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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노믹스’ 속초서 75억 증명…피날레 광주, 200억 효과 낼까

매경이코노미 박수호 매경이코노미 기자(suhoz@mk.co.kr), 지유진 매경이코노미 인턴기자(jyujin1115@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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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노믹스’ 속초서 75억 증명…피날레 광주, 200억 효과 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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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군, 오늘부터 대만 포위 전방위 훈련…무력 경고
하루 75억원, 방문객 88%가 외지인
‘싸이 흠뻑쇼’가 쓴 지역경제 활성화 신화
올해 마지막 투어 광주, 2일간 공연
도시 규모·피날레 효과 더해 ‘역대급’ 기대


속초시에서 열린 싸이 흠뻑쇼. (사진=속초시 제공)

속초시에서 열린 싸이 흠뻑쇼. (사진=속초시 제공)


지난 7월 26일, 강원도 속초는 ‘싸이’라는 거대한 태풍의 영향권에 들었다. 가수 싸이의 ‘흠뻑쇼’가 열린 단 하루, 인구 8만의 도시에 무려 75억 원이 넘는 돈이 돌았다. 공연이 없던 전주 같은 날(60억 원)과 비교하면 소비액이 25% 이상 급증한 수치다. ‘싸이(Psy)’와 ‘이코노믹스(Economics)’를 합친 ‘싸이노믹스’라는 말이 더는 과장이 아님을 숫자로 증명한 순간이다.

성공의 핵심은 ‘외부 활력의 내부 유입’이다. 이날 속초를 찾은 방문객 2만 3855명 중 무려 88%(2만 1000여 명)가 외지인이었다. 이들이 쓴 돈만 51억 원에 달한다. 속초시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공연이 밤늦게 끝나는 점을 고려해 사전에 ‘야간 연장 영업’ 업소를 모집했고, 88개 업소가 자발적으로 참여해 외지인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그 결과 방문객 5명 중 1명(22.3%)은 속초에서 하룻밤을 묵는 ‘체류형 소비’로 이어졌다. 단순한 당일치기 이벤트를 숙박과 관광으로 연결한, 민관 협력의 성공 모델이다.

올해 피날레 광주, 최소 150억+α 기대
이제 시장의 눈은 23일과 24일, 올해 ‘흠뻑쇼’의 마지막 투어 장소인 광주로 쏠린다. 과연 광주는 속초의 성공 신화를 뛰어넘을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추정의 근거는 세 가지다. 첫째, ‘공연 기간’이다. 속초는 단 하루 공연으로 75억원의 효과를 냈다. 광주는 이틀간 열린다. 단순 계산만으로도 150억원의 경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둘째, ‘도시의 규모’다. 속초(인구 8만)와 달리 광주는 인구 140만명의 거점도시다. 숙박, 요식업 등 소비 인프라의 규모 자체가 다르다. 외부에서 유입된 관광객들이 돈을 쓸 수 있는 저변이 훨씬 넓다는 의미다. 전남·북 등 인근 지역에서의 접근성도 뛰어나 더 많은 광역 관객을 흡수할 수 있다.

셋째, ‘피날레 프리미엄’이다. 올해 투어의 마지막이라는 상징성은 “이번이 아니면 1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소비 심리를 자극한다. 티켓을 구하지 못한 팬들까지 현장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 몰려들 가능성이 크다. 이는 단순 공연 관람객 수를 넘어서는 추가적인 유동인구 증가와 소비 유발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변수들을 종합하면, 광주 흠뻑쇼는 이틀간 최소 150억원을 넘어, 피날레 효과와 도시 규모를 감안할 때 최대 200억 원에 육박하는 경제적 파급 효과를 창출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이 나온다.

‘싸이노믹스’를 넘어 ‘스위프트노믹스’로
‘디 에라스 투어’(The Eras Tour)에서 테일러 스위프트의 모습. (사진=AP연합뉴스)

‘디 에라스 투어’(The Eras Tour)에서 테일러 스위프트의 모습. (사진=AP연합뉴스)


이런 현상은 비단 한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스위프트노믹스(Swiftonomics)’라는 용어가 이미 경제학계의 주요 화두로 자리 잡았다. 미국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의 ‘에라스 투어’는 콘서트 역사상 최고 수익(약 1조 4000억원)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공연이 열리는 도시마다 단기간에 숙박·교통·식음료 소비를 폭증시켜 지역 경제 자체를 견인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경제동향보고서에서 “스위프트 콘서트가 지역 호텔 매출을 팬데믹 이후 최고치로 끌어올렸다”고 공식 언급할 정도다.

‘싸이노믹스’는 한국형 ‘스위프트노믹스’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대전시가 ‘노잼도시’ 오명을 벗기 위해 개최한 ‘0시 축제’가 9일간 4021억원의 경제 효과를 낸 것처럼, 이제 잘 기획된 축제와 공연은 지역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드는 핵심 전략이 됐다. ‘흠뻑쇼’의 물줄기가 광주에서 어떤 경제적 결실로 이어질지,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엄청난 인구가 몰리는 대형 콘서트 인근 주변 상권에서 먹고 마시고 숙박하는 구매가 활발히 이뤄지며 경제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런 효과가 반복돼 경제의 선순환을 이뤄내기 위해선 지자체와 자영업자들이 소비자에게 좋은 경험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이번 주말 광주의 200억 흠뻑쇼 효과를 위해 지역 상권도 준비가 잘 돼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 아시아드 경기장에서 열린 2025 싸이 흠뻑쇼 공연 모습. (사진=AP연합뉴스)

인천 아시아드 경기장에서 열린 2025 싸이 흠뻑쇼 공연 모습.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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