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개념미술가 성능경 개인전…27일부터 백아트서
 |
싸리나무 회초리 설명하는 성능경 작가 |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과거 서당에서 훈장은 학생을 훈육하며 체벌이 필요할 땐 회초리를 휘둘렀다. 이때 훈장이 마음대로 아이를 때린 것은 아니었다. 아이에게 잘못을 어머니에게 말씀드리라고 했고, 아이의 잘못을 들은 어머니는 회초리를 끊어다가 훈장에게 바쳐 아이를 체벌할 수 있도록 허락하는 문화가 있었다.
퍼포먼스(행위 예술)로도 유명한 1세대 개념미술가 성능경(81)의 개인전 '쌩∼획!'이 오는 27일부터 서울 종로구 화동 백아트에서 열린다.
전시명은 작가가 만든 싸리나무 회초리를 휘두를 때 나는 소리다. 작가는 지난해 12·3 비상계엄을 겪으며 싸리나무 회초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지난 25일 전시장에서 만난 성능경은 "그의 어머니에게 회초리를 끊어오시라 하고 싶다"며 "권력자의 과오에 대한 국민적 체벌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
성능경, 한국 실험미술의 거장 |
전시회에서는 그가 만든 싸리나무 회초리를 비롯해 1980년대 초창기 작업부터 2025년 신작까지 사진, 드로잉 등 80여 점을 선보인다.
대표작은 작가의 대표 퍼포먼스 '신문 읽기'를 지난해 계엄 사태와 연결한 '신문 읽기 12·3'이다.
신문을 소리 내서 읽은 뒤 읽은 부분을 칼로 오려내 따로 모으고 기사가 잘려 나간 신문은 벽에 붙여 전시하는 작업이다. 비상계엄 다음 날인 2024년 12월 4일 자 신문을 이용해 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사진으로 찍어 전시했다.
 |
성능경의 신문읽기 |
1974년 '세계전도'로 시작된 지도 연작도 새로 선보였다. 'USA 전도'는 미국 지도에서 각 주(state)를 오려내 해체한 뒤 그 조각을 다른 판형에 재배치한 작품이다.
커피를 내린 후 남은 커피가 종이 수건에 떨어지도록 하는 작업을 반복한 '커피드로잉'이나 예술에 대한 자기 생각을 손바닥에 적은 뒤 사진으로 찍는 '일행십자총백자예술론'도 걸린다.
그의 과거 작품인 '그날그날 영어'와 '현장', 1998년 작업했던 드로잉 작품 '걷다가'도 만나볼 수 있다.
개막일에는 작가가 싸리 회초리를 휘두르는 퍼포먼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전시는 10월 12일까지.
 |
개념미술가 성능경 개인전 '쌩~ 휙!' |
laecorp@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