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의 종착지는 파멸 ⋯쿠키서 류승룡 살린 이유? 확장성"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제가 쓴 대사를 배우가 흉내내려는 게 싫어요. 제가 생각했던 캐릭터와 그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의 외모가 다르다면, 전 배우에 맞게 캐릭터도 고치고 대사도 바꿉니다."
'파인:촌뜨기들'은 캐릭터의 향연이다. 드라마 주축인 류승룡, 임수정, 양세종 뿐만 아니라 조연 배우들의 캐릭터가 팔딱팔딱 살아있다. 강윤성 감독은 '좋은 눈'으로 배우들을 찾고,'숨은 보석'들을 발굴해 딱 맞는 옷을 입혔다. '촌빨' 감성 날리는 이들을 애정하게 만들었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파인:촌뜨기들' 공개 후 반응을 열심히 찾아봤다는 강윤성 감독은 "작품 공개 후 캐릭터가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배우들에 대한 언급이 많았다. 류승룡과 양세종은 워낙 잘했고, 임수정과 복근이 역할을 맡은 김진욱 등 신선하다는 반응이 많더라"고 했다.
'파인:촌뜨기들'은 캐릭터의 향연이다. 드라마 주축인 류승룡, 임수정, 양세종 뿐만 아니라 조연 배우들의 캐릭터가 팔딱팔딱 살아있다. 강윤성 감독은 '좋은 눈'으로 배우들을 찾고,'숨은 보석'들을 발굴해 딱 맞는 옷을 입혔다. '촌빨' 감성 날리는 이들을 애정하게 만들었다.
'파인: 촌뜨기들' 강윤석 감독이 인터뷰 전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파인:촌뜨기들' 공개 후 반응을 열심히 찾아봤다는 강윤성 감독은 "작품 공개 후 캐릭터가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배우들에 대한 언급이 많았다. 류승룡과 양세종은 워낙 잘했고, 임수정과 복근이 역할을 맡은 김진욱 등 신선하다는 반응이 많더라"고 했다.
'파인: 촌뜨기들'은 1977년을 배경으로 목포 신안 앞바다에 가라앉아 있는 보물선에서 고려 시대 도자기를 건져 부자가 되려는 사람들이 만드는 이야기다. 윤태호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지만, 1970년대 초반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신안 앞바다 보물선 '신안선 사건'을 극화한 작품이다. 1년을 꼬박 각색한 강 감독의 기본 방향은 '원작에 충실하자'였다.
"원작이 연재됐을 때 감명깊게 봤어요. 제게 이 작품이 들어왔을 때 '훼손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컸어요. 원작에 있는 큰 줄거리는 그대로 가고, 원작에서 묘사하지 못했던 세부 사항과 인물의 관계를 충실하게 채워나가는 방향으로 대본 작업을 했어요. 원작이 있는 작품은 팬들에 대한 부담이 있는데, 원작 톤이 어두웠다면 이 작품은 블랙코미디로 가고 싶다는 연출적인 방향이 있었어요."
강 감독은 촬영 기간에도 대본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배우들의 연기와 관계성을 보며 캐릭터에 살을 붙였고, 결말도 수차례 수정했다.
"극중 인물들이 성장을 하고 역할들이 구체화 되는 모습을 보면서 결말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어요. 대본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그들이 벌이는 관계들이 교정이 되면서 지금의 결말이 됐어요."
'파인: 촌뜨기들'의 캐릭터들을 생생하게 구현하는 것도 숙제였다. 스무 명이 넘는 주조연 배우들이 그 누구 하나 묻히지 않고, 골고루 자신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애정을 쏟았다.
"캐릭터들이 살아있어야 재미있다는 생각에, 많은 인물들에 애정을 갖고 묘사를 하려고 했어요. 이 이야기는 관석(류승룡 분)과 희동(양세종 분), 정숙(임수정 분) 위주로 진행이 되지만, 그 인물들이 다 보여진다고 하더라도 복잡하거나 난해하지 않아요. 물론 관석, 희동이 극을 잘 이끌어줬기 때문에 가능했죠."
'파인:촌뜨기들' 출연 배우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공들인 캐릭터는 저마다 배우들의 색깔이 덧대어지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파격 변신이 놀라운 배우도, 재평가 된 배우들도 많다. 복근이 역의 김진욱, 덕산 역의 권동호는 이번 작품을 통해 호평을 이끌어내며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김진욱 배우는 연극 연출자로서 오래 알고 있었던 배우에요. '범죄도시'를 같이 했던 허동원 배우가 제가 오디션을 보고 있던 시기에 장문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어요. '대학로에서 연기로 유명한 친구였고 연기를 잘한다. 꼭 오디션 봐줬으면 좋겠다'고 하길래, 복근이 오디션을 보고 있던 찰나라 영상 하나만 찍어 보내달라 했어요. 지금 있는 스타일대로 어눌하게 연기를 했는데, 너무 좋아서 캐스팅 했죠. 덕산이는 전라도 사투리를 열심히 연습해서 벌구 역으로 오디션을 봤어요. 이미 정윤호가 하기로 정리가 된 상황이라, '혹시 경상도 사투리를 할줄 아냐'고 했어요. 한 시간 연습을 하고 와서 다시 봤는데 너무 잘했죠."
