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자시장에서 기존 자산의 용도를 바꿔 매각에 나서는 이른바 ‘컨버전’ 전략이 급부상하고 있다.
기존 형태의 자산을 운용했을 때보다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찾는 이들이 많고, 따라서 매각도 좀더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두산건설 사옥 |
최종 사용자와 인접해 구동되는 엣지 데이터센터는 건물의 소형 면적을 임차해 들어갈 수 있는 시설이다.
두산건설 논현사옥은 이지스자산운용이 지하 1층~지상 2층, 지상 7~20층을 펀드로 구분 소유하고 있는 자산으로, 일부 층에 소형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수 있다.
원매자 입장에선 2028년까지 두산건설이 마스터리스(책임임대차) 계약을 맺고 있어 인수 후 임대수익을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다는 점과 향후 데이터센터로 개발해 운용할 수 있다는 점을 모두 고려 가능한 상황이다.
현재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는 TCC동양타워도 데이터센터로 개발이 가능한 자산이다.
서울시 영등포구 당산동에 있는 TCC동양타워는 데이터 수요가 많은 여의도, 가산디지털단지, 상암미디어시티와 인접해 있다는 지리적 이점이 있다.
TCC동양타워 일부를 엣지 데이터센터로 리모델링하거나 아예 신축 데이터센터로 만들면 부동산 운용사나 디벨로퍼 입장에서 쉽게 사용자를 찾을 수 있고 추가 운용 수익도 얻을 수 있다.
TCC동양타워의 현 주인인 LB자산운용은 앞서 지난해 한국전력공사와 20메가와트(㎿) 규모의 전기 사용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호텔로 컨버전해 매각을 추진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서울스퀘어를 매각하는 ARA코리아자산운용-NH투자증권은 서울스퀘어 일부 면적을 호텔로 컨버전이 가능하다는 내용을 원매자들에게 안내했다.
현재 서울스퀘어는 전(前) 임차인인 11번가가 다른 곳으로 옮기며 일부 층이 공실 상태로 남아있다.
이 공실을 채우는 방향으로 우선 매각을 진행하되, 숙박시설로의 변경 매각 가능성도 열어뒀다.
서울스퀘어가 위치한 서울역의 입지 프리미엄과 컨버전 가능성 등을 고려해 현재 다수의 국내외 투자사가 오는 28일 진행되는 매각 입찰에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서울스퀘어 |
IB업계에선 이러한 컨버전 현상이 매각되는 부동산 자산 가치 상승을 위한 전략적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해석한다.
오피스 자산 운용 시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주지만 데이터센터, 호텔 등으로 컨버전하면 추가적인 수익을 안겨줄 수 있다고 분석하기 때문이다.
또한 원매자 입장에선 자산 컨버전 시 인수자금 조달에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다.
최근 조성되는 블라인드 펀드들의 조건을 살펴보면 오피스 외 물류센터, 데이터센터, 의료시설 등 다양한 자산을 편입하게 돼 있어 컨버전 자산에 펀드 자금들이 손쉽게 활용될 수 있다.
올해 출자한 국민연금공단의 국내 부동산 코어플랫폼 펀드는 코어 투자 전략 실행이 가능한 데이터센터, 도심형 물류, 의료 등의 자산에 30%, 나머지를 오피스, 리테일 등에 투자한다.
IB업계 관계자는 “기존 자산을 연금이나 공제회 블라인드 펀드들이 폭넓게 투자가 가능한 자산으로 바꾸면 그만큼 다수의 원매자들이 관심을 갖고 인수 검토를 할 수 있다”며 “매도자도 인수자들의 거래 종결(딜 클로징) 가능성을 더 쉽게 예측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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