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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식 카레'와 '안동 소주'로 우호 다진 이재명 대통령·이시바 총리 '뒷 얘기'

머니투데이 도쿄(일본)=김성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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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식 카레'와 '안동 소주'로 우호 다진 이재명 대통령·이시바 총리 '뒷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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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23일(현지 시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한일 소인수 정상회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8.24. bjko@newsis.com /사진=최동준

[도쿄=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23일(현지 시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한일 소인수 정상회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8.24. bjko@newsis.com /사진=최동준



"이번 한일정상회담에 대해 일본 언론 중에는 '기쁜 서프라이즈'라고 본 곳도 있습니다. 양 정상관 개인적 교분과 신뢰가 높아졌습니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24일 오전 일본 도쿄 시내 한 호텔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지난 23일 진행된 한일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지난 23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만나 약 두 시간 동안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지난 6월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가 열린 캐나다에서 첫 정상회담을 한 지 약 두 달 만에 만남이자 당시 약속했던 '셔틀외교 재개'를 복원한 자리다.

위 실장은 이날 회담과 회담 이후의 뒷 이야기도 밝혔다.

위 실장은 "회담은 당초 예정됐던 시간을 훌쩍 넘겨 약 두 시간 동안 진행됐다. 소인수회담은 원래 20분 가량 예정됐었는데 한일 관계와 한미일 협력에 대한 정상 간 허심탄회한 논의가 이어져 1시간 동안 진행됐다"며 "양 정상이 두 달 만에 다시 만났음에도 오랜 시간 회담을 한 것은 그만큼 지역 국제정세가 격변하고 공동 대응할 과제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전날 이 대통령 측과 이시바 총리 측은 정상회담 이후 공동언론발표문을 내고 양국의 협력 방향에 대해 공감대를 확인했다. 공동선언문은 그동안 주로 우리 정상의 국빈 방일 계기로 발표됐는데 1998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전 총리 사이의 공동선언과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 사이의 공동선언이 대표적이다. 2003년 이후 공동선언문 채택은 없었다.

이번 이 대통령의 방일은 실무 방문 형태였다. 위 실장은 "이번 정상의 방문은 급히 추진됐기에 실무진 간에는 공동문서를 만들지 않는 방향으로 협의를 진행했었다"면서도 "이 대통령께서 모처럼 셔틀외교가 재개되는 계기인 만큼 공동문서를 만드는 게 좋지 않겠나란 지시를 하셨고 이후 실무진이 협의해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한일공동언론발표문이 문서 양식으로 배포된 것은 이번이 17년 만이다.


[도쿄=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23일(현지 시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한일 소인수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8.24. bjko@newsis.com /사진=

[도쿄=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23일(현지 시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한일 소인수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8.24. bjko@newsis.com /사진=



한일정상회담 후 양 정상 측 만찬은 이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 내외, 그리고 공식 수행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 우리 측에서는 위 실장, 김용범 정책실장 등이, 일본 측에서는 이와야 외무대신과 다치바나 관방부장관 등이 참석했다. 회담과 만찬은 합쳐서 총 3시간30분간 진행됐다.

만찬 메뉴로는 안동 소주와 카레가 올라왔다. 이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안동을 배려한 것으로 풀이됐고 이시바 총리는 대학 재학 시절 4년 내내 카레를 즐겼을 정도로 '카레광'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날 카레는 인터넷상에 회자된 이시바 총리의 요리법을 딴 '이시바식 카레'였다는 설명이다. 또 이시바 총리의 고향인 도토리현 맥주도 안동소주와 나란히 배치됐고 이 대통령이 좋아하는 과일로 알려진 복숭아(백도)도 올라 한일 우호 관계를 상징했다.

위 실장은 "한국을 배려하는 여러 모습들이 과찰됐다"며 "그 외 요리로 안동찜닭이 나왔고 김치 고명을 얹은 '한국식 장어구이' 요리도 있었다. 만찬 자리에서는 안동의 관광명소들 사진도 내놓고 그것을 주제로 하회마을, 도산서원, 월영교 등에 대한 대화도 이어졌다"고 했다.


이 대통령 내외와 이시바 총리 내외는 만찬 후 다른 층의 '화실'로 자리를 옮겨 두 내외만 식후주를 나누며 친분을 더 돈독히 다졌다는 설명이다.

만찬장에서는 유머와 감동도 오갔다. 이 대통령은 "옛 일본 유명 걸그룹 캔디즈의 노래를 들으며 카레를 먹는 청년 이시바 총리의 모습이 떠오른다"고 해 웃음을 안겼다. 또 "이시바 총리가 한국 라면을 좋아한다해 출시된 모든 라면을 가져오려 했지만 부피가 너무 커서 포기했다"고도 했다.

김혜경 여사는 "이시바 총리가 당선될 때 총리 부인 이시바 요시코 여사가 눈물 흘린 모습을 보고 정서적 공감대를 느꼈다"고도 했다. 이에 일본 측 배석자들은 "선거에서 역전해 이시바 총리가 승리했을 때 모두가 울컥했다"고 떠올렸다.


[도쿄=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부인 이시바 요시코 여사와 23일(현지 시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한일 정상 내외 친교행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8.24. bjko@newsis.com /사진=최동준

[도쿄=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부인 이시바 요시코 여사와 23일(현지 시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한일 정상 내외 친교행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8.24. bjko@newsis.com /사진=최동준



위 실장은 이번 방일에 대한 총평을 하며 "이 대통령이 취임 후 2개월 만에 일본을 방문해 셔틀외교를 조기 복원시켰다"며 "일본과 미국을 연계 방문함으로써 한일, 한미일 협력 강화를 실현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 정상간 전략적 소통 강화를 통해 범정부적인, 정상 이하의 각급 레벨에서도 소통하기로 했다"며 "정상 간 개인적 교분과 신뢰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시바 총리는 이 대통령의 자서전인 '그 꿈이 있어 여기까지 왔다'의 일본어 번역판을 읽었다며 서명을 요청하기도 했다.

한편 양 정상의 회담 중 난제들도 오갔던 것으로 파악된다.

과거사에 대한 논의가 있었는지 질문에 위 실장은 "과거 문제와 관련해 상당시간 할애해 논의했지만 합의 도출을 추구한 것은 아니었다"며 "논의의 주안점은 우리가 이 문제에 과연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이재명 정부와 이시바 정부가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에 대한 철학적 논의였다. 이 대통령은 평소의 발언을 많이 했고 일본도 진솔한 반응이 있었다. 이시바 총리는 일본 정치인 중 (과거사에 대해) 건설적, 전향적인 입장을 갖고 계신 분이란 말씀으로 갈음하겠다"고 말했다.

또 일본산 수산물 수입 규제 완화도 논의됐는지 질문에 위 실장은 "전반적, 포괄적으로는 논의됐지만 구체적으로 논의는 안됐다"며 "이시바 총리께서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표명하신 부분은 있었다"고 했다.

[도쿄=뉴시스] 고범준 기자 =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24일(현지 시간) 일본 도쿄 한 호텔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한일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08.24. bjko@newsis.com /사진=고범준

[도쿄=뉴시스] 고범준 기자 =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24일(현지 시간) 일본 도쿄 한 호텔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한일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08.24. bjko@newsis.com /사진=고범준



도쿄(일본)=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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