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일으킨 금리 인하 기대 훈풍이 국내 증시도 따듯하게 데웠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14일 이후 약 10일 만에 3200선을 회복했고, 코스닥 지수는 800선을 눈 앞에 뒀다.
투자자들의 다음 시선은 한미 정상회담에 쏠릴 전망이다. 지난달 한미 관세 협상 이후 구체적인 시행 방안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미 협력 방안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에 원전 등 일부 업종 주가가 벌써 들썩이는 모습을 보였다.
코스피 지수는 25일 전 거래일 대비 41.13포인트(1.3%) 오른 3209.86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0.88% 상승하며 출발한 코스피 지수는 장 초반 상승폭을 줄이는 듯 했지만, 오후 들어 3200선에 안착하는 데 성공했다.
투자자들의 다음 시선은 한미 정상회담에 쏠릴 전망이다. 지난달 한미 관세 협상 이후 구체적인 시행 방안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미 협력 방안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에 원전 등 일부 업종 주가가 벌써 들썩이는 모습을 보였다.
2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1.30% 상승한 3209.86로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도 1.98% 상승해 798.02로 거래를 마쳤다./뉴스1 |
코스피 지수는 25일 전 거래일 대비 41.13포인트(1.3%) 오른 3209.86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0.88% 상승하며 출발한 코스피 지수는 장 초반 상승폭을 줄이는 듯 했지만, 오후 들어 3200선에 안착하는 데 성공했다.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2520억원, 268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개인은 3869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날 투자 심리를 자극한 것은 미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였다.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22일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열린 잭슨홀 미팅 기조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은 우리 목표에 훨씬 더 가까워졌고, 노동 시장은 냉각됐다”며 “우리는 정책 기조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장은 이 발언을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큰 신호라고 해석했다.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던 연준의 시선이 노동 시장으로 옮겨가면서 금리 인하에 힘을 실었다는 취지다. 미국의 기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눈치 보기에 나섰던 자금이 주식 시장에 대거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준영 DS증권 연구원은 “이번 연설은 시장이 기대해 온 금리 인하 신호를 줬다”며 “금리 인하가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을 자극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를 확인했고, 위험자산 선호 심리는 당분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은 한미 정상회담과 정책 이슈로 옮겨갈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각) 오후 미국 워싱턴에 도착해 25일 오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에 나선다. 정상회담에서는 한미 동맹과 함께 경제 분야가 의제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달 30일 타결한 관세 협상과 관련한 후속 조치 청사진이 그려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미국 방문에는 경제사절단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회장, 구광모 LG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등 재계 총수가 대거 동행한다.
이날 시장에서 원전주가 강세를 보인 것도 정책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원자력 분야 한미 협력 방안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원전주가 주목받은 것이다. 한전산업은 전 거래일 대비 6.11% 올랐고, 두산에너빌리티(5.95%), 현대건설(2.88%), 비에이치아이(1.93%) 등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이날 한미 정상회담에서 원자력 관련 협력 방안과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이 추진될 예정”이라며 “한국은 우수한 사업관리, 시공 기술력, 원전기기 제작 능력 등 원전 공급망을 갖춰 미국은 한국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지난 주말 연달아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던 노란봉투법과 2차 상법 개정안도 이날 주가 향방에 영향을 미쳤다. 두 법안은 24시간 필리버스터를 거치는 등 논란 속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특히 노란봉투법이 통과하면서 향후 무인화 수요가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로봇 관련주가 큰 관심을 받았다. 기업들이 노조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로봇과 자동화 설비 도입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레인보우로보틱스(10.08%), 두산로보틱스(4.79%), 나우로보틱스(7.68%) 등 로봇 관련주가 일제 강세를 보였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5.51포인트(1.98%) 오른 798.02로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268억원, 792억원씩 순매수했고, 개인은 홀로 2841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로봇주 중심으로 강세를 보였으며, 바이오·엔터 일부 종목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비만 치료제 가격 하락이 본격화되면서 미용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8.56% 상승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환율은 전날보다 4원(0.03%) 내린 1385.5원으로 마감했다.
이병철 기자(alwaysam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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