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은 2022년 9월 21일 러시아 벨리키 노브고로드에서 열린 러시아 건국 1160주년 기념 행사에서 연설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모습이며, 오른쪽은 2024년 6월 27일 브뤼셀 유럽연합 본부에서 열린 유럽이사회 정상회의 중 우크라이나-에스토니아 간 안보 협력 및 장기 지원 협정 서명식에서 관련 문서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모습이다. AFP 연합뉴스 |
백악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참석하는 3자 회담 장소로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유력하게 검토 중이라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이날 행정부 고위 인사를 인용해 이렇게 보도하면서 “미국 비밀경호국이 헝가리에서 회담이 열릴 가능성에 대비해 현지 사전 준비에 들어갔다. 최종적으로 변경될 수는 있지만 백악관은 부다페스트를 유력한 후보지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열린 백악관 브리핑에서 캐럴라인 레빗 대변인은 회담 장소에 대한 질문에 여러 차례 답변을 거부했다. 그는 “부다페스트 회담설에 대해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 장소로 모스크바를 선호한다고 밝혔고,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은 제네바를 제안한 바 있다. 스위스 외무부는 자국이 회담지로 선택될 경우 푸틴 대통령에게 전범 혐의에 대한 면책 특권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부다페스트는 우크라이나에는 민감한 장소다. 1994년 체결된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를 통해 미국, 영국,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과 주권을 보장하는 대가로 우크라이나는 핵무기를 포기했다. 하지만 2014년 푸틴의 크림반도 침공으로 이 합의는 사실상 파기됐다.
회담 성사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전날 백악관 회담 직후 2주 내에 ‘푸틴-젤렌스키’ 간 양자회담이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러시아는 젤렌스키와의 직접 회담에 속도를 내지 않고 있다. 러시아 외무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는 국영 방송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와의 대화를 배제하진 않지만, 전문가급 논의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레빗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양국 정상 모두와 대화를 나눴으며, 양국 모두 만남에 열려 있음을 밝혔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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