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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 재개발 아파트 ‘강남보다 비싼’ 고분양가에 시끌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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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 재개발 아파트 ‘강남보다 비싼’ 고분양가에 시끌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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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 주암동 ‘디에이치 아델스타’ 조감도. 현대건설 제공

과천 주암동 ‘디에이치 아델스타’ 조감도. 현대건설 제공


경기 과천시 주암동의 한 재개발 구역 아파트 일반분양이 서울 강남권 요지의 재건축 단지보다 비싼 분양가를 책정해 ‘고분양가’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 강남과 달리 과천시는 2년여 전 분양가 상한제 적용 대상에서 풀린 게 분양가 상승 요인이기는 하지만, 과천 아파트가 같은 시기 강남 재건축 단지보다 높은 분양가에 공급된 전례가 없었다는 점에서 시장의 반응이 주목된다.



2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보면, 이달 26~27일 청약을 받는 과천시 주암동 주암장군마을 재개발 아파트 단지 ‘디에이치아델스타’의 일반분양가는 전용면적 59㎡ 기준으로 최고 17억6200만원에 이른다. 전용면적 75㎡는 21억9500만원, 84㎡는 최고 24억4600만원에 책정됐다. 이 단지는 주암동 63-1 일대 재개발 사업구역에 짓는 9개동 880가구 중 조합원 몫을 뺀 348가구를 일반에게 분양하는 것으로, 시공은 현대건설이 맡고 있다.



주목되는 것은 ‘디에이치아델스타’ 분양가가 과천시내 역대 최고가 수준일 뿐만 아니라 같은 시기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서 분양되는 재건축 단지 ‘잠실 르엘’의 분양가보다 높다는 것이다. 잠실 미성·크로바아파트를 재건축해 9월 초 청약에 들어가는 ‘잠실 르엘’은 전용면적 59㎡ 분양가가 16억2790만원, 전용 74㎡는 최고 18억6480만원으로, ‘디에이치아델스타’에 견줘 1억3천만~3억원가량 낮은 편이다. 전용 59㎡ 기준으로 ‘디에이치아델스타’의 3.3㎡당 분양가는 7342만원, ‘잠실 르엘’은 6783만원에 이른다.



더욱이 과천 ‘디에이치아델스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인근 과천주암지구 C2블록에 분양 중인 공공분양(신혼희망타운)에 견줘선 분양가가 갑절 이상이다. 최근 청약을 마친 과천주암지구 신혼희망타운은 전용면적 55㎡ 분양가가 최고 6억9400만원으로, 공공주택 분양가로는 낮지 않은 수준이었지만 같은 동네 ‘디에이치아델스타’의 17억원대 분양가와 비교되면서 수요자들 사이에서 ‘10억 로또’라는 말이 돌았고 청약 열기도 뜨거웠다.



부동산 업계에선 서울 강남3구(서초·강남·송파구)와 공공택지인 과천주암지구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반면 과천시 민간택지는 상한제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 이런 분양가 차이를 가져온 것으로 보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2023년 1월 부동산경기 활성화를 위해 서울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하고 서울 전역과 과천, 성남, 하남 등의 상한제 적용지역을 모두 해제한 바 있다. 현대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인 ‘디에이치’가 적용된 점도 분양가를 높인 요인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서울이 아닌 곳에 ‘디에이치’를 붙이는 첫 사례”라며 “우면동에 인접한 서울생활권 입지라는 점도 고려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경우처럼 고분양가 아파트가 공급되면 주변 아파트값을 자극하는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우려스럽지만, 자칫 미분양이 발생하면 시장이 더 왜곡되는 폐해가 생길 수도 있다고 본다. 박원갑 케이비(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과천은 전통적으로 강남3구 아파트시장과 동조 현상을 보이는 최상위급 인기 주거지역”이라며 “과천이 강남3구와 다른 분양가 규제 잣대를 적용받는 것은 짚어볼 문제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종훈 선임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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