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문화유산연구원, 앙카라대와 발굴 착수…3D 항공 측량 등 마쳐
세계유산 잠정목록 등재된 역사 유적…"유적·유물 상태 양호할 듯"
세계유산 잠정목록 등재된 역사 유적…"유적·유물 상태 양호할 듯"
퀼테페-카네시 유적 |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고대 문화와 상업이 꽃피었던 튀르키예의 주요 유적을 한국 전문가들이 발굴·조사한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은 튀르키예 앙카라대와 함께 10월 2일까지 퀼테페-카네시 유적을 공동 발굴·조사한다고 20일 밝혔다.
튀르키예 카이세리시에서 북동쪽으로 20㎞ 떨어져 있는 퀼테페-카네시 유적은 기원전 3천 년경부터 로마 시대까지 번성했던 고대 도시 유적이다.
2014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관문인 잠정목록에 올랐다.
유적 상부 도시 모습 |
퀼테페-카네시 유적은 역사·고고학적으로 가치가 큰 유적으로 꼽힌다.
옛 카네시 왕국 또는 네샤 왕국의 수도였던 퀼테페 일대에서는 앞서 고대 아시리아어로 쓰인 설형문자(쐐기 문자) 점토판 약 2만3천500점이 출토돼 주목받았다.
'퀼테페의 고대 아시리아 상인 기록물'로 명명된 이 자료는 고대 사회와 상업 역사를 정밀하게 써나갈 수 있게 해준 기록물로서 가치를 인정받아 2015년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퀼테페-카네시 유적은 히타이트 문화의 발상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히타이트는 기원전 17세기부터 12세기까지 튀르키예 중부를 중심으로 시리아와 메소포타미아 북부까지 영향력을 행사한 고대 제국이다.
퀼테페-카네시 유적 지하 물리탐사 자료 |
그간의 조사 결과 유적의 상부 도시에는 왕궁과 신전이, 하부 도시에는 상업 중심지이자 거주 구역인 '카룸'(Karum)이 자리한 것으로 파악된다. 총면적이 360만㎡에 달하나, 현재 3% 정도만 발굴된 상태다.
연구원은 지난 5월 유적을 중심으로 지하 물리탐사, 3차원(3D) 항공측량 조사 등을 벌여 유구(遺構·옛날 토목건축의 구조와 양식을 알 수 있는 자취) 등을 확인했다.
이를 토대로 올해는 상부 도시의 중심 궁전인 와르샤마 궁전 일대를 조사할 계획이다.
연구원 측은 "궁전 남쪽과 동쪽 공간에서 시·발굴 조사를 할 예정"이라며 "궁전 핵심부와 연결되는 요충지로, 유적과 유물의 보존 상태가 양호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항공 촬영 수치표고모형(DEM) 자료 |
조사 과정에서 나온 유물은 정밀 3D 스캐닝 작업을 거쳐 디지털로 기록·보존한다.
이번 발굴 조사는 한국 고고학 기술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
국가유산청과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은 지난해 튀르키예 문화관광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2029년까지 약 5년간 퀼테페-카네시 유적을 공동 발굴 조사하기로 한 바 있다.
퀼테페-카네시 유적은 현재 앙카라대를 중심으로 미국 하버드·예일대, 이탈리아 밀라노대, 일본 오카야마대 등 주요 대학 연구팀이 참여해 조사 중이다.
퀼테페-카네시 유적 내 하부도시(카룸)의 복원 가옥 |
문화유산 조사·연구를 전문적으로 하는 해외 국가기관이 발굴 조사에 참여하는 건 처음으로 알려졌다.
연구원은 퀼테페-카네시 유적 공동 연구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연구원 관계자는 "세계사와 고대 도시 형성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유적"이라며 "세계유산 연구·보존과 한국 고고학 기술의 국제 확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퀼테페-카네시 유적 전경 |
yes@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