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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대만, 유사시 입국할 외국인 정보 공유... '중국 공작원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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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대만, 유사시 입국할 외국인 정보 공유... '중국 공작원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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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대만, 지난해 12월 친선 기관이 서명
"대만 유사시 전제로 한 각서 체결 이례적"
중국 공작원 대만인과 함께 입국 못 하게


대만 타이베이 시민들이 2022년 7월 25일 연례 합동 군사훈련 한광훈련의 일환으로 실시된 중국 공습 상황을 가정한 훈련에서 병사들의 안내에 따라 대피하고 있다. 타이베이=AFP 연합뉴스

대만 타이베이 시민들이 2022년 7월 25일 연례 합동 군사훈련 한광훈련의 일환으로 실시된 중국 공습 상황을 가정한 훈련에서 병사들의 안내에 따라 대피하고 있다. 타이베이=AFP 연합뉴스


일본과 대만이 중국의 대만 침공 등 유사시 대만에서 일본으로 입국하는 외국인 정보를 공유하기로 합의했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19일 보도했다. 중국 공작원이 대만인에 섞여 몰래 입국하는 상황을 차단하려는 목적에서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의 대만 소통 창구인 일본대만교류협회와 대만의 일본 측 창구인 대만일본관계협회는 지난해 12월 18일 '출입국 관리에 관한 사항의 정보 공유에 관한 협력 각서'를 체결했다. 양측은 각서 내용을 비공개로 하기로 했다. 중국과 1972년 중일 국교 정상화에 합의하면서 대만과 단교했기에 각서 서명은 부처가 아닌 친선 교류 기관이 맡았다.

일본이 불법 체류 외국인을 관리하고자 호주, 뉴질랜드 등과 출입국 관리 정보 공유 각서를 체결한 적은 있지만, 유사시 자국민 대피를 전제로 한 건 이례적이다. 요미우리는 "일본과 대만 당국 간 대만 유사시를 전제로 한 각서 체결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일본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이 각서에 따라 대만에서 일본으로 입국을 희망하는 외국인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는다. 외무성에 따르면 대만에서 거주하는 일본인은 약 2만1,700명(지난해 10월 기준)으로 이들을 대피시켜야 한다. 대만인이나 대만에 거주하는 외국인들도 일본으로 피난 올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위장한 중국 공작원이 일본에 들어오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일본 측 관계자는 요미우리에 "중국 공작원이 대만인에 섞여 입국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대만과 자국민 대피 협력을 강화하고, 미국과의 유사시 대응도 강화할 방침이다.

일본과 대만의 우려대로 중국은 대만 침공을 가정한 훈련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해군은 지난 5월 말부터 약 한 달간 항공모함 2척이 처음으로 서태평양 해역에서 합동 훈련을 실시했는데, 대만 유사시 미군 항공모함과 맞붙는 훈련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5월 22~28일에는 서해에서 항공모함 푸젠함을 동원한 전투기 이착함 훈련을 실시했다. 푸젠함은 대만과 마주한 중국 푸젠성에서 따온 이름이다. 중국은 2027년까지 대만 침공 준비를 완료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도쿄= 류호 특파원 ho@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