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핵 협상, 6월 이스라엘의 기습 공격 후 중단…
'영국·독일·프랑스' 유럽 3개국과 26일 핵협상 재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24(현지시간) 테헤란의 한 모스크에서 가진 공개연설에서 미국과의 직접 협상을 거부했다. 하메네이 지도자의 공개연설은 지난 6월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발생한 '12일 전쟁' 이후 처음이다. /AFPBBNews=뉴스1 |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핵 프로그램 포기를 압박하는 미국과의 직접 협상을 공개적으로 거부했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아랍 매체 알자지라 등은 이란 국영 언론을 인용해 하메네이 지도자가 이날 테헤란의 한 모스크에서 공개 연설을 통해 "그들은 이란이 미국에 순종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이란 국민은 그런 잘못된 기대에 맞서 전력을 다해 저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 대한 구호(비난 구호)를 내지 말고 미국과 직접 협상하자고 하는 사람들은 겉모습만 보는 것"이라며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하메네이 지도자의 이번 공개연설은 지난 6월 이스라엘과의 '12일 전쟁' 이후 두 달 만에 처음이다. 12일 전쟁 기간 피신설이 불거졌던 그는 지난달 5일 테헤란에서 열린 종교행사에 참석하며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었다. 당시 공개적으로 연설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었다.
하메네이 지도자의 이번 발언은 미국과 이란 간 핵 협상이 이스라엘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12일 전쟁 이후 중단되고, 유럽 주요 3개국(영국·프랑스·독일)과의 핵 협상 재개를 합의한 상황에서 나왔다. 미국과 이란은 애초 6월 15일 6차 핵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로 협상 계획이 무산됐고, 이란은 미국의 추가 경제 제재에도 우라늄 농축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고수하고 있다.
6월29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에빈 교도소 내 의무동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손된 채 남아 있다. /AP=뉴시스 |
미국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은 지난달 30일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의 대이란 제재를 발표했다. 당시 재무부는 제재가 하메네이 지도자의 정치·군사·핵 고문인 알리 샴카이의 아들 모하마드 호세인 삼카니가 운영하는 해운 제국을 겨냥했다며 "2018년 이후 최대 규모의 제재"라고 설명했었다.
하메네이 지도자는 이날 연설에서 12일 전쟁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체제를 흔들려는 목적으로 발생한 "이란 역사상 가장 격렬한 직접 충돌"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쟁 첫날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직후 미국이 유럽에서 이란의 차기 정부를 논의했다. 미국은 궁극적으로 이란의 복종을 꾀한다"며 "적의 전략은 이란 내 불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란과 유럽 3개국 간 핵 협상은 26일에 재개될 예정이다. 유럽은 앞서 이달 말까지 이란 핵 협상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2015년 핵 합의의 '스낵백' 제재를 시행하겠다고 경고했다. 스냅백은 프랑스, 독일, 영국이 당사국으로 참여한 2015년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 담긴 조항이다. 당시 당사국들은 대이란 경제 제재 해제에 합의하면서 당사국 중 한 곳이라도 이란이 합의를 준수하지 않았다고 문제를 제기하면 해제한 제재를 모두 복원하는 스냅백 조항을 단서로 달았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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