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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러 파병군 '극진 예우'…맞담배 이어 유가족 앞 무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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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러 파병군 '극진 예우'…맞담배 이어 유가족 앞 무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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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파병 군인들에게 '국가표창 수여식'
전사자 101명 초상 옆 직접 메달 달아
유가족에게 고개…어린이 안아주기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파병한 군인들에게 국가표창을 수여하고, 유가족들에겐 무릎을 꿇고 위로했다. 파병의 정당성과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뉴시스.조선중앙TV 갈무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파병한 군인들에게 국가표창을 수여하고, 유가족들에겐 무릎을 꿇고 위로했다. 파병의 정당성과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뉴시스.조선중앙TV 갈무리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파병한 군인들에게 국가표창을 수여했다. 전사자 101명의 초상 앞에선 이를 어루만지며 눈물을 보였고 유가족들에겐 무릎을 꿇고 위로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북러 밀착과 파병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은 22일 대외매체 조선중앙통신과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을 통해 "조선인민군 해외작전부대 지휘관·전투원들에 대한 국가표창 수여식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진행됐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수여식에는 파병 군인들을 비롯해 전사자 유가족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 국방성 주요 지휘관, 인민군 대연합부대 군정지휘관 등이 참석했다. 행사 개최 날짜는 따로 공개되진 않았다.

김 위원장은 연설을 통해 "내가 제일로 중시하고 만족스럽게 평가하는 것은 백전백승 조선인민군의 명성이 70여 년 역사에서 가장 엄격한 검증을 받았으며 전쟁에 만반으로 준비된 우리 군대의 실상이 뚜렷이 확인된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번 연설에서 파병 군인들의 자폭이 있었다고 밝혔다. 파병된 북한군에게 포로가 되는 길은 '조국 대한 배신'으로 자폭을 택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뉴시스.조선중앙TV 갈무리

김 위원장은 이번 연설에서 파병 군인들의 자폭이 있었다고 밝혔다. 파병된 북한군에게 포로가 되는 길은 '조국 대한 배신'으로 자폭을 택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뉴시스.조선중앙TV 갈무리


이어 "이제는 그 어느 나라 군대든 우리 군대와 맞붙으면 무주고혼(無主孤魂·자손이나 모셔 줄 사람이 없어서 떠돌아다니는 외로운 혼령)의 신세를 면치 못한다는 것이 정설로 됐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러시아'를 직접 언급하지 않고 △꾸르스크(쿠르스크) 영토 해방에 기여한 동무들의 정신 세계 △이역의 해방지역 △해외작전부대 지휘관과 전투원 동무 △해외작전 참전자 등을 일컬으며 "세계 전쟁사의 사변으로 된다"고 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화구를 막는 나이는 18살이라던 통념을 초월해 30대, 40대 군관들이 앞장에 서서 적화점을 몸으로 막았다"며 "시신도 남길 수 없는 자폭의 길을 서슴없이 택하고 자기 지휘관에게 날아 오는 흉탄을 기꺼이 막아나선 사실은 나에게 강한 충격을 주었다"고 선전했다.

파병된 북한군에게 포로가 되는 길은 '조국 대한 배신'으로 자폭을 택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김 위원장은 전사자 101명의 초상을 쓰다듬고 그 옆에 '공화국영웅메달'을 직접 달아주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북한군 철수 여부를 밝히지 않으면서도 "해외 군사작전의 승리적 종결"이라고 했다. /뉴시스.조선중앙TV 갈무리

김 위원장은 전사자 101명의 초상을 쓰다듬고 그 옆에 '공화국영웅메달'을 직접 달아주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북한군 철수 여부를 밝히지 않으면서도 "해외 군사작전의 승리적 종결"이라고 했다. /뉴시스.조선중앙TV 갈무리


김 위원장은 파병 군인들을 '영웅부대'라고 치켜세우며 "수도(평양)의 일각에는 위대한 참전자들의 공훈을 길이 전해 갈 전투위훈기념관과 전투위훈기념비가 건립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또 김 위원장은 "우리 공화국 무력이 결행한 해외군사작전에는 6개월 남짓한 기간에 옹근 하나의 군집단이 모두가 영웅적 위훈자로 됐다"고 밝혔다.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북한의 1차 파병 시기는 지난해 10월이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6개월'은 전체 파병 기간 중 가장 격렬했던 전투를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북한군 철수 여부를 밝히지 않으면서도 "해외 군사작전의 승리적 종결"이라고 했다. 또 "총포탄이 작렬하던 이역의 해방지역에 격전의 자취는 사라지고 머지않아 모든 것이 변모될 것"이라고 말했는데, 우크라이나전 종전 협상과 관련한 언급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수여식에 참석한 파병 군인들에게 '공화국영웅칭호'를 수여하며 이들과 포옹하기도 했다. 얼굴을 어루만지는 모습도 포착됐는데, 김 위원장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있었다.


김 위원장이 파병 군인들과 유가족들에게 극진한 예우를 다하는 것은 파병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애민 지도자의 이미지를 부각,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로 보인다. /뉴시스.조선중앙TV 갈무리

김 위원장이 파병 군인들과 유가족들에게 극진한 예우를 다하는 것은 파병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애민 지도자의 이미지를 부각,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로 보인다. /뉴시스.조선중앙TV 갈무리


김 위원장은 전사자 101명의 초상을 쓰다듬고 그 옆에 '공화국영웅메달'을 직접 달아주기도 했다. 또 유가족에게 허리를 숙여 애도를 표하고, 전사자의 어린 자녀들로 보이는 아이들을 끌어안아 위로를 전했다.

무릎을 꿇기도 한 김 위원장은 "유가족들 앞에 서고 보니 우리를 믿고 맡긴 귀한 아들들, 아직은 너무도 푸르게 젊은 생들을 지켜주지 못한 안타까움과 미안함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행보는 파병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애민 지도자의 이미지를 부각,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전날 수여식 참석을 위해 북한으로 돌아온 군 지휘관들을 집무실로 불러 '맞담배'를 허용하는 이례적인 모습도 보였다.

장윤정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전사자 101명의 초상과 관련해 "북한 파병 군인의 이름과 사진이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으로 보인다"며 "다만 그 규모와 관련돼서는 현재 예단하지 않고 관련 사항을 조금 더 주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지난 4월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회의를 통해 파병 북한군 600여 명이 사망하는 등 총 47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이 공개한 이번 전사자는 우리 정보 당국이 파악한 규모의 6분의 1 수준으로 차이가 크다.

장 부대변인은 사망자 수와 관련해 "그 의도에 대해서도 예단하지 않겠다"며 "관련 동향을 조금 더 주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js881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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