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은 19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구단과 장기 재계약을 체결했다”며 기쁜 소식을 전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래틱'에 따르면 이번 계약은 기존 계약보다 2년이 늘어난 2029년 여름까지 유효하며, 로메로는 앞으로 4년 동안 토트넘의 중심 수비수로 활약하게 된다.
로메로는 지난 2021년 아탈란타(이탈리아)에서 임대로 토트넘에 합류한 뒤, 이후 완전 이적에 성공해 현재까지 구단 통산 126경기 출전 8골을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 시즌부터는 주장 완장까지 차게 됐다. 손흥민의 LAFC 이적 이후 주장직을 넘겨받은 로메로는 최근 번리와의 리그 개막전에서 아들과 함께 그라운드에 등장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사실 로메로는 한동안 구단과 팬들 사이에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던 인물이었다. 2024-2025시즌에는 프리미어리그 18경기 출전에 그쳤고, 부상과 대표팀 차출 문제로 팬들의 질타를 받았다. 특히 지난 3월, 소속팀 복귀 없이 아르헨티나 대표팀 명단에 먼저 이름을 올린 사건은 “도대체 누가 월급 주는지 모르는 것이냐”는 비판까지 불러일으켰다.
이 과정에서 로메로는 토트넘 의료진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았고, 아르헨티나 축구협회의 치료 덕분에 회복할 수 있었다며 소속팀에 간접적인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심지어 한 아르헨티나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뛰어보고 싶다”는 발언으로 레알 마드리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적설까지 나돌았다.
로메로는 이 경기에서 최우수 선수(MVP)로 선정되었고, 유로파리그 대회 베스트11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 한 경기로 토트넘 팬들의 시선은 다시 호의적으로 바뀌었고, 구단 내부에서도 그의 잔류와 주장 선임, 그리고 재계약이 빠르게 추진됐다.
로메로는 재계약 직후 구단 공식 인터뷰를 통해 “내게 이 구단은 세계 최고”라며 “지난 2주 동안 주장도 됐고 재계약도 이뤄졌다. 나에게는 환상적인 순간들이다. 팬 여러분께 항상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시즌 또 한 번의 우승을 하고 싶다. 트로피는 선수, 팬, 모두에게 정말 중요하다”고 각오를 전했다.
손흥민이 이달 초 LAFC로 이적하면서 공백이 우려됐던 주장 자리는 로메로가 자연스럽게 메우게 됐다. 리더십과 수비에서의 안정성을 두루 갖춘 그는 이제 토트넘의 ‘기둥’이자 상징적인 인물이 됐다. 지난 시즌까지 손흥민·매디슨과 함께 부주장 역할을 맡았던 로메로는 이제 토트넘의 선수단을 이끄는 책임자가 됐다.
토트넘은 로메로와의 재계약 외에도 수비수 제드 스펜스와도 재계약을 체결했고, 향후 로드리고 벤탄쿠르, 미키 판 더 펜, 브레넌 존슨 등 핵심 젊은 자원들과도 계약 연장을 계획 중이다. 여기에 손흥민의 빈자리를 메울 공격 자원으로 에베레치 에제(크리스탈 팰리스)의 영입도 유력해지고 있다.
한때 토트넘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떠날 듯 보였던 로메로가 다시 ‘토트넘맨’으로 돌아왔다. 유로파리그 우승이라는 실질적인 성과가 그의 입지를 바꿔놓았고, 토트넘은 로메로라는 확실한 리더를 중심으로 새 시즌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축구는 감정의 스포츠다. 비난과 갈등 속에서도 신뢰와 성장이 있다면, 관계는 언제든 복원될 수 있다.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토트넘의 재계약은 그 사실을 입증하는 사례가 됐다. 이제 로메로는 주장 완장을 찬 채, 또 다른 트로피를 향한 여정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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