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력 고도화 명분 삼을 것"…北김정은, UFS '전쟁도발'로 규정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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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당 총비서가 지난 18일 구축함 '최현'호를 방문해 함의 무장체계통합운영시험과정과 구축함 해병들의 훈련 및 생활정형을 료해(점검)했다고 19일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한미 연합연습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를 '명백한 전쟁도발'로 규정한 것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역내에서의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나아가 자신들의 카운터파트(상대역)는 한국이 아닌 미국임을 강조하며 북미대화에 나설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19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다목적구축함인 '최현호'를 점검하는 자리에서 UFS 연습에 대해 "미한의 심화되는 군사적 결탁과 군사력 시위행위들은 가장 명백한 전쟁도발 의지의 표현이며 지역의 평화와 안전환경을 파괴하는 근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다시 감행되는 미국과 한국의 합동군사연습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에 가장 적대적이며 대결적이려는 자기들의 의사를 숨김없이 보여주는 뚜렷한 입장표명"이라며 "최근에는 (한미가) 핵 요소가 포함되는 군사적 결탁을 기도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로 하여금 주동적이며 압도적인 변화로써 대응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우리 해군은 가까운 앞날에 국가 핵 무력 구성과 핵 사용 영역에서 믿음직한 역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이날 발언은 UFS를 자신들의 핵무력 강화 빌미로 삼겠다는 의지를 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한미가 아무리 방어훈련이라고 주장해도 크고 작은 한미 군사훈련을 핵 관련 훈련으로 자체 해석하고 이를 근거로 핵무력 전략자산 고도화 가속화 명분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파주=뉴시스] 정병혁 기자 = 19일 경기 파주시 통일전망대에서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일대가 보이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한미 연합군사훈련인 '을지자유의방패'(UFS) 연습을 '전쟁도발'이라고 규정하고 핵무력 강화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북한의 첫 번째 5000t급 구축함 '최현호'를 방문해 함의 무장체계 통합운영 시험과정과 구축함 해병들의 훈련 등을 점검했다고 보도했다. UFS 맞대응 차원에서 연습 첫 날 군사행보를 벌인 것으로 보인다.2025.08.19.

이와 함께 오는 25일 열릴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 정세에서의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김 위원장의 의도도 엿볼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닌 한미 연합연습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자극하고, 자신들의 카운터파트는 미국임을 재차 강조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6월 북미정상회담 이후 한미 연합연습을 "돈낭비"라며 일방적으로 중단을 선언하기도 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전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트럼프 대통령도 김정은 위원장에게 '돈만 많이 들고 지나치게 공격적'이라며 연합훈련을 중단하겠다는 이야기를 싱가포르, 그리고 판문점에서 두 번 한 일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 위원장이 한미 연합연습 문제를 지속 제기한 것은 남북·북미 관계의 최대 장애물이 한미 군사훈련임을 강조한 것"이라며 "훈련 중단이 현 단계에서 대화의 마중물이라는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다"고 했다.

나아가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 자체가 거론되지 못하도록 핵무장 강화를 강조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한미가 북한의 비핵화를 대화 재개의 전제로 삼은 것을 무력화하기 위함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미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 문제에 대해 논의되고 공동성명 형식으로 발표될 수 있음을 의식한 것"이라며 "비핵화 불수용, 불가역적인 핵무기 고도화 의지를 보여주는 차원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직접적인 미사일 발사 등의 자극적인 행동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해군의 핵무장화를 보여주는 방문·시험이란 점과 향후 전력화 의지를 피력했다는 점에서 강력한 메시지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우리 정부는 UFS는 방어적 성격의 연습임을 재확인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김 위원장의 UFS 비난에 대해 "북한을 공격하거나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의도가 없다"며 "한미 연합연습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방어적 성격"이라고 말했다.

조성준 기자 develop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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