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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지옥 한숨부부'  욕설·회피 남편에 타들어가는 아내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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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지옥 한숨부부'  욕설·회피 남편에 타들어가는 아내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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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기자]
한숨부부 (사진=MBC '결혼지옥')

한숨부부 (사진=MBC '결혼지옥')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이 25일 방송에서 대화만 시작되면 갈등이 폭발하는 '한숨 부부'의 사연을 담아 시청자의 공감과 분노를 동시에 불러일으켰다.

독박 육아로 지친 아내의 원망과 서러움, 한숨과 비속어로 점철된 남편의 대화 태도, 그리고 그 사이에서 불안에 떠는 아이들의 모습이 여과 없이 드러났다.

아내는 "지인들은 우리가 다정한 부부인 줄 안다. 27년 만에 처음 말한다. 더는 참고 살 수 없다"고 도움을 요청했다. 일상 영상 속 두 사람은 함께 있어도 단 한마디 대화가 없었고, 마주 앉자마자 언성이 높아졌다. 특히 남편의 반복적 한숨과 대화 중 비속어·욕설 사용이 충격을 더했다. 아내에 따르면 남편은 자녀 앞에서도 서슴없이 욕설을 했고,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회피하고 싶을 때마다 깊은 한숨으로 대화를 차단했다.

아내의 상처는 일상 전반에 걸쳐 있었다. 그는 "딸 넷을 독박 육아했다"며 첫째의 학교폭력 피해, 둘째의 스트레스로 인한 혈액암 투병, 셋째의 반복적인 가출까지, 버텨온 세월을 털어놓았다. 그 시간 동안 남편은 외박과 지인 모임을 이어가며 집안일에 무관심했고, 아내가 밤잠을 설칠 때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고 했다.

오은영 박사는 남편의 대화 패턴을 "상황이 꼬이거나 복잡해지면 개입을 회피하고, 한숨으로 신호를 보낸 뒤 아내의 실책을 끄집어내 책임을 전가하는 방식"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방송에서도 아내가 "외롭고 힘들다"고 호소하는 순간, 남편은 식사만 이어가며 대화를 회피해 시청자의 공분을 샀다.

갈등의 그림자는 아이들에게도 드리워졌다. 막내인 넷째는 "부모님이 이혼 얘기하는 걸 들었다. 싸움을 말리고 싶은데 나는 아직 어려서 할 수가 없다"며 눈물을 보였다. 부부 갈등이 아이에게 '무력감'과 '불안'을 전이하는 전형적 장면이었다.


해법은 '언어'와 '회피'의 단절에서 시작됐다. 오은영 박사는 남편에게 한숨·비속어·욕설 금지라는 분명한 규칙을 제시하고, 회피 대신 대화에 참여할 것을 주문했다. 아내에게는 "일찍 부모를 여의고 쌓인 외로움과 슬픔이 크다. 스스로가 소중한 존재임을 인정하고 상처 회복의 과정을 밟아야 한다"는 치유의 메시지를 전했다.

방송 말미, 부부는 변화의 조짐을 보였다. 남편은 "대화 방식부터 바꾸겠다. 격려를 더 많이 하겠다. 당신이 싫어하는 한숨도 안 쉬겠다. 회피하지 않고 대화하겠다. 미안하고, 사랑한다"며 아내를 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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