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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동냥이나 어깨너머 정보가 아닌 전문가의 진짜 유럽여행 [여책저책]

매일경제 장주영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semiangel@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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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동냥이나 어깨너머 정보가 아닌 전문가의 진짜 유럽여행 [여책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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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한 귀동냥으로 듣거나 어깨너머로 본 정보가 여행 중 "아차!" 하게 할 수도 있다. 여책저책은 누군가에는 '버킷리스트 여행지' 중 한 곳인 스위스를 문화와 예술적 관점에서 스위스 대사관 출신 전문가가 살뜰히 소개하는 책과 미술 교사를 역임한 저자가 교과서 속 유럽의 이곳저곳을 직접 안내하는 책을 만난다.

예술책 같지만 여행 가이드북

스위스 예술 여행

윤서영 지음, 3만원

책 '스위스 예술 여행'은 예술 서적 같지만 실제는 여행 가이드북으로, 무려 408쪽의 분량을 자랑한다. 저자 윤서영의 욕심(?)인가 싶지만, 그가 걸어온 길을 쭉 살펴보면 수긍이 간다. 영자 일간지 기자로, 또 여러 잡지와 방송 등을 넘나들며 문화와 여행 분야에서 10여 년간 콘텐츠를 만들었다. 이후 주한스위스대사관 문화공보담당관으로 일하던 그는 요새 '더 서울 컬렉티브'를 설립해 한국과 해외 간 문화 이해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다. 더구나 어린 시절 외교관인 아버지를 따라 스위스에 거주하며 학창 시절을 보낸 그는 세계적인 디자인 학교인 파슨스 디자인 스쿨에서 전략디자인경영 석사 학위까지 취득했다.

저자는 스위스를 여러모로 두루 살폈다. 현지인이 아니면 찾을 수 없는 비밀스러운 공간은 물론이고 자연과 휴양으로만 알려진 스위스를 뛰어넘어 예술과 문화, 건축과 디자인 등의 시선으로 풀어냈다. 따라서 이 책은 예술서보다는 여행 가이드북에 어울린다. 기존 여행서가 정보 중심의 서술인 반면 이 책은 스위스 현지 예술가·건축가·디자이너·문화기획자 등 문화예술계 인물 38명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고 그들이 사랑하는 장소를 소개했다. 책 속 293곳의 장소는 인터뷰이들이 직접 즐기고 애정을 갖고 추천한 곳들이다. 이 중에는 이미 잘 알려진 미술관이나 박물관도 있지만 개인의 감각이 담긴 숨은 명소도 많다. 로컬 카페와 레스토랑, 호수와 산책로, 작업실과 공방, 바와 클럽 등은 인터뷰이들의 창작과 사고, 삶이 투영된 장소들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책 속 스위스 여행은 예술로 도시를 읽는 일이자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장소를 걷는 여정이다.


아이와 엄마의 호기심 담은 모험

교과서로 떠나는 유럽 여행

남화정 지음, 1만9500원


오랫동안 아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친 저자 남화정은 영국에 살면서 딸 엘라와 그림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며 수없이 여행을 다녔다. 시간이 지나며 이런 순간을 반복하면서 갈수록 그 여정이 깊고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러다 이야기를 따라 지도를 그리기를 여러 번. 그 지도를 따라 글을 쓰며 책 '교과서로 떠나는 유럽 여행'의 출간까지 이어졌다. 저자는 아이와 함께 무언가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마음으로 경험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전한다.

그런 면에서 유럽은 우리나라에서 꽤 멀리 떨어져 있어 가볍게 떠날 만한 곳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유럽의 문화는 우리 일상 곳곳에 스며들어 있어 여행으로 도전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아이들도 재밌게 읽는 그리스·로마 신화는 물론 미술 교과서에 나오는 화가의 작품들, 음악 교과서에 나오는 클래식 음악도 대부분 유럽에서 전해졌다. 이뿐만 아니라 영어, 사회, 과학 등 교과서에서 배우는 많은 주제가 유럽의 역사와 연결돼 있다. 책은 하나의 이야기를 읽고 나면 저자가 추천하는 책과 영화로 이어진다. 아이가 어떤 주제에 대해 깊이 파고드는 재미를 느껴보게끔 구성했다. 중간중간 유럽 10개국의 요리도 실었다. 저자가 아이와 함께 마스킹테이프로 작업한 100여 개의 요리 삽화가 그것이다.

책에는 아이에게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은 엄마의 바람과 미지의 세계를 향한 호기심 가득한 아이의 모험이 담겨 있다. 낯선 문화를 경험하며 길어 올린 책 속 생생한 정보들은 아이에게 지루하지 않은 교과 연계는 물론 읽는 즐거움을 전한다.

[장주영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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