그런가 하면 양정숙 역으로 악역 변신한 임수정과 사투리 말맛을 제대로 살린 목포건달 벌구 역의 정윤호는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며 화제를 모았다. 원작자 윤태호 작가는 서사가 풍성해진 양정숙 역을 연기한 임수정을 극찬했다고.
디즈니+의 오리지널 시리즈 '파인: 촌뜨기들' 임수정 스틸.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윤 작가님이 편집이 된 최종단계에서 작품을 봤어요. 본인이 생각한 양정숙과 임수정의 이미지가 다른데, 임수정이 묘사한 양정숙의 캐릭터를 보면서 훨씬 더 좋다고 했어요. 양정숙은 원작에서 이름도 없는 사모라는 존재로 나와요. 표독하고 돈만 추구하는 그 시절을 대변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는데, 임수정 씨가 묘사한 인물은 남자를 꼬실 수 있는 기교도 있고 훨씬 낫다고. 임수정 배우가 이런 캐릭터를 해본 적이 없었지만, 하면 놀랍도록 잘해낼 것 같은 믿음이 있었어요. 초반 1,2회 차에는 임수정 배우의 특유의 착하고 귀여운 느낌이 있었는데 가면 갈수록 양정숙화 되고 흑화되는 모습을 보면서 희열을 느꼈죠."
강윤성 감독은 정윤호에 대해서는 "우리가 생각하는 열정 곱하기 열 배"라고 첫만남을 떠올렸다.
"처음엔 순경인 홍기 같은 이미지가 맞지 않을까 하고 만났는데, 얼굴에 야비한 이미지도 있어서 벌구 역을 제안했어요. 한 번은 윤호씨가 사무실에 왔는데, 들어오면서부터 '아따 여기가 파인 하는데여. 여기 사람들이 왜 이렇게 많아부려'라고 하더라고요. 정말 열심히 준비를 했더라구요. 촬영하면서 리딩할 때도 남들은 대본을 보면서 하는데 완전히 다 외워왔어요. 살면서 많은 영감을 준 사람이자 배우였어요."
애정으로 완성한 수많은 캐릭터 중 '최애 캐릭터'를 묻자,강 감독은 양세종이 연기한 희동을 꼽았다. 그는 "제 성향과 비슷하고, 가장 인간적인 친구이다. 그 안에 모든 사람들이 욕망을 쫓는 인물이고, 희동도 못지않게 욕망을 쫓지만 사람도 챙기고 초반에 대립하고 싸웠던 전출(김성수 분)과도 친해진다"고 말했다.
'파인'은 최종회인 11부까지 모두 공개된 가운데 원작 웹툰과는 다른 결말로 반전을 안겼다. 오희동(양세종 분)과 선자(김민 분)의 재회, 죽음을 암시한 양정숙(임수정 분), 그리고 오관석(류승룡 분)이 타고 있던 트럭의 추락과 폭파 등이 그려졌다. 쿠키 영상에서는 관석이 살아있음을 암시하며 시즌2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 시켰다.
"대본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그들이 벌이는 관계들이 교정이 되면서 지금의 결말이 됐어요. 이야기의 확장성을 위해서라도 관석을 트럭 추락으로 죽이는 것보다 살리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고, 쿠키 영상을 제작했고요. 모든 인물에 대한 마무리를 지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어떤 식으로든 엔딩을 맞이해요. 다만 그 인물들이 정확하게 어떻게 됐다고 묘사하고 싶진 않았어요. 엔딩이 보여지는 것은 벌구(정윤호 분)와 전출(김성오 분) 정도에요. 나머지 인물은 죽거나 죽지 않는 것이 중요하진 않아서, 오픈식으로 엔딩을 마무리 지었어요. 모든 인물이 욕망으로 파멸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파인: 촌뜨기들' 강윤석 감독이 인터뷰 전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강윤성 감독은 영화 '범죄도시'와 '카지노' 등에서 인상적인 남성 캐릭터들을 만들어왔다. '범죄도시'에서는 윤계상이 연기한 장첸과 박지환의 장이수가 그랬고, '카지노'엔 최민식의 차무식과 이동휘의 이정팔 등이 그렇다.
이번 작품에서 양정숙과 선자(김민 분) 등 여성 캐릭터에도 입체감을 부여한 강 감독은 "여성 캐릭터를 주되게 넣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다. 초기에는 여성에 대한 이해도도 낮고, 마초 기질도 있어서 여성 캐릭터를 알콩달콩하게 표현을 잘 못했다. 다음 작품은 멜로를 하고 싶다고 할 정도로, 여자 배우들과 논의하면서 만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멜로는 저의 희망사항"이라고 활짝 웃었다.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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