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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 노동진 회장 취임 뒤 '전광훈 교회'에 65억 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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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 노동진 회장 취임 뒤 '전광훈 교회'에 65억 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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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진 수협중앙회장 취임 뒤, 노 회장이 8년간 조합장을 지낸 진해수협 등 지역수협 2곳에서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에 65억 원의 대출을 내준 사실이 드러났다.

그러나 수협중앙회 산하 수협은행 지점 10여 곳과 다른 지역수협들은 '전광훈 교회'에 대한 대출을 거절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전광훈 리스크'가 이유였다.

수협 안팎에서는 노 회장이 윤석열 정권에 줄을 대기 위해 전 목사 측에 무리하게 대출을 내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노동진 회장'이 조합장 지낸 진해수협, '전광훈 교회'에 50억 대출
사랑제일교회는 성북구 석관동 2개 필지와 빌딩 1채를 사들이는 과정에서 2024년 6월 21일 지역수협 2곳, 단위신협 2곳으로부터 총 134억 원을 대출받았다. 전 목사 측근에 따르면, 해당 대출은 사랑제일교회가 부동산 매입 잔금을 치르기 위한 것이었다.

수협은 134억 원 가운데 절반 가량인 65억 원 규모의 대출을 실행했는데, 진해수협이 50억 원, 강원 고성수협이 15억 원을 각각 내줬다. 진해수협의 대출액은 단위신협 2곳을 포함해 사랑제일교회에 대출을 내준 금융기관 중 가장 큰 금액이다. 진해수협은 노동진 회장이 8년간 조합장을 지낸 단위수협이다.


지난해 6월 21일 사랑제일교회, 수협 등이 대출 거래를 하면서 작성한 신탁원부. 진해수협이 사랑제일교회에 50억 원 규모의 대출을 실행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수협은행 지점 10여 곳은 대출 거절… 이유는 '전광훈 리스크'
그런데 진해수협 등과 달리 수협중앙회 산하 수협은행과 다른 지역수협들은 전 목사 측에 대한 대출을 거절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전 목사 측은 2023년 말부터 다수의 금융기관에 대출을 문의했지만 대부분 거절 당했다. 이 과정에서 수협 측에도 다수의 대출 문의가 들어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수협은행 지점 10여 곳은 전 목사 측의 대출 신청을 모두 거절했다. 일부 지역수협에도 전 목사 측 대출 문의가 들어왔지만 역시 거절했다.

복수의 수협 내부 관계자들은 대출을 거절한 이유로 '전광훈 리스크'를 들었다. 전 목사가 극우 집회를 주도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만큼, 전 목사 측에 대출을 내주는 것 자체가 추후 잡음을 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던 것이다.


전직 수협 고위 관계자는 "대출심사 때는 담보, 상환 능력을 따지는 게 기본이지만, '오너리스크'도 심사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수협은행 지점들과 다른 지역수협들이 사랑제일교회 대출을 거절한 것도 이러한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4월 5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보수집회에서 전광훈 목사가 연설하고 있다.


도이치모터스 이어 전광훈 교회 대출… 윤석열 정부 '줄 대기' 목적?
뉴스타파는 지난 2023년 노동진 회장이 취임한 후 수협은행과 전국의 지역수협이 도이치모터스와 끊어졌던 대출 거래를 재개하고, 648억 원의 대출을 내준 사실을 보도했다. (관련 기사: 수협, 노동진 회장 취임 직후 도이치모터스에 648억 원 저리 대출 / https://www.newstapa.org/article/xQaPJ)

당시 위탁선거법 위반 혐의로 해경 수사를 받고 있던 노 회장이 '사법리스크'를 해결하려고, 도이치모터스에 대출을 실행하며 김건희 씨 등 윤석열 정부에 줄을 댄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수협이 대출을 실행한 전 목사 측은 윤석열 정부를 강하게 지지해 온 아스팔트 보수 세력의 대표 인사다. 수협의 대출이 실행된 시점은 22대 총선에서 당시 여권이 참패했던 때인데, 당시 전 목사는 집회에서 "탄핵으로부터 윤석열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실이 전 목사를 관리한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전 목사는 지난 13일 "대통령실 사회수석실 비서관이 우리 교회에 여러 번 왔다"고 밝혔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수협의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대출 또한 윤석열 정권에 줄을 대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다. 그 중에서도 노 회장이 오랜 기간 몸 담았던 진해수협이 대출을 내준 금융기관 중 가장 큰 50억 원을 대출한 것도 이 같은 의심을 키우는 대목이다.

전직 수협 고위 관계자는 "진해수협은 노동진 회장이 직전 조합장이었던 곳이고, 현 조합장 역시 노 회장과 가깝다"며 "대부분의 금융기관이 거절한 대출을 추진한 배경에 노 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수협 "전광훈 교회 대출, 수익 창출 도움… 노동진 지시 없어"
수협중앙회는 수익성이 있어 사랑제일교회에 대출을 실행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수협 관계자는 "차주(사랑제일교회)의 상환능력, 담보물의 가치 및 대출 취급에 따른 예상수익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해 해당 대출 취급이 조합 수익 창출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타금융기관과 공동으로 취급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노 회장이 진해수협 대출에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수협중앙회장이 진해조합장 출신이라 해당 대출에 관여 또는 지시하였다는 것은 제도적으로 불가하며, 실제로도 그런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뉴스타파 전혁수 jhs0925@newstap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