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친구탭 ‘목록형’에서 ‘피드형’으로
“젊은 이용자 유입” VS “일상 공유 불편해”
“젊은 이용자 유입” VS “일상 공유 불편해”
[사진 = 챗GPT] |
카카오가 카카오톡을 대대적으로 개편한다. 전화번호부형 메신저에서 피드형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의 전환이 예고됐다. 다양한 서비스로 접근성과 수익성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지만, 이용자 사이에서는 급격하고 낯선 변화와 원치 않는 일상 공유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20일 카카오에 따르면 다음 달 열리는 개발자 콘퍼런스 ‘이프(IF) 카카오 2025’에서 새로운 카카오톡 사용자환경(UI)이 공개된다.
구체적으로 카카오톡 내 친구 탭이 가장 큰 변화를 겪게 될 전망이다. 카카오톡 친구 탭은 현재 가나다 순서로 이름을 나열해 주는 목록 형태를 취하고 있다. 지난 2010년 출시 이후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그러나 앞으로는 친구들이 게시한 콘텐츠가 노출된다. 인스타그램과 동일한 방식이다.
오픈채팅 탭에는 숏폼 공간이 배치된다. 카카오가 독점적으로 확보한 콘텐츠나 카카오가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인할 수 있다. 이용자가 대화방으로 숏폼을 끌어와 공유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아울러 공공분야에 특화된 인공지능(AI) 비서를 우선적으로 탑재한다. 카카오모빌리티와 연동돼 KTX·SRT 승차권 예약, 자동차 검사 예약, 여권 발급 예약 등이 가능해진다.
이는 빅테크로의 사용자 이탈을 방지하고 플랫폼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한 시도로 분석된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카카오톡의 1인당 월평균 사용 시간은 지난 2021년 5월 822분에서 지난달 709분으로 100분 이상 줄었다.
반면 인스타그램의 지난달 1인당 월평균 사용 시간은 988분에 달한다.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중반 출생)는 카카오톡 채팅 대신 다이렉트 메시지를 사용한다. 흥미로운 게시물에 친구의 계정을 태그하거나 링크를 주고받으며 소통한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 [사진 = 연합뉴스] |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는 올해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카카오톡은 단순한 메신저를 넘어, 콘텐츠 발견과 탐색 그리고 관계 기반의 소셜 기능까지 포괄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월평균 약 1340만명의 이용자들이 프로필 업데이트를 통해 일상을 공유하고, 친구의 근황을 확인하고 있는 만큼 니즈는 충분하다”라며 “목적성 트래픽이 대부분이었던 친구 탭이 특별한 이유 없이도 빈번하게 방문하며 새로운 콘텐츠를 발견할 수 있는 지면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자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카카오톡이 전 국민이 사용하는 메신저가 될 수 있었던 이유로 익숙함과 편의성이 꼽힌다. 친구 명단이 휴대전화 연락처와 연동되고 직관적인 UI로 별다른 불편함 없이 대다수 연령층이 대화를 시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카카오톡이 SNS로 변신하게 되면 전화번호를 알려 주는 단계부터 고민거리가 된다. 실제로 카카오는 지난 2023년 인스타그램의 ‘스토리’와 유사한 서비스인 ‘펑’을 출시했지만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지속해서 추가되는 기능에 이용자들의 피로도도 상승한 상황이다.
누리꾼들은 “너무 무거워질 것 같다”, “지금도 안 쓰는 기능이 많은데 또?”, “카카오톡 친구가 1000명이 넘는데 피드가 뜬다니 아찔하다”, “카카오톡은 전화번호로 연결되고 인스타그램은 친구 맺기로 연결되는데 어떻게 따라 하겠다는 걸까”, “카카오톡은 학교나 직장에서도 사용하지 않나? 사생활 강제 공개 미치겠다”, “SNS 만들기 싫은데”, “벌써 불편하네” 등 다양한 반응을 내놨다.
카카오 내부에서도 이견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성장 정체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혁신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모바일 메신저라는 본질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맞서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톡 개편과 관련해 많은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정확한 개편 내용과 사업 방향은 이프 카카오에서 확인할 수 있다”라며 “이용자 피드백을 반영해 서비스 완성도를 높여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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