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A 연합뉴스] |
올해 2월 말 백악관에서 미국·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이 '외교 참사'로 끝난 뒤 JD 밴스 미 부통령이 발레리 잘루즈니 전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에게 연락했지만 닿지 않았다고 영국 가디언이 현지시간 25일 보도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첫해 군을 총지휘한 잘루즈니는 국내 높은 인기로 볼로디미르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정치적 경쟁자로 꼽혀온 인물입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잘루즈니와 불화설 끝에 2023년 2월 총사령관을 교체하고 그를 영국 주재 대사로 내보냈습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정상회담 직후인 3월 초 밴스 부통령 측은 잘루즈니 대사와 통화하기 위해 다양한 외교 및 기타 채널로 접촉을 시도했습니다.
회담 파행 후 백악관에선 우크라이나 정권교체 필요성까지 언급되던 민감한 시기였습니다.
잘루즈니 대사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복심인 안드리 예르마크 비서실장과 상의 후 밴스 부통령과 통화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그는 그 대신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대책을 논의하러 런던을 찾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공항에서 맞이했고, 그와 악수하는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렸습니다.
잘루즈니 대사가 전시에 젤렌스키 정부에 어느 정도 충심을 지키려 하지만, 국내외에서는 그를 젤렌스키 대통령의 대안으로 밀고자 하는 세력이 많은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지난 18일 젤렌스키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종전이 언제 올지도 알 수 없지만, 여론조사에서 잘루즈니 대사는 유일하게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대적할 만한 지지율을 보입니다.
잘루즈니 대사는 공개석상에서 정치적 야심을 드러내는 발언을 한 적이 없고 거의 모든 인터뷰 요청도 거절하지만, 대사관에는 잘루즈니 대사에게 출마 의사가 있는지 떠보거나 지지를 표시하는 손님이 줄을 잇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심지어 트럼프 캠프의 선대본부장이었던 폴 매너포트도 방문해 선거 자문역을 맡겠다고 제의했다가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키이우에서는 잘루즈니 대사가 결국에는 출마할 것이라는 믿음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정치 분석가 볼로디미르 페센코는 "그는 현명한 전술을 택했다"며 "선거 직전 마지막 순간에야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차기대통령 #잘루즈니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이성섭(leess@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