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증권 거래소 건물.뉴시스 |
[파이낸셜뉴스] 중국의 거대 부동산 기업 헝다집단(恒大集團)이 25일 오전 9시를 기해 홍콩 증권거래소에서 공식 상장 폐지됐다고 BBC 등 외신이 보도했다.
중국 부동산 위기 사태를 상징했던 헝다집단은 지난해 법원의 청산명령을 받은 뒤 거래 재개에 실패했으며 20일 홍콩거래소가 상장 자격 박탈을 통보하면서 이날 상장 폐지를 맞았다.
앞으로 헝다집단은 상장 폐지 후에도 법적 청산절차가 이어진다. 청산인을 맡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헝다집단이 280여개 도시에서 1300건 이상의 개발 물건을 보유하며 채권자가 제기한 소송도 수백 건에 이른다며 자산을 정리해 채권자에 배분하는 게 어렵고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라고 지적했다.
1996년 광둥성 광저우에서 출범한 헝다집단은 2009년 11월 홍콩 증시 상장했으며 한창 때는 시가총액이 3700억 홍콩달러(약 65조6600억원)를 넘어섰다.
불과 몇 년전 중국 경제 기적의 상징으로 창업자인 쉬자인은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지난 2017년 선정한 아시아 최고 부자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2020년 자금난에 빠지면서 경영 위기를 직면했다. 신용불안으로 판매가 급감함에 따라 2023년 6월 말 시점에 부채 총액이 2조3882억 위안(462조6182억원)에 이르렀다.
중국 정부가 금융지원에 나섰지만 디폴트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거래 중단 전 헝다집단 시가총액은 21억5000만 홍콩달러로 고점 대비 99%가 증발했다.
지난해 1월29일부터 거래 정지한 헝다집단은 이달 중순 공시를 통해 "홍콩거래소가 복귀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상장폐지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헝다가 상장폐지를 피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유라시아그룹의 중국 국장 댄 왕은 “한번 상장폐지된 후에는 돌아오는 일은 없다”라고 말했다.
헝다집단은 상장폐지 결정에 대해 재심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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