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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채·거북선·마가모자…트럼프 “나이스 펜” 뜻밖의 선물

헤럴드경제 강문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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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채·거북선·마가모자…트럼프 “나이스 펜” 뜻밖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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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유철환 국민권익위원장 면직안 재가
李대통령, 트럼프에 서명용 펜 즉석 전달
트럼프 “영광스럽고 소중하게 간직” 화답
트럼프, 李 요청에 ‘피습 사진첩’ 건네기도
“긴 선물증정의 시간…시종일관 화기애애”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대통령이 사용한 펜을 보며 “이 펜이 좋다”며 마음에 들어하자 이 대통령이 즉석에서 선물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대통령이 사용한 펜을 보며 “이 펜이 좋다”며 마음에 들어하자 이 대통령이 즉석에서 선물했다. [뉴시스]



“좋은 펜(nice pen)입니다. 괜찮으시면 제가 사용하겠습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영광이죠. 대통령님이 하시는 사인에 아주 잘 어울릴 겁니다.”(이재명 대통령)

이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 직전 백악관 방명록 작성에 사용한 자신의 서명용 펜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즉석에서 선물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한미정상회담을 기념해 도널드 대통령에게 ‘맞춤형 선물’을 제작해 준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자신의 서명이 담긴 선물을 이 대통령과 참모들에게 건네며 화답했다.

명장이 제작한 금속 거북선

명장이 제작한 금속 거북선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에서 제작한 골프채, 거북선, ‘마가’(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를 선물했다. 골프채는 국내 업체가 트럼프 대통령의 신장 등 체형을 고려해 맞춤형으로 제작한 퍼터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각인돼 있다.

거북선 모형은 가로 30㎝·세로 25㎝ 크기로, 기계조립 명장인 HD현대 오정철 기장이 손수 제작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우리 조선 기술의 우수성을 알리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마가 모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제까지 착용한 적이 없던 ‘카우보이 모자’ 형태로, 배우자 멜라니아 여사의 것까지 함께 제작해 선물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즉석에서 자신의 서명용 펜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이날 낮 12시 32분께 백악관 웨스트윙(서관)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안내로 방명록을 작성했다. 회담 장소인 오벌오피스(집무실)에 입장하기 전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즉석 선물한 서명용 펜

이재명 대통령이 즉석 선물한 서명용 펜



이 대통령은 다소 두꺼운 두께의 갈색빛 펜으로 방명록을 적어 내려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다가와 “아주 아름답게 쓰셨다. 한국어가 배우기 어려운 언어 아니냐”며 “영어와 한국어 중에 정확성에 있어서 어느 언어가 낫느냐”고 물었다. 이 대통령은 “컴퓨터가 쓰기에는 한국어가 조금 낫고, 말하기에는 영어가 나은 것 같다”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이 방명록 옆에 놓아둔 펜에 관심을 보이며 “펜은 대통령님의 것이냐”라고 물었고, 이 대통령은 “네, 제가 갖고 있는 펜”이라고 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의 펜을 들고 “좋다(nice)”를 연발하던 트럼프 대통령은 “도로 가져가실 것이냐. 난 그 펜이 좋다(I like it). 두께가 매우 아름답다. 어디서 만든 것이냐”라고 거듭 관심을 표했다.

이 대통령은 웃으며 “한국 것”이라고 답하고 양손을 들어 보이며 가져가도 좋다는 의미의 제스처를 취했고, 현장에 배석한 관계자들의 웃음소리가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펜을 사용해도 되느냐고 말하자, 이 대통령은 “영광”이라며 “대통령이 하시는 아주 어려운 사인에 유용할 것”이라고 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펜을 들어 주변에 보여주며 “실제로 사용하지는 않겠지만 선물을 아주 영광스럽고 소중하게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떠나시기 전에 선물을 드리겠다”며 “잊어버리지 않게 도와달라. 나가느라 바빠서 잊어버릴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 펜이 좋다”며 거듭 관심을 표하자 이 대통령이 “영광”이라며 건넨 것이다.


국산 골드파이브 수제 맞춤형 퍼터

국산 골드파이브 수제 맞춤형 퍼터



카우보이 마가 모자

카우보이 마가 모자



대통령실 관계자는 “두 달에 걸쳐 수공으로 제작한 펜 케이스에 서명하기 편한 심을 넣어 제작했고 펜 케이스에는 태극 문양과 봉황이 각인되어 있다”며 “이 대통령이 공식 행사 시 서명용으로 사용하려 제작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펜을 주면서 “받고 싶은 선물이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피습 사진이 실린 사진첩을 언급했는데,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이 대통령에게 선물로 건넸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울러 ‘당신은 위대한 지도자다. 한국은 당신과 함께 더 높은 곳에서 놀라운 미래를 갖게 될 것이다. 난 언제나 당신과 함께 있다’는 메시지를 직접 써서 이 대통령에게 건네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찬을 겸한 확대 회담을 마친 뒤 참석자들을 ‘기프트 룸’으로 안내해 마음에 드는 선물을 고르도록 권했고 마가 모자와 골프공, 셔츠용 핀 등에 직접 사인을 해줬다고 한다. 자신의 기념 동전도 모두에게 나눠줬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워싱턴DC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긴 선물 증정 시간이 있었다”며 “오늘 회담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고 양 정상이 서로에 대한 호감과 신뢰를 쌓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워싱턴DC=서영상 기자, 강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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