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열 시스템 피해 폭로와 대응 캠페인 게시물 삭제에 작동
일부 여성들 “당국 조사 안 하면 아이도 없다”…저출산 대책 정부에 압박도
中, 영리 목적 음란물 제작, 판매 또는 유포 행위 종신형에도 N번방 확산 중
일부 여성들 “당국 조사 안 하면 아이도 없다”…저출산 대책 정부에 압박도
中, 영리 목적 음란물 제작, 판매 또는 유포 행위 종신형에도 N번방 확산 중
[서울=뉴시스] ‘마스크 파크 트리홀 포럼’ 같은 음란 채팅 단체방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대응을 촉구하는 한 운동가의 포스터.(출처: CNN) 2025.08.25.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중국에서도 한국에서 문제가 됐던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이 발생해 피해자들이 당국에 대처를 호소하고 있으나 오히려 피해자들이 침묵을 강요당하고 있다고 미국 CNN 방송이 24일 보도했다.
중국어 텔레그램 ‘N번방 수두룩’, 당국 대응은 ‘신고자 검열’
20대 여성 D씨는 전 남자친구가 10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중국어 텔레그램 채널의 한 채팅방에 자신의 사생활 사진과 영상을 유출했다는 사실을 익명의 낯선 사람으로부터 메시지를 받고 서야 알게 됐다.
해당 채널에는 미성년자와 가해자의 친척 등을 포함한 수많은 중국 여성들의 사진과 영상이 올라왔다.
‘마스크 파크 트리홀 포럼(Mask Park Treehole Forum)’이라는 이 채널은 지난 10년 동안 동아시아와 전 세계에서 발견된 음란물 채팅방 중 하나다.
중국에서는 가상사설망(VPN)을 통해서만 텔레그램에 접속할 수 있지만 이와 유사한 소규모 채널들이 많다.
지난달 말 D씨가 자신의 피해 사실을 드러내며 음란 채팅방을 폭로한 뒤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에서 여성의 안전에 대한 대중의 분노를 촉발했다.
중국 여성들은 온라인에서 함께 활동하며 채널(현재는 폐쇄)을 조사하고 당국에 신고하는 방법에 대한 정보를 공유해 왔다.
일부는 조치를 요구하며 “조사 안 하면 아이도 없다”와 같은 슬로건을 내세웠다. 이는 출산율 급락을 막기 위해 정부가 고군분투하는 가운데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위협이었다.
하지만 몇 주 동안 진행된 대규모 온라인 캠페인은 효과가 미미했다.
중국의 검열 시스템이 작동해 D씨의 폭로와 다른 캠페인 참여자들의 게시물을 삭제했다.
일부 온라인 조사관들은 ‘마스크’ 사건을 계속 조사할 경우 개인 정보 유출 및 보복 위협을 받았다고 밝혔다. CNN은 그러한 이메일 중 하나를 검토했다.
한국의 ‘딥페이크 포르노 대응’과 대조
D씨는 7월 18일 웨이보(중국판 카톡)에 “중국에서 N번방이 만연하고 있다. 어떤 여성이든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올혔다.
D씨의 게시물은 4만 개가 넘는 ‘좋아요’와 2만 개가 넘는 리포스트를 받았으나 다음 날 채널이 폐쇄된 것을 발견했다.
일부 온라인 사용자들은 작년 한국에서 있었던 딥페이크 포르노 반대 시위와 유사한 시위를 제안했지만 중국에서는 위험한 행보인 것을 인식했다.
이달 중 900개의 ‘좋아요’를 받은 시위 가능성을 암시하는 게시물 중 하나가 소셜미디어에서 삭제됐다.
이는 한국에서 N번방 사건 관련자들이 검거되고 성범죄 처벌을 강화하는 법이 마련된 것과 대조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일부 활동가들은 양국 간의 심각한 사회적 정치적 차이를 지적한다.
이들은 안정을 중시하는 중국 공산당은 독립적인 활동주의를 위협으로 간주하고 여성 인권 옹호 활동을 강력히 탄압해 왔다고 비판했다.
중국 당국은 국영 언론의 보도에도 불구하고 ‘마스크’ 관련 시위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중국에도 급속 확산 N번방
CNN은 최소 12개의 ‘음란 채팅방’을 발견했다. 이 그룹들은 파트너를 포함한 여성들의 노골적인 영상과 사진, 딥페이크 포르노, 여성 친구 및 동료의 소셜 미디어 계정 이미지를 공유했다.
일부 사용자들은 여성을 폭행하거나 협박했다고 자랑하며, 다른 사용자들에게 사진 속 여성들을 비하하는 말로 모욕하도록 부추겼다.
CNN이 조사한 가장 큰 그룹의 회원 수는 2만 명이 넘었다. CNN이 텔레그램에 해당 단체에 대해 알리자 해당 단체방은 즉시 폐쇄됐다.
텔레그램은 “합의 없이 게시된 음란물이 발견되는 즉시 차단하며 텔레그램 이용 약관을 위반한 사용자는 이용이 금지된다”고 밝혔다.
차단된 채팅방이 새로운 방에 다시 나타나는 것을 어떻게 방지하느냐는 질문에 “텔레그램의 모든 계정은 전화번호에 연결되어 있어 재범하기가 훨씬 어렵고 비용도 많이 든다”고 답변했다.
중국에서 높아지는 대응 촉구 목소리
학생, 변호사, 일부 공연자 등 중국 각계각층의 여성들이 마스크 파크 사건이 훨씬 더 크고 만연한 위험을 나타내는 것이라며 당국에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CNN은 보도했다.
선전의 33세 여성 변호사 프래니(가명)는 “이렇게 대규모적인 집단 범죄는 본 적이 없다”며 마스크 파크 사건이 발생한 이후 하루에 약 6시간씩 무료로 해당 조직을 조사하는 데 전념해 왔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영리를 목적으로 음란물을 제작, 판매 또는 유포하는 행위는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을 경우 최대 2년의 형을 선고받는다.
CNN과 인터뷰한 변호사들에 따르면 텔레그램 채팅방에 연루된 사람들은 기소될 경우 모욕죄와 명예훼손죄로 기소될 수 있다.
지난해 9월 텔레그램측은 합법적인 요청이 있으면 규칙 위반 사용자의 IP 주소와 전화번호를 당국에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설립자 파벨 두로프가 텔레그램이 범죄 활동을 조장했다는 혐의로 프랑스에서 체포된 데 따른 조치다.
☞공감언론 뉴시스 kjdrag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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