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각)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가자시티 하늘 위에 검은 연기가 가득하다. 가자시티/AP 연합뉴스 |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북부 인구 밀집 지역 가자시티 외곽 지역 공습을 이어가며 가자시티 지상군 본격 침공 시기를 조율하는 가운데, 가자지구에서는 또 8명이 굶주림으로 숨지고 60여명이 공습으로 숨졌다. 인구 약 80만명으로 추산되는 가자시티에서는 수천명의 주민들이 집을 두고 남쪽으로 떠났으나, 여전히 가자시티에 남는 이들이 더 많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24일(현지시각) 가자지구 보건부는 하루 동안 기아로 8명이 사망했고 이중 어린이 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아사한 이는 총 289명으로, 이중 어린이가 115명이다. 또 이스라엘 공습으로 가자 전역에서는 64명이 숨지고, 278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2023년 10월7일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사망자는 6만2686명, 부상자는 15만7951명이다.
알자지라는 팔레스타인 민방위대를 인용해 이달 6일 이스라엘 정부가 가자지구를 완전 점령하겠다고 밝힌 이후 가자 지구의 제이툰과 사브라 지역에서 1천개 넘는 건물이 완전히 파괴되었다고 이날 보도했다. 또 부서진 건물 잔해에 갇힌 이들 구조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자시티로의 이스라엘군 작전 계획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았지만, 이스라엘군은 가자시티 주변 외곽 지역인 자발리야, 제이툰, 사브라를 공습해 건물과 주택을 파괴하며 병력 증파 시기를 기다리는 중이다. 이스라엘은 현재 중재국인 이집트와 카타르를 통한 휴전 협상 재개 여지를 남겨두고 있는 동시에, 군사 공세 확대를 위한 6만명의 예비군을 새로 소집하고 기존 병력 2만명의 복무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예비군에 내려진 동원령 기한은 9월초로 이 무렵 이스라엘군의 가자시티 공습이 시작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24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인들이 가자시티에 도착한 인도적 물품 구호트럭에서 밀가루를 운반하고 있다. 가자시티/AP 연합뉴스 |
영국 가디언은 가자지구 전체 인구 약 210만명 중 최대 절반 가량이 가자시티에 거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수천명이 차량과 나귀 등에 짐을 싣고 가자지구를 떠났다고 전했다.
그러나 여전히 가자시티를 떠나지 않는 이들이 더욱 많았다. 모하마드(40)는 로이터에 “아내와 세 딸을 데리고 가자시티 집을 떠나야 했던 횟수를 세는 것을 그만뒀다”면서 “어디든 안전한 곳은 없다. 위험을 감수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8명의 가족을 둔 아야(31)는 가디언에 “우리는 떠나지 않을 것이다. 집에 폭격이 떨어지게 내버려두라”라며 “떠나려고 해도 텐트를 살 돈도 없고 교통비도 낼 수 없다. 배고프고 두렵고 돈도 없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이스라엘군에 의해 가자지구에 구금되었던 직원이 4주 만에 석방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21일 이스라엘군은 가자 중부 다이르알발라흐 지역의 세계보건기구 사무소와 창고를 공격한 뒤 직원 1명을 구금해왔다.
같은 날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시드니, 브리즈번, 맬버른 등 전국 40곳 이상에서 수천명의 시민들이 참여하는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가 진행됐다. 앞서 오스트레일리아 정부가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한다는 결정을 내린 데 이어 이스라엘 극우 성향의 심차 로스만 의원의 비자를 취소하자,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주재 오스트레일리아 외교관 비자를 취소했다. 덴마크와 그리스에서도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에 많은 시민들이 참여했다.
24일(현지시각)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에서 열린 ‘자유로운 팔레스타인을 위한 덴마크 전역의 거리 시위’에서 1만명의 시민들이 가자전쟁 종식과 덴마크 정부의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을 촉구하고 있다. 코펜하겐/AFP 연합뉴스 |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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