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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실업률 낮지만”… 이민 감소로 성장 동력 약화

파이낸셜뉴스 이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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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실업률 낮지만”… 이민 감소로 성장 동력 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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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컬럼비아 하이츠 지역에서 거리 상인 야신 야하위(왼쪽)가 물건을 팔고 있다. 그는 “이곳은 상인들로 가득 했지만, 불법 이민자·노숙자 단속이 시작된 이후엔 텅 비어 있다”라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19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컬럼비아 하이츠 지역에서 거리 상인 야신 야하위(왼쪽)가 물건을 팔고 있다. 그는 “이곳은 상인들로 가득 했지만, 불법 이민자·노숙자 단속이 시작된 이후엔 텅 비어 있다”라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이민 정책으로 올해 미국의 순이민이 마이너스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순이민 감소는 단기적으로 실업률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주요 산업 현장에서 노동력 부족 현상이 가시화되고 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노동시장이 묘한 균형 상태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노동 수요가 둔화했지만 실업률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현상을 지적한 것이다. 그 배경에는 미국 이민 구조의 급격한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2010~2019년 연평균 91만7000명이 순유입되던 미국의 이민자는 2023년 330만명, 2024년 270만명으로 급증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단속과 추방 확대 조치로 올해는 수십 년 만에 순이민이 마이너스로 전환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는 올해 순이민이 -20만5000명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추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파월 의장의 발언처럼 단기적으로는 노동공급 둔화가 실업률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 실업률은 4.2%로 역사적 저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잠재성장률을 끌어내리고 재정적자 확대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아폴로의 토르스텐 슬록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순이민이 제로라면 미국 경제는 월평균 2만4000개의 일자리 창출에 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지난 10년간 평균 15만5000개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비시민권자가 30% 이상을 차지하는 업종은 이미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인구조사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가사도우미의 33%, 건설 노동자의 30%, 조경업 노동자의 24%가 비시민권자였다. 농무부는 농작물 노동자의 42%가 불법 체류 신분이라고 추정했다. 실제로 올해 5~7월 신규 고용은 10만6000명에 그쳤는데,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저치다.

WSJ에 따르면 경제학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이 2025년 성장률을 0.2%포인트, 2026년에는 0.3%포인트 낮출 것으로 내다봤다. 인구 증가율 둔화는 주택 수요 위축과 재정 건전성 악화를 불러올 수 있다. 특히 CBO는 사망자가 출생아 수를 앞지르는 시점이 기존 전망(2040년)보다 7년 앞선 2033년에 도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타라 왓슨 AEI 선임연구원은 “경제는 낮은 인구 증가율 속에서도 돌아가긴 하지만, 현재 미국은 과거보다 훨씬 더 이민자에 의존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성장세 유지를 위해 일정 수준의 순이민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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