등을 두루 고려해 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절차에 따라 선발한다"며 "특정 종교 후보를 민다는 것 자체가 시스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특검팀은 2023년 전당대회와 2024년 총선을 앞두고 통일교 교인 등을 통한 지원 규모가 최소 3만 명에 달했으며, 이에 대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나 국민의힘 측과 사전 교감이 있었다고 의심하고 있다. 특검팀은 앞서 청구한 김건희 여사 구속영장에 윤씨가 '윤핵관'으로 불리는 권성동 의원 등에게 '윤석열 정부가 가정연합 인사를 등용하는 것을 조건으로 통일교의 인적·물적 자원을 이용해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로 제안했다는 점을 적시했다.

특검팀은 27일 김 여사를 5차 소환할 계획이다. 특검팀은 김 여사의 구속 만기를 고려해 29일 재판에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전씨 역시 같은 날 2차 소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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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이서현 기자 her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