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집행위원장을 맡은 영화감독 장항준.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제공 |
“김은희씨가 ‘오빠 괜히 욕먹을 짓 하지 마’ 하더라고요. 그래도 마지막 관직의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제21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집행위원장을 맡은 영화감독 장항준(56)이 위원장직을 수락하게 된 계기에 대해 밝혔다. 올해 초 처음 영화제 합류제안을 받은 그는 “처음에는 감투가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 거절했었지만, 여러 사람에게 물어본 뒤 할까 말까 하면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수락하게 됐다”며 “이왕 관직을 가진 김에 확실한 성과를 보여주고 싶다”고 웃어보였다.
20일 서울 마포구에서 만난 장 위원장은 그가 집행위원장으로서 가장 이루고 싶은 목표가 ‘대중 친화적인 영화제’를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른 영화제에 비해 (제천 영화제가) 대중적이지 않다는 점에 아쉬움이 있었다”며 “사회자부터 대중적 인지도를 가진 분들이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에 (개막식 사회자로) 장도연씨와 이준혁씨를 섭외하게 됐고, 영화제에서 이뤄질 공연도 알만한 가수분들을 초대하게 됐다”고 말했다.
개막식과 함께 제천비행장에서 열리는 공연인 ‘원 썸머 나잇’에는 가수 십센치, 엔플라잉, 바밍타이거, 데이브레이크, 글렌체크, 다이나믹듀오, 피프티 피프티 등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이름을 올렸다. 장 위원장은 “제천 시민분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지역의 분들이 공연도 보러 왔다가 자연스레 영화도 보게 됐으면 한다”고 했다.
장 위원장은 이번 영화제를 ‘음악영화’만이 아닌 ‘영화음악’을 위한 장소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한 해 개봉하는 음악 영화의 수 자체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었다”며 “꼭 음악영화가 아니더라도 영화 속 음악을 소개할 수 있는 작품들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영화 토크 프로그램인 ‘톡투유’에서는 물리학자 김상욱 교수, 프로파일러 권일용 교수, 건축학자 유현준 교수 등 유명 인사들이 사랑했던 1990년대 영화를 만나볼 수 있다. 영화 <주유소 습격 사건>, <인정사정 볼 것 없다>, <8월의 크리스마스>등이 상영된다. 장 위원장은 “제가 영화 일을 시작하던 90년대는 대중문화의 빅뱅이 일어나던 시대였다”며 “그 시대에 이미 영화를 봤던 분들은 지난 추억을 회상하고, 처음 보시는 분들은 또 새로운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장 위원장의 임기는 2년으로, 내년에 열릴 영화제까지 책임지게 된다. 그는 “개인으로서는 가문의 영광이자, 영화계의 1인으로써 책임감을 느끼는 계기가 됐다”며 “내년에는 더 많은 예산을 확보해서 프로그램은 물론 근무자들의 업무 환경 개선에 더 힘써보고 싶다”고 했다.
올해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슬로건은 ‘다 함께 JIMFF(All Together JIMFF)’다. 배우 강하늘이 홍보대사 짐페이스(JIMFFACE)를 맡았다. 개막작은 프랑스 그레고리 마뉴 감독의 <뮤지션>이며 폐막작은 홍콩의 량례언 감독의 <라스트 송 포 유>(Last Song for You)가 선정됐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집행위원장을 맡은 영화감독 장항준.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제공 |
서현희 기자 h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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