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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득 불평등 20년간 27% 개선”

헤럴드경제 홍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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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득 불평등 20년간 27%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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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성 금통위원·한종석 교수 등 연구 결과
상하위 10% 백분위수 비율 10.5배→7.6배
“하위 10% 상승 커” 최저임금 인상 때문
금융위기·코로나19 시기 일시적 악화
사진은 2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세계경제학자대회(ESWC 2025)서 열린 ‘행정 데이터 속 소득 역학의 국가 간 비교’ 세션에서 발표하는 한종석 동국대 교수. 홍태화 기자

사진은 2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세계경제학자대회(ESWC 2025)서 열린 ‘행정 데이터 속 소득 역학의 국가 간 비교’ 세션에서 발표하는 한종석 동국대 교수. 홍태화 기자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국내 소득 불평등이 20년 동안 완만하게 개선됐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의 소득 불평등이 악화한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로 최저임금이 오른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됐다.

한종석 동국대 교수는 21일 서울 코엑스 세계경제학자대회(ESWC)서 열린 ‘행정 데이터 속 소득 역학의 국가 간 비교’ 세션에서 “소득 상하위 10%를 백분위수 비율로 소득 불평등도를 분석한 결과 2002년부터 2022년까지 소득 불평등은 꾸준히 감소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주된 요인은 하위 10% 계층의 임금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컸기 때문”이라며 이를 가능하게 한 요인으로 최저임금의 인상을 꼽았다.

최저임금의 인상이 하위 소득층의 임금 소득 개선을 극적으로 끌어내 소득 불평등을 개선하는 데 이바지했다는 설명이다. 한 교수는 “확실한 점은 최저임금의 인상과 고용보험 확대 등의 요인이 컸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외 선진국들은 대부분 소득 불평등이 같은 기간 확대됐다. 미국과 영국은 2002년 이후에도 상위 10% 소득이 더 빠르게 증가했다. 북유럽 복지 국가로 유명한 덴마크와 노르웨이도 소폭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대별로 보면 청년층 소득 불평등이 빠르게 개선됐다. 청년층(25∼34) 내 소득 불평등은 20년 동안 계속 개선됐지만 35∼44세, 45∼54세 등 중·장년층은 2010년까지 불평등이 커지다가 이후 감소했다.


이날 한 교수의 발표는 장용성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등이 참여한 ‘한국의 지난 20년간 소득 불평등’ 보고서를 기반으로 진행됐다. 보고서는 2002∼2022년 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바탕으로 25∼54세 근로자의 소득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근로자 상위 10% 백분위수와 하위 10% 백분위수 비율은 2002년 10.5배에서 2022년 7.6배로 27.6% 감소했다. 상위 10% 소득이 7376만원에서 8880만원으로 20.4% 오르는 동안 하위 10%의 실질소득은 701만원에서 1164만원으로 65.9% 뛰었다.

이에 전반적인 소득 불평등은 20년 동안 완만하게 개선됐으나 경제 위기가 닥쳤을 때는 일시적으로 악화했다. 저자들은 2009년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유행 당시를 들어 “불황기에는 하위 소득의 급격한 하락으로 전체 불평등이 확대되는 양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 발표 외에도 이날 강연에서는 리 수 대만국립대 교수, 히긴스 스웨덴 국제경제학협회 연구원 등이 자국 소득 불평등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리 수 교수는 대만의 소득 불평등 완화가 여성의 경제 참여가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