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 엄격하게” 참여 갤러리 15% 줄어
“관람 쾌적하게” 통로 넓히고 휴게 공간
내년 5년째…양측 “재계약 긍정적 검토”
“관람 쾌적하게” 통로 넓히고 휴게 공간
내년 5년째…양측 “재계약 긍정적 검토”
올해 키아프 서울에서 소개될 페르난도 보테로의 작품 ‘두 친구’ [아트오브더월드. 키아프 서울] |
오는 9월 서울에서 열릴 국내 최대 아트페어 ‘키아프리즈(키아프+프리즈)’를 앞두고 미술 애호가들의 마음이 설렌다. 키아프리즈가 최근 침체된 국내 미술시장에 어떤 자극을 줄 수 있을 지 ‘기대 반 우려 반’의 시각이 교차하는 모습이다.
20일 미술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아트페어 키아프 서울(Kiaf SEOUL)과 글로벌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FRIEZE SEOUL)이 내달 3일 서울 코엑스에서 나란히 개막한다. 한국화랑협회가 주최하는 키아프 서울은 내달 3일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7일까지, 프리즈는 3일부터 6일까지 열린다. 키아프와 프리즈가 나란히 열리는 것은 올해로 네 번째다.
올해 24회를 맞는 키아프는 ‘공진(共振, Resonance)’이라는 주제로 미술 애호가들을 만난다. 예술의 회복력으로 작가와 화랑, 지역사회 등 미술 생태계가 함께 성장하자는 뜻이다. 올해 키아프에는 20여 개국 175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지난해(205개)보다 참여 갤러리 수가 15%가량 줄었다.
이성훈 한국화랑협회 회장(가운데)와 패트릭 리 프리즈 서울 디렉터(오른쪽)이 1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키아프 서울·프리즈 서울 공동 기자회견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연합] |
키아프 운영위원장인 이성훈 한국화랑협회 회장은 최근 열린 ‘키아프 서울(Kiaf SEOUL)·프리즈 서울(FRIEZE SEOUL) 2025’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까지 (아트페어가) 도떼기 시장 같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다”며 “올해는 제대로 된 아트페어를 해 보자는 생각에 참여 갤러리 심사를 엄격하게 하고, 통로를 넓혀 전시를 보다 여유있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외형 성장을 지양하는 대신 내적 수준을 높이는 데 더 신경을 썼다는 설명이다.
키아프 참여 갤러리 175개 중 해외 갤러리는 50개로, 전체 참여 갤러리의 약 29%정도다.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대만, 미국, 태국, 스페인 등 세계 주요 미술 거점의 갤러리가 서울로 집결하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 탕 컨템퍼러리 아트와 미국 순다람 타고르 갤러리, 아트 오브 더 월드 갤러리, 일본 화이트스톤 갤러리 등이 올해 키아프 참가를 기다리고 있다. 국내에선 가나아트, 갤러리현대, 국제갤러리, 선화랑, 표갤러리, 조현화랑, 학고재 등 국내 대표 갤러리들이 참가한다.
올해 키아프 서울에서 소개될 김창열 ‘PK95008’. [표갤러리. 키아프 서울] |
올해 키아프에선 샘터화랑이 단색화의 거장 박서보의 최근 묘법 시리즈를, 표갤러리는 ‘물방울 작가’ 김창열의 작품을 소개한다. 조현화랑은 한국의 대표적 추상 작가 김택상의 신작을 출품한다. 가나아트는 독창적인 실 설치 작업으로 주목받는 작가 시오타 치하루의 작업을 선보이며, 국제갤러리는 스위스 출신 작가 우다 론디노네의 작품을 소개한다.
해외 갤러리 중에는 아트 오브 더 월드 갤러리가 지난해에 이어 콜롬비아 출신의 세계적인 작가 페르난도 보테로의 작품을 선보인다. 디 갤러리는 프랑스 출신 초현실주의 작가 앙드레 마송의 대표작 등을 출품한다.
1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키아프 서울·프리즈 서울 공동기자회견에서 패트릭 리 프리즈 서울 디렉터가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
올해 프리즈 서울의 참여 갤러리는 전년(110여 개)과 비슷한 120여 개 갤러리가 참가할 예정이다. 이중 약 35%는 한국에서 갤러리를 운영하는 곳이다. 패트릭 리 프리즈 서울 디렉터는 “참여 갤러리의 대다수는 아시아 갤러리들이고, 한국 갤러리도 작년보다 비중이 올라갔다”고 말했다.
특히 세계 주요 갤러리 중 하나인 가고시안은 올해 ‘슈퍼플랫(Superflat)’ 미학의 선구자 무라카미 다카시를 중심으로 전시를 펼친다. 데이비드 즈워너는 쿠사마 야요이의 대표작 ‘인피니티 네트(Infinity Nets)’ 시리즈 회화와 호박 조각을 출품한다. 화이트 큐브는 툰지 아데니-존스, 대런 아몬드, 에텔 아드난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안토니 곰리의 서울 첫 개인전은 화이트 큐브와 타데우스 로팍 등 양 갤러리에서 진행되며, 뮤지엄 산에서의 전시와도 연계된다.
이와 함께 국제갤러리는 박서보, 하종현, 김윤신, 함경아, 안규철, 갈라 포라스-김 등 한국 및 디아스포라 작가들의 작업을 선보인다. 갤러리 현대는 정상화, 존 배, 김보희의 주요 작업을 소개한다.
올해 프리즈 서울에서 소개될 조르주 브라크 의 작품 ‘The Red Mullets’. [레지스 크람프 갤러리. 프리즈 서울] |
특별 세션 프리즈 마스터스는 전후(Post War) 및 근대 미술을 집중 조명하는 섹션으로 돌아온다. 일본의 추상미술, 대만의 아방가르드, 한국의 모더니즘 회화를 아우르며, 역사적 맥락을 담은 설치 작업까지 폭넓게 전한다.
한편 내년이면 공동 개최 5년차가 되는 키아프와 프리즈의 재계약 여부에 대해 양측은 모두 긍정적이란 입장을 내놨다. 키아프와 프리즈의 공동 개최 파트너십 계약은 5년으로, 내년이 마지막 해다.
이 회장은 “계약 연장 여부는 총회 결의 사항”이라면서도 “아직 결정이 안 됐지만, 긍정적인 분위기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패트릭 리 디렉터도“프리즈 서울은 아시아 아트계의 다양성과 깊이를 지지하고자 하나의 플랫폼으로서 만들어졌다”며 “(계약 연장 여부가) 긍정적으로 논의되고 있고, 관계를 지속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