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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액 소포 면세 종료…美소비자·글로벌 중소상인 직격

이데일리 방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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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액 소포 면세 종료…美소비자·글로벌 중소상인 직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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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달러 무관세’ 전면 폐지…관세 폭탄 현실로
美소비자 해외직구 가격 급등…국가별 관세 달라 혼란
판매 중단도 잇따라…"전자상거래 업계 재편 불가피"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정부가 소액 물품에 적용했던 무관세 혜택 ‘디 미니미스’(de minimis) 제도를 전면 폐지하면서 세계 각국의 중소 상공인들과 미 소비자들이 큰 혼란에 직면했다. 유럽 및 아시아 주요국 우체국과 물류업체들이 미국행 배송을 잇따라 중단하면서 전자상거래 기반 비즈니스 모델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사진=AFP)

(사진=AFP)




CNN방송은 24일(현지시간) 미국이 오는 29일부터 800달러 이하 소액 물품에 제공했던 관세 면제 혜택을 공식 폐지함에 따라 아마존 하울, 틱톡숍, 엣시(Etsy), 쇼피파이 등과 같은 글로벌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 관세국경보호청(CBP)에 따르면 지난해 13억건 이상의 소액 택배가 미국으로 반입됐다. 하루 평균 400만건 이상을 처리한 셈이다.

디 미니미스로 불렸던 이 제도는 해외 온라인 중소 상공인들의 미국 시장 진출을 가능케 한 핵심 통로였다. 하지만 미국 내부에서 쉬인, 테무, 알리익스프레스 등 중국의 저가 온라인 업체들이 이를 악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5월 중국과 홍콩에서 발송되는 소포 반입을 중단했다.

이후 지난달 말 그는 오는 29일부터 다른 모든 국가들로 적용 대상을 확대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펜타닐 등 마약을 비롯해 불법 무기 부품, 미 기업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는 상품 등이 여전히 흘러들어오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접경국인 캐나다를 비롯해 독일, 벨기에, 영국, 오스트리아, 스페인, 프랑스 등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이 국제 우편·소포 접수를 멈췄다. 한국, 인도,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들도 관련 서비스를 더이상 제공하지 않는다.

인기 저가 쇼핑몰과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 업계 전반에서도 대대적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미 소비자들이 80~200달러(약 11만~28만원)를 더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더이상 지갑을 열지 않을 것으로 보여서다. 국가별로 상호관세가 15% 이하인 국가는 소포당 80달러, 16~25%는 160달러(약 22만원), 25% 초과는 200달러가 각각 부과된다.


캐나다 밴쿠버에 본사를 둔 애보트 아뜰리에 주얼리는 고객들에게 “해결책을 찾을 때까지 주문 접수를 일시 중단할 것”이라며 25일이 주문 마감일이 될 것이라고 공지했다. 영국의 뜨개용품 업체 울 웨어하우스도 대미 수출 추가 비용이 평균 50%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며 지난 21일부터 배송을 중단했다.

상당수 온라인 판매업자 또는 업체들이 미국 시장에서 아예 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영국 보석 제조업체 셰드 메이드는 29일부터는 미국인 고객의 주문을 받지 않겠다고 예고했다. 이 회사는 미 고객들이 전체 주문의 50%를 차지해 큰 타격이 예상된다.

전자상거래 플랫폼들은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엣시와 쇼피파이는 판매자들에게 배송 라벨 구매시 관세를 포함하도록 권고하며 소비자 경험 악화를 최소화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플랫폼 내 다수 판매자들이 비용 부담을 이유로 미 고객 대상 판매를 중단했다.


일부 중소사업자들은 추가 비용을 소비자에게 떠넘기겠다는 방침이다. 한국 화장품 브랜드 올리브영은 27일부터 구매 금액과 관계없이 모든 주문에 15%의 관세가 부과된다고 밝혔다.

미국 내 패션·잡화 업계는 이미 저가 중국산 제품 유입 등으로 사업구조 변화 압박을 받아왔지만, 직구족과 저소득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내수 물가만 올라간다”는 반발이 거세다. 이들은 소비자 선택권이 크게 줄고, 해외 쇼핑에 따른 저가 메리트도 사라지게 됐다고 비판하고 있다.

CNN은 “이번 조치가 장기화할 경우 글로벌 중소 상공인들의 비즈니스 모델은 전면 재편이 불가피하다. 미 소비자들은 이미 인플레이션 압박을 받고 있는데 관세 부담까지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면 직구 수요가 급감할 것”이라며 “글로벌 셀러들은 미 시장 대신 다른 지역